조글로로고
[수기 138] 하늘나라로 떠난 안해에게 보내는 편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17일 13시09분    조회:210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지처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녀인이였소. 당신이 떠난 후 아늑하고 생기가 돌던 집안은 허무하도록 정적이 깃들었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갔던 이곳저곳에는 먼지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구만.

당신은 라씨 가문의 장녀로서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던 년대에 태여나 아래로는 여러 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도와야 했소. 다사다난했던 그때 그 세월, 어려운 가정살림을 돌보느라 장녀로서 말없이 모든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항상 자신보다는 늙으신 부모님과 손아래 동생들을 생각하고 돌보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리씨 가문에 시집온 후에는 현처량모로 되였고 한국 로무 바람이 불자 병원 출입이 잦은 병약한 남편의 병치료와 아들애의 공부 뒤바라지를 위해 출국 길에 오르기도 했소.

당신은 산 설고 물 선 이국 타향에서 여름이면 습하고 곰팡이가 끼고 겨울이면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춥고 람루한 지하방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고 오직 남편의 건강과 자식의 출세만을 바라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소.

당신은 나이트클럽 주방일이며 가정부며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 힘든 하루일이 끝나면 막차도 끊긴 늦은 밤거리를 지친 몸을 끌면서 천방지축 걸어서 돌아오군 하였다지. 불도 지피지 않은 차거운 구들에 그대로 쓰러져 눈을 붙이군 했다지. 그러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벌떡 뛰쳐 일어나 아픈 몸을 끌고 또 일하러 뛰여가군 했다지.당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쓴 일기장을 펼쳐보면서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을 참을 수 없소...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집에서 가만히 앉아 놀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계속해서 이곳 저 곳 일자리를 찾아나섰소. 쉴 틈이 없이 계속 일만했지…

그 보람으로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한국에서 훌륭한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였소. 이는 당신이 우리 집의 든든한 기둥으로 묵묵히 뒤바침 해주었기 때문이란 것을 나는 잘 알고있소.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건강하던 당신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더니 몸 곳곳에서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소. 당지 병원에서도 병의 근원을 찾지 못하여 상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였소.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당신이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게 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당시 암세포가 확산되여 당신의 신체 상황을 봐서 절제수술을 할 형편이 못되여 일부분의 장 절제수술을 하게 되였지. 당신이 연길공항에서 배동할 사람도 없이 동통으로 아픈 배를 끌어안고 허리를 구부정한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탑승구를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배웅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소. 쓸쓸한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가는 당신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허약한 신체 때문에 동행해주지 못해 마음은 더더욱 괴롭고 아팠소. 당신이 떠난 후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이제나,저제나 당신의 병이 차도가 보인다는 실날같은 한오리 희망만을 바라고 바랐소.

그런데 갈수록 심산이라고 당신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여만 가고 온몸이 팅팅 부었으며 몇달동안 물 한방울, 미음 한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였소.

당신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들이 있는 한국에 가서 병치료를 받게 되였소. 한국에서 당신은 옆에서 병시중 드는 아들애가 걱정할가봐 림종전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지. 날이 갈수록 병세가 더해졌지만 당신은 항상 남편 생각과 집 생각 뿐이였소. 나는 당신의 남편이지만 병환에 있는 몸 때문에 당신의 병시중을 한번 못해주었고 심지어 당신의 림종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소. 그것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미안하고 괴로와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당신이 영상통화로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치오.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한 그말 말이요. 힘겹게 그 말을 하던 당신의 수척해진 모습과 가냘픈 그 한마디 말이 지금도 귀전에 들리는 것만 같소. 그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집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런 절망같은 말로 체념하였던 것인지?! 결국 당신은 완쾌되여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며 떠난 그 집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소. 못난 남편을 걱정하면서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소…

살아생전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한 내가 싫고 자책 만하고 후회스럽소. 돌이켜보면 당신과 함께 어린 아들애를 키우며 오손도손 살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 같소.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때문에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 사무치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 어쩔수 없소. ‘있을때 잘해'라는 말의 참뜻을 이제야 알것 같지만 너무 늦은 깨달음에 마음이 아프오. 

현재 당신은 비록 이국땅에 외롭게 묻혀있는 몸이지만 무주고혼은 아니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의 어느 곳에 묻혀 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항상 함께 있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당신이 고생하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베개수건을 적시며 울다가 잠이 든 적이 얼마인지 모르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워 편지를 더 써내려가기도 힘들구만.

그때의 그 리별이 영원한 리별이 될 줄을 알았다면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을… 무정한 병마에 생리별당한 느낌에 나는 항상 가슴을 치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픔과 고통이 없는 저세상에서나마 이젠 당신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오. 당신의 명복을 빌고 또 비오.

/리동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790
  • 초가을의 화전시는 눈길 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이다.록음이 우거지고 시내물이 흐르며 뭇산들은 한폭의 수채화와도 같고 드넓은 논에는 황금파도가 넘실거린다.마을안은 도로가 깨끗하고 농가 정원은 화초와 나무가 어우러져 있다.최근 년간 화전시는 '아름답고 살기좋은 마을 건설' 행동을 실시하여 농촌 주거...
  • 2024-09-19
  • 연변룡정팀과 료녕철인과의 경기 한 장면.5승9무9패로 24점을 기록하고 있는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이 9월 21일 오후 3시에 할빈국제전시체육중심체육장에서 5승8무10패, 23점을 기록한 흑룡강빙성팀(이하 흑룡강팀)과 이번 시즌 마지막 동북더비를 펼치게 된다. 나란히 11, 12위를 달리고 있는 두 팀은 어찌보면 난...
  • 2024-09-19
  • 서란시 평안, 금마 등 동부 향진의 적지 않은 농가들이 올해에도 풍년을 맞이하여 때를 놓치지 않고 벼수확을 시작하고 있다.평안진 신발촌 손로락벼재배전문합작사의 논밭에서는 황금 물결이 출렁이고 기계소리가 우르릉거리는데 수확기가 논판을 오가면서 알이 꽉 찬 벼이삭을 수확하고 작두질한 짚과 가지런한 벼그루터기...
  • 2024-09-19
  • 길림성 인삼감정증서 전면 개정길림성에서 검사검측기구 인정 증서를 취득한 모든 인삼감정기구는 9월부터 성시장감독관리청의 지도하에 전부 신판 인삼감정증서를 가동하였다.  감정 데이터는 국가 사물 인터넷 표식 관리 써비스 플래트홈에 통일적으로 업로드하여 감정 증서의 추적이 가능하다. 길림성에는 지금...
  • 2024-09-18
  • 9월 15일 민족문화의 고양과 비전을 취지로 한 ‘룡두레' 학당이 룡정에서 문을 열었다.‘룡두레 독서회'의 주최로 열린 학당 개학식에는‘룡두레' 독서회 사무실에서 펼쳐졌다. 이번 강습반의 강좌를 맡게 될 다섯 명의 강사진과 20여명의 청강생들이 개강식에 참석했다.  ‘룡두레' 독서회 김혁...
  • 2024-09-18
  •  9월 15일 오전, 장백조선족자치현 장백천년애성풍경구광장에서는 천년애성풍경구의 주최로 마련된 ‘우리의 명절-추석’축제 광장무시합 시상식이 성대히 펼쳐졌다.수상자들2등상을 받아안은 현조선족로인협회가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이번 광장무시합은 장백천년애성풍경구에서 곧 다가오는 중화인민공화...
  • 2024-09-18
  • 길림성생태환경청은 오염예방퇴치공략전을 지속적으로 깊이있게 추진하고 푸른 하늘 보위전을 대폭 전개한 결과 지난 8월, 전 성 공기질 평균 우량일수 비중이 100%에 달했다. 1월부터 8월까지 전 성 평균 우량일수의 비률은 90.6%로 이는 작년 동기 대비 2.9% 포인트 상승한 셈이며 환경공기질 상황은 시종 전국 제1선을 유...
  • 2024-09-18
  • 공연에 참가한 협회 회원들추석명절을 앞두고 길림시조선족녀성협회는 전국 중점 문물보호단위인 길림기계국 옛터에서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이 조직한 무형문화유산 전시활동에 참가하였다.녀성협회 리옥란 회장에 따르면  협회는 근년간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의 지도와 전폭적인 지지아래 무형문화유산 전승활동을...
  • 2024-09-18
  • 추석은 중국 전통명절의 하나로 두터운 문화적 함의와 짙은 나라와 가족의 정서를 담고 있다. 추석명절을 앞두고 길림성 각지의 가두와 사회구역들에서는 풍부하고 다채로우며 형식이 다양한 행사를 펼쳐 다 함께 추석을 보내는 짙은 명절분위기를 만들었다.따스한 정과 그리움으로 넘치는 추석명절이 되자 장춘시 이도구 영...
  • 2024-09-18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