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 138] 하늘나라로 떠난 안해에게 보내는 편지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5월17일 13시09분    조회:2314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당신이 74세로 우리 곁을 떠난지도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흘렀구만. 보낼 곳도 없고 받지 못할 편지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절절한 그리움으로 이 편지를 쓰오. 당신이 가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정을 주고 몸만 떠나갔구려…

생전 유람길에서의 안해 라정신

당신은 평범한 나의 동반자로, 조강지처로 나와 함께 평생을 살아온 순박한 녀인이였소. 당신이 떠난 후 아늑하고 생기가 돌던 집안은 허무하도록 정적이 깃들었고 당신의 따스한 손길이 갔던 이곳저곳에는 먼지가 내려앉기 시작하는구만.

당신은 라씨 가문의 장녀로서 모든 것이 풍요롭지 못했던 년대에 태여나 아래로는 여러 명이나 되는 동생들을 돌봐야 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부모들을 도와야 했소. 다사다난했던 그때 그 세월, 어려운 가정살림을 돌보느라 장녀로서 말없이 모든 가정의 중임을 떠메고 항상 자신보다는 늙으신 부모님과 손아래 동생들을 생각하고 돌보느라 힘들었지.

당신은 나와 백년가약을 맺고 리씨 가문에 시집온 후에는 현처량모로 되였고 한국 로무 바람이 불자 병원 출입이 잦은 병약한 남편의 병치료와 아들애의 공부 뒤바라지를 위해 출국 길에 오르기도 했소.

당신은 산 설고 물 선 이국 타향에서 여름이면 습하고 곰팡이가 끼고 겨울이면 이가 덜덜 떨리도록 춥고 람루한 지하방에서 살면서 하루하루를 힘들게 보냈고 오직 남편의 건강과 자식의 출세만을 바라고 이를 악물고 버텨왔소.

당신은 나이트클럽 주방일이며 가정부며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꺼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았지. 힘든 하루일이 끝나면 막차도 끊긴 늦은 밤거리를 지친 몸을 끌면서 천방지축 걸어서 돌아오군 하였다지. 불도 지피지 않은 차거운 구들에 그대로 쓰러져 눈을 붙이군 했다지. 그러다가도 아침이면 다시 벌떡 뛰쳐 일어나 아픈 몸을 끌고 또 일하러 뛰여가군 했다지.당신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쓴 일기장을 펼쳐보면서 나는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을 참을 수 없소...

한국에서 돌아온 후에도 당신은 집에서 가만히 앉아 놀기만 해서는 안된다며 환갑이 지난 나이에도 계속해서 이곳 저 곳 일자리를 찾아나섰소. 쉴 틈이 없이 계속 일만했지…

그 보람으로 아들애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지금은 한국에서 훌륭한 직장을 얻어 일하게 되였소. 이는 당신이 우리 집의 든든한 기둥으로 묵묵히 뒤바침 해주었기 때문이란 것을 나는 잘 알고있소.

그런데 무엇이 부족해서인지 건강하던 당신의 몸은 점점 쇠약해지더니 몸 곳곳에서 이상한 증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소. 당지 병원에서도 병의 근원을 찾지 못하여 상해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게 되였소. 그런데 청천벽력같이 당신이 불치병인 암 선고를 받게 될 줄이야 어찌 생각이나 했겠소…

당시 암세포가 확산되여 당신의 신체 상황을 봐서 절제수술을 할 형편이 못되여 일부분의 장 절제수술을 하게 되였지. 당신이 연길공항에서 배동할 사람도 없이 동통으로 아픈 배를 끌어안고 허리를 구부정한 채 눈물을 글썽이면서 탑승구를 향해 걸어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배웅하는 우리를 바라보던 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소. 쓸쓸한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가는 당신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허약한 신체 때문에 동행해주지 못해 마음은 더더욱 괴롭고 아팠소. 당신이 떠난 후 나는 항상 불안한 마음으로 안절부절 못했고 이제나,저제나 당신의 병이 차도가 보인다는 실날같은 한오리 희망만을 바라고 바랐소.

그런데 갈수록 심산이라고 당신의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되여만 가고 온몸이 팅팅 부었으며 몇달동안 물 한방울, 미음 한숟가락도 넘기지 못하였소.

당신은 행여나 하는 마음에 상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아들이 있는 한국에 가서 병치료를 받게 되였소. 한국에서 당신은 옆에서 병시중 드는 아들애가 걱정할가봐 림종전까지 신음소리 한마디 내지 않고 이를 악물었다지. 날이 갈수록 병세가 더해졌지만 당신은 항상 남편 생각과 집 생각 뿐이였소. 나는 당신의 남편이지만 병환에 있는 몸 때문에 당신의 병시중을 한번 못해주었고 심지어 당신의 림종도 옆에서 지켜주지 못했소. 그것이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하고 미안하고 괴로와 눈물이 앞을 가리는구만.

당신이 영상통화로 한 마지막 말이 가슴을 치오. “나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아요.”라고 한 그말 말이요. 힘겹게 그 말을 하던 당신의 수척해진 모습과 가냘픈 그 한마디 말이 지금도 귀전에 들리는 것만 같소. 그 집이 도대체 무엇인지? 집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그런 절망같은 말로 체념하였던 것인지?! 결국 당신은 완쾌되여 돌아오리라고 생각하며 떠난 그 집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고 말았소. 못난 남편을 걱정하면서 두 눈을 감지 못한 채 저세상으로 갔소…

살아생전 당신에게 잘해주지 못한 내가 싫고 자책 만하고 후회스럽소. 돌이켜보면 당신과 함께 어린 아들애를 키우며 오손도손 살던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즐겁고 행복했던 시절이였던 것 같소.다시는 그 시절로 돌아갈수는 없지만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때문에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 사무치게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 어쩔수 없소. ‘있을때 잘해'라는 말의 참뜻을 이제야 알것 같지만 너무 늦은 깨달음에 마음이 아프오. 

현재 당신은 비록 이국땅에 외롭게 묻혀있는 몸이지만 무주고혼은 아니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이 한국의 어느 곳에 묻혀 있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의 마음과 아들의 마음은 항상 함께 있소.

아무리 세월이 약이라고 하지만 당신이 고생하면서 살아왔던 과거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베개수건을 적시며 울다가 잠이 든 적이 얼마인지 모르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눈물이 앞을 가리워 편지를 더 써내려가기도 힘들구만.

그때의 그 리별이 영원한 리별이 될 줄을 알았다면 나는 당신을 보내지 않았을 것을… 무정한 병마에 생리별당한 느낌에 나는 항상 가슴을 치며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소. 그러나 아무리 후회하고 통탄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소? 아픔과 고통이 없는 저세상에서나마 이젠 당신이 편히 잠들기를 바라오. 당신의 명복을 빌고 또 비오.

/리동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193
  • 길림시로부터 장백현으로 달리는 뻐스에 몸과 마음을 실었다. 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창문 밖을 내다보다 나니 어느 덧 장백현의 아름다운 풍경이 안겨왔다. 뻐스가 장백지역에 도착했다. 설레이는 마음과 달리 길 수리 때문에 차속도가 매우 늘이고 직선으로 달리지 못하고 S형으로 달렸다. 마치 면허증 시험을 보는격이였다...
  • 2023-05-12
  • 요즘 연길시 건공가 연춘사회구역에 위치한 애민진료소(爱民诊所 )에서 부상을 입고 위중한 60대 로인을 여러 사람이 발벗고 나서서 사경에서 구한 사연이 미담으로 전해지고있다. 지난 4월30일 오후3시경, 애민진료소의 의사 호효명(胡晓明)이 몸이 불편하여 금방 점적주사를 꽂았는데 문뜩 한 로인이 선지피가 뚝뚝 떨어...
  • 2023-05-11
  • 첫승에 목마른 연변룡정팀이 또 무승부로 원정 경기를 마치면서 련속 3경기째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5월 10일 오후 3시부터 무석시신체육중심에서 진행된 중국축구 갑급리그 제4라운드 경기에서 연변룡정팀은 무석오구팀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 이는 올시즌 세번째 무승부이기도 하다. 경기후 있은 ...
  • 2023-05-11
  • 첫승에 목마른 연변룡정팀이 또 무승부로 원정 경기를 마치면서 련속 3경기째 무승부를 기록하고 있다. 5월 10일 오후 3시부터 무석시신체육중심에서 진행된 중국축구 갑급리그 제4라운드 경기에서 연변룡정팀은 무석오구팀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 이는 올시즌 세번째 무승부이기도 하다. 올시즌 세번째...
  • 2023-05-10
  • 일전, 국가체육총국 판공청은 공공체육관 개방사용 제1차 전형사례 명단을 발표했는데 연길시인민경기장이 명단에 올랐다. 료해에 따르면 연길시전민건강운동센터 (연길시인민경기장)의 총 건축면적은 3만 650평방메터이고 관중석은 3만 177석이며 국제표준의 400메터 고무륙상경기장과 1만평방메터 천연잔디축구장, 1,500...
  • 2023-05-10
  • 최근, 교통운수부는 국내 28개 도시에 ‘국가 대중교통도시 건설 시범도시’칭호를 수여할 예정이다. 그중 통화시가 길림성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였다. 창건 도시의 신청, 성급 심사, 전문가팀의 검사를 거쳐 장가구, 림분, 오해, 반금, 통화, 목단강, 상주, 양주, 숙주, 부양, 방부, 무호, 상요, 조장, 연태, 유방, 위해,...
  • 2023-05-09
  • 5일, 2022―2023년 ‘중국 아름다운 생활도시 발표대회’가 사천성 성도시에서 펼쳐졌다. 연변 대중과 전국 네티즌들을 상대로 펼친 설문조사 결과를 근거로 연변이 ‘10대 매력도시’로 선정되면서 동북3성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도시로 되였다. ‘중국 아름다운 생활도시’ 발표는 ‘중국 아름다운 생활 대조사’의 다각적...
  • 2023-05-09
  • ㅡ하선촌조선족양로원 윤선학, 강정실 원장 부부의 ‘부모’사랑 알아보다   주방일군들이 정성껏 준비해드린 진지를 즐겁게 드시고 계시는 하선촌조선족양로원의 장수로인들 지난 4월말의 어느 하루, 점심식사를 마친 수십명의 고령 로인들이 식당을 나서면서 손을 흔들며 혹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은채 기립자세를 취하고...
  • 2023-05-02
  • 4월 30일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는 연길시 한성호텔에서 5. 1국제로동절 헌례영화《선량한 사람들》상영식을 진행했다. 손룡호 영화감독 이 영화 제작과정을 소개하고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제작일군들이 선을 보이고 감사패를 선물받았고 영화평을 했다. 전임 연변작가협회 고문 허룡석, 소설가 홍천룡, 협회 회원대표...
  • 2023-05-01
  • 30일, 2023년 중국 룡정 ‘연변의 봄’ 사과배꽃축제가 룡정시해란강체육장에서 성대히 개막되였다. 연변주정부 부주장 윤조휘, 연변주문화라지오텔레비죤관광국 국장 조동준 등 지도자들이 개막식에 참석했다. 룡정시 비암산에 위치한 해란강체육장에는 아직 꽃샘추위가 가시지 못한 날씨속에도 축제를 관광객들로 붐볐으...
  • 2023-04-30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