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 21쌍 조선족 ‘금혼부부’ 합동잔치 성황리에
검은 턱시도 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받쳐 맨 21명의 백발 신사들이 순백의 눈부신 웨딩드레스 차림에 부케를 손에 든 21명의 백발 미녀들의 손을 잡고 결혼반주곡의 반주 속에서 나란히 합동잔치장에 나타나자 장내에 있던 300여명 가족, 사회 각계 인사들이 열렬한 환호와 박수갈채를 보냈다.
5월 27일, 천진시조선족친목회가 주최하고 천진시조선족민속촌(백세시대)이 주관한 ‘아름다운 사랑, 행복한 동행’ ‘손잡고 반세기, 한마음 50년’ 천진시 조선족 어르신 금혼부부 합동잔치가 천진백세시대문화쎈터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흑룡강조선어방송 허룡호 전임 국장이 사회를 맡은 이번 금혼합동잔치는 천진에 거주하는 총 21쌍의 조선족 금혼부부를 모시고 자녀, 손주, 조선족 사회 각계 인사 등 300여명의 축복 속에서 3세대, 4세대가 어우러진 세기의 금혼식을 치뤘다.
검은 턱시도 차림에 나비넥타이를 받쳐 맨 신사들과 순백의 눈부신 웨딩드레스 차림에 부케를 손에 든 미녀들.
주관측 천진시조선족민속촌의 김경세, 우봉금 리사장 부부의 세심한 준비로 펼쳐진 금혼식에서 이날 녀주인공들은 50여년전 입어보기는 커녕 상상조차도 못했던 녀자들의 평생 소망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턱시도를 입은 랑군님과 함께 홍기 웨딩카도 타보고 부케도 받아보고 생화로 장식된 꽃길도 걸어보고 인생의 동반자랑 입맞춤도 해보고 케익을 앞에 두고 소원도 빌어보면서 인생에서 제일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축사를 하는 천진시조선족친목회 심재관 회장
금혼부부들의 금혼서약에 이어 있은 축사에서 천진시조선족친목회 심재관 회장은 “효는 부모를 섬기는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이고 효를 인륜의 근본으로 삼아온 우리 민족에게 효의 정신은 돈으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을만큼 소중한 무형의 유산”이라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효의 올바른 가치함양과 천진시 조선족사회의 효도 사상 계승 및 효에 대한 올바른 인식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혼 54년차인 채인길(78세), 리숙자(76세) 부부가 자식들의 축복속에 금혼식에 참가했다.
결혼 54년차인 채인길(78세), 리숙자(76세) 부부의 장녀 채은화는 자녀대표 축사에서 “지난 ‘50년’은 50번의 계절의 웃음으로 자식들이 태여나 사랑 속에서 자라나고 50번의 계절의 눈물로 때론 세찬 바람과 모진 폭우를 견뎌내고 50번의 계절의 땀으로 가정과 자식들을 세상의 가운데 서서 곧게 자라도록 지켜주며 50번의 계절의 희망으로 사랑스러운 손군들이 축복 속에서 태여나 건강하게 자라도록 돌봐주며 50번의 계절의 사랑으로 서로를 반석처럼 믿고 따뜻하게 아끼고 리해하고 품어온 벅차고 감사한 시간이였다.”면서 합동잔치에 참석한 모든 금혼부부에게 진심어린 축복과 함께 주최측에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금혼식에서 축가를 부르는 천진남개정음주말학교의 어린이들
천진남개정음주말학교에 다니는, 금혼부부의 손군, 증손군들이 축가를 부르자 모든 하객들이 따라 부르면서 금혼식장은 사랑과 감동의 도가니로 들끓었다.
금혼부부들이 그들의 손도장이 찍힌 액자를 자식들에게 선물로 넘겨주고 있다.
금혼부부들이 자녀들에 대한 격려의 문구와 함께 로인들의 손도장이 찍힌 액자를 선물로 넘겨주자 자식들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민속촌의 우봉금 사장이 사전에 금혼부부 가정을 일일이 찾아다면서 비록 투박하지만 자녀교육, 손군 뒤바라지까지 하면서 열심히 살아온 금혼부부들의 손도장을 찍고 가족사진까지 넣고 액자를 맞추어 금혼부부들 집안의 대물림 가보로 만들었던 것이다.
래빈들이 금혼식의 대형 케익을 커팅하고 있다.
이어서 진행된 축하공연 또한 풍부하고 다채로워서 지켜보는 이들의 눈도, 귀도, 마음도 즐겁게 하여 그야말로 존경과 감동,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축복의 장으로 되여 모든 이들에게 일생에서 영원히 잊지 못할 아름다운 한페지를 남겨놓았다.
금혼부부들이 합창과 무용 〈행복해요〉를 선보이고 있다.금혼부부들의 합창 〈행복해요〉와 함께 진행된 부부 동반 무용을 통해 금혼부부들의 더 멋지고 행복한 제2의 인생의 출발을 기원했다.
결혼서약을 하고 있는 금혼부부들
부부로 인연을 맺어 반백년을 서로 받들고 지켜주며 살아온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함께 한 50년, 함께 할 50년’ 이번 금혼합동잔치는 모든 이들에게 인생을 뒤돌아보고 사랑의 참뜻을 몸소 터득하게 해주었으며 부부란 그 어떤 시련 속에서도 서로 참고 포용하고 믿어주고 견지한다면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로 되여 사랑의 결실로 태여난 자식과 가족,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평범하지 않은 공민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생동한 증명이였다.
결혼 55년차인 하서의 문명환(79세), 권남옥(75세) 부부와 가족들
할빈시 통하현 출신인 하서의 문명환(79세)로인은 5월 29일 기자의 전화인터뷰에서 1968년에 결혼할 때는 경제적으로 많이 궁핍한 ‘특수시기’다보니 지금처럼 웨딩카는 커녕 신부 권옥남의 집까지 걸어가서 웨딩드레스는 커녕 너울조차 쓰지 못하고 평복차림을 한 신부를 데려왔다고 회억했고 권옥남(75세)로인은 “조선족친목회 심재관 회장과 조선족민속촌 리사장 김경세, 우봉금 부부가 물심량면으로 지원하고 정성들여 준비해준 덕분에 결혼 55년 만에 비로소 웨딩드레스를 입어보았고 게다가 자식, 손군들을 포함한 수백명 하객들로부터 축하까지 받았으니 이젠 죽어도 한이 없다.”며 격동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혼 53년차인 당고의 김문호(75세), 윤순렬(70세) 부부
장춘시 쌍양구 출신인 당고의 김문호(75세), 윤순렬(70세) 부부는 기자의 전화인터뷰에서 “천진에 정착한 지 30년, 결혼식을 올린 지는 53년차라면서 중국 조선족사회에서 장수로인 축수연은 천진을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 진행하는 것 같던데 금혼식을 치르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며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싶다.”고 밝혔다.
천진 여러 지역에서 온 금혼부부들이 한자리에 앉았다.
기자가 정리해본 데 따르면 42명의 금혼부부 로인은 천진의 남개, 대항, 시구역, 당고, 하서, 쌍항, 예술단, 동려 등 여러 지역에서 왔으며 그중 최고령인 김승화(86세), 최정자(84세) 부부는 결혼한지 60년이 되였다.
합동잔치에 참가한 금혼부부와 그들의 자녀, 손군 및 하객들
심재관 회장이 작년부터 이끌고 있는 천진시조선족친목회는 1988년 정부에 공식 등록한 단체로 사회적 책임을 선두에 두고 있으며 조선족사회에 대한 교류, 발전, 봉사를 친목회의 슬로건으로 내세웠으며 산하에 기업가협회, 과학기술자협회, 교육애심회, 녀성협회, 예술단, 체육협회, 로인협회, 민속촌, 무청분회 등 조직으로 구성되였다. 이번 금혼식에도 여러 단체들은 아낌없이 성원했고 책임자들이 금혼식에 대거 참석하여 축복의 뜻을 전했다.
천진시조선족민속촌 리사장 김경세, 우봉금 부부
김경세, 우봉금 부부가 운영하는 천진시조선족민속촌에는 조선족아빠트 60여채와 조선족양로쎈터, 조선족식당과 한식 사우나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그 외에도 천진시 조선족단체들이 많이 활용하는 민족활동중심, 주말우리말학교, 조선민족연구자료가 구비한 도서관까지 갖춰져있다.
‘아름다운 사랑, 행복한 동행’ ‘손잡고 반세기, 한마음 50년’ 천진시 조선족 어르신 금혼부부 합동잔치 전경
결혼 57년차인 당고의 리호남(85세), 리금숙(80세) 부부
결혼 56년차인 동려의 송성남(80세), 태경자(76세) 부부
결혼 54년차인 하서의 박승범(79세), 정순덕(75세) 부부
결혼 54년차인 하서의 채인길(78세), 리숙자(76세) 부부
결혼 54년차인 하서의 안덕부(78세), 최옥분(76세) 부부
결혼 53년차인 남개의 원철흠(81세), 정순(72세) 부부(앞줄)
결혼 53년차인 진남의 김동석(75세), 최정자(73세) 부부
결혼 53년차인 진남의 리상림(71세), 김봉은(71세) 부부
결혼 52년차인 남개의 채귀석(77세), 리성옥(77세) 부부
결혼 52년차인 당고의 전현식(77세), 도점순(72세) 부부
결혼 52년차인 대항의 신현수(76세), 전순옥(77세) 부부
결혼 51년차인 남개의 서종술(74세), 박영순(73세) 부부
결혼 51년차인 예술단의 김정민(73세), 리복란(72세) 부부
결혼 50년차인 남개의 정화일(75세), 서옥련(72세) 부부
결혼 50년차인 하서의 강동철(74세), 주금순(73세) 부부
결혼 50년차인 남개의 박중근(72세), 정은숙(71세) 부부와 가족들
결혼 50년차인 하서의 신형일(75세), 송순애(72세) 부부
▼ 아래는 우봉금 사장과 그가 알심들여 만든 금혼부부들의 손도장이 찍힌 액자들
/길림신문 유경봉기자, 사진 리영호 로해순 전미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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