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들에게 있어 돈을 모으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야 할 물건과 만나야 할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버는 돈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다.
8일, 142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돈을 모으는 습관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35세 이하 응답자중 39.76%가 “돈을 모으고 싶지만 모아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이 돈을 모으지 못하는 리유로는 “수입이 너무 적고 매달 고정지출이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해서 모을 수 있는 돈이 없다.”를 가장 많이 꼽았고 나머지는 “충동구매를 하는 경향이 있다.”, “명확하고도 장기적인 저금계획이 없다.”는 순으로 돈을 모으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리성적으로 판단했다.
“버는 족족 다 나가더라.”
“저축을 잘 못하는 것 같다.”
한달 열심히 일해서 번 월급은 다 어디로 가는 걸가? 사회 초년생들의 통장을 ‘텅장(잔고가 텅 빈 통장)’으로 만드는 상황을 모아보았다.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 지출
“과장을 조금 더해 말하면 숨만 쉬며 살아도 매달 돈이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밥을 먹고 월세를 내고 차 기름값에 휴대전화 사용 비용 등 여러가지 ‘고정지출’에 더해 최소한의 옷도 사야 하고 매일 쓰는 기초화장품도 사야 하고… 여가생활을 즐긴다거나 쉬기 위해 려행을 떠난 것도 아닌데 쏙쏙 빠져나가는 돈을 보면 한숨이 절로 나와요.” 회사원 김미령(29세)은 돈을 모으기는커녕 매달 생활비만으로도 월급이 다 빠져나간다고 한탄했다.
◆맞벌이로도 빠듯한 육아비용
“육아비용은 저와 남편의 수입을 합쳐도 모자랄 때가 많아요.” 네살 아이 엄마 대경(31세)은 아이에게 남들이 하는 건 빠짐없이 다 해주고 싶고 남부럽지 않게 먹는 것 입는 것 하나하나 아낌없이 신경 써주고 싶어서 육아에만 평균 한달에 만원 정도 쓴다고 한다. 공무원 남편과 국유기업에 다니는 자기의 월급을 합쳐도 부족할 때는 어쩔 수 없이 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고 터놓았다.
◆신용카드 대금 납부로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갈 뿐
“월급날 제일먼저 하는 일이 전번 달 당겨쓴 신용카드를 갚는 일이다.” 이제 막 취업을 한 진우림(25세)은 월급이 들어오기 무섭게 카드값을 물면 남아있는 돈이 없어서 다시 신용카드에 손이 가는 악성 순환이 이어진다고 한다. 지출내역을 뜯어보니 커피값, 소소한 물건 사기, 친구와 만나면서 지출되는 밥값 등이 있었다. 소비 당시엔 ‘얼마나 하겠어’라고 생각했는데 모아보니 꽤 금액이 컸다. 머리속으로는 다음달의 월급을 당겨서 쓰지 말자고 하는데 사고 싶은 물건, 먹고 싶은 음식에 대한 유혹을 물리치지 못하겠다는 그다.
한편 “돈을 모으는 습관이 있는가?”라는 물음에 35세 이하 응답자중 48.19%가 “저금을 하는 습관이 있다.”고 답했고 10.84%가 “저축을 하지 않는다. 저축을 하기 위해서 지금 당장 갖고 싶은 것을 못 사는 건 불행한 일이다.”, 1.21%가 “따로 저축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으나 매달 월급이 남는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로 미루어보아 대다수의 청년들이 돈을 모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이들은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집을 마련하거나 차를 사거나 사고 싶은 무언가를 위해서’, 그리고 ‘육아’, ‘로후 대비’, ‘결혼’ 순으로 돈을 모아야 되는 리유에 대해 말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모을 수 있을가? 경험자들의 저금 노하우를 들어보자.
◆정확한 목돈 마련 계획을 세우자
주위에서 하나둘 결혼을 하고 나니 결혼자금을 모아야겠다는 위기감을 갖고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는 장명(26세)은 돈을 어떻게 모아야 할지, 얼마나 모아야 할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 깊이 고민해봤었다고 한다. 그는 목표금액을 모으기 위해 몇년이 필요한지 기간을 계산해보고 이를 위해 매달 모아야 할 금액을 설정해서 가계부를 작성하고 계획적인 소비와 저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 저축 후 소비, ‘쓰고 남는 것을 저축하는 게 아니라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쓴다’
“대학 다닐 때는 용돈을 받는 족족 쓰면서 저축하려는 관념이 없었는데 취업하고 일을 해보니 돈을 버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되였어요. 그러면서 돈을 망탕 쓰지 말고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였어요.”
지난해 총 7만여원의 수입에서 4만원을 저축했다는 방가목(24세)은 매달 얼마를 소비할지 정해두고 월급이 나오면 저축을 먼저 하고 남는 돈으로 하루하루의 소비계획을 세우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습관으로 잔고가 쌓이는 기쁨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획 없는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필요 이상의 모임을 줄여야
정용호(32세)는 예전에는 기분이 좋거나 나쁠 때 친구들과 만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돈을 쓰고 월급을 받았다고 한턱 쏘는 등 기분 대로 돈을 소비하는 경우가 무수히 있었는데 아이가 생기고 나서 모임 회수를 줄이게 되였다고 한다. “물론, 사회 초년생들에게 동료나 친구 만큼 위로가 되는 존재가 없고 이들을 챙기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돈을 모으기로 했다면 필요 이상의 모임을 줄여야 맞다.”고 말했다.
◆충동구매 No. 량호하고 리성적인 소비습관을 키우는 것이 관건
“제 주위에도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싸면 사는 친구들이 많아요.” 최수현(29세)은 ‘기간 한정 세일’, ‘력대급 특가’ 등은 우리의 지갑을 여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싸게 샀다고 리득인 게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사는 리성적인 소비습관을 키워서 할인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충동구매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신용카드’는 잠시 쓰지 말자
“소비를 통제할 만한 능력이 아직 부족한 사회 초년생들은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해 잔고 안에서만 지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김지영(27세)은 수십년간 회계를 해오던 어머니로부터 신용카드를 가급적 쓰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온라인 쇼핑에 ‘중독’됐던 적이 있었는데 쇼핑으로 월급이 탕진되자 알리페이 화베이에 신용카드까지 개통했었다. ‘다음달 받을 월급 만큼은 바로 갚을 수 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다음달 월급까지 미리 썼는데 이렇게 쓰기 시작하니 끊기 어려워졌고 손에는 현금 대신 ‘빚’만 늘어나고 자연적으로 돈도 모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런 건전하지 않는 소비행위를 끊기 위해 올해부터 화베이와 신용카드를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면서 차곡차곡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불필요한 지출도 줄였다. 그는 “왜 어머니가 신용카드 사용을 반대했는지 이제서야 리해가 간다.”고 말했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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