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시조선족민속절 행사 측기
6월 18일 대련시 삼림동물원, 대련시 조선족들은 뻐스며 자가용차를 몰고 삼삼오오 떼를 지어 공원에 들어선다. 이날은 대련시조선족민속절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푸르른 소나무가 우거진 삼림동물원, 소나무의 특유한 향이 손님들의 후각을 즐겁게 하며 답답했던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하늘 높이 둥둥 뜬 고무풍선 아래에는 ‘똘똘 뭉쳐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승하자!’라는 글발이 적힌 현수막이 손님들을 반기며 손을 젓는다. 이날은 대련시 13개 조선족로인협회 300여명 로인들과 동북3성 여러 곳에서 대련에 정착하여 삶의 터전을 잡은 각 지역의 조선족 동창회, 향우회, 친목회의 회원들이 만나 회포를 푸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날 대련시의 약 2,000여명 조선족들이 삼림동물원을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행사장에는 아침 일찍부터 부지런히 손발을 놀려가며 김치며 떡, 순대 그리고 막걸리를 들고 와 먹거리 장을 마련한 식품회사의 10여명 일군들도 있었는데 이들은 환한 얼굴로 음식들을 파느라 여념이 없다.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 당지부서기이며 관장인 황호철에 따르면 대련시의 조선족인구가 원래는 2,000여명가량 되였는데 개혁개방 후 약 7만여명으로 늘어났다.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에서는 26차례의 대련시조선족민속절 행사를 조직하였는바 번마다 많은 조선족들이 참가하였는데 행사를 만남의 장, 교류의 장으로 만들었다.
이날, 연길시문화관에서 공연한 무용〈달맞이〉, 대련시조선족문화예술관 리설화가수가 부른 노래〈도라지〉는 민속절 현장 분위기를 고조에로 끌어올렸다. 한국 필봉농악보존회의 가수 조미량이〈엄마 아리랑〉을 부르는데 아름드리 비술나무 아래에서 눈굽을 찍는 한 할머니가 눈에 띄였다. “저 구슬프고 잔잔한 노래를 들으니 그 옛날 때거리가 없어 산나물과 풀뿌리를 캐던 엄마 생각에 자꾸만 눈물이 쏟아지네요.” 올해 90세인 김어금할머니가 또랑또랑 말씀하신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고생고생 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힘겨웠던 지난날들을 추억으로 남기고 이제는 행복만 남았으니 마음껏 누리시기를 기원해본다.
이쪽은 로인들이 모여 “모야, 윷이야”며 윷놀이가 한창이고 저쪽은 활쏘기에 성수가 났고 물동이 이고 달리기도 펼쳐지는 가운데 녀인들의 웃음소리, 응원소리로 야단법석인다. 장기시합도 있고 몇몇 어린이들이 고사리같은 손에 붓을 쥐고 선생님의 지도하에 붓을 날리며 그림을 그린다. 한 어린이가 10분도 안되는 사이에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수채화를 그려냈다. “저는 커서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예요.” 대련 중산구에서 살고 있는 김애련어린이의 당찬 목표이다.
공원의 여기저기서 노래소리가 울려퍼지고 춤사위가 펼쳐진다. 해가 서쪽으로 기울어져가고 있건 만 오랜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이며 동창들이며 시간 가는 줄 모르며 담소를 나누며 다음의 만남도 약속했다.
/리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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