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운남 려행을 다녀왔다. 인기 관광지로 들끓는 연길처럼 그곳도 관광열기로 뜨거웠는데 특히 소수민족이 많은 지역이라 민족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는 젊은 녀성들이 많았다.
따이족, 하니족, 바이족 등 소수민족의 화려한 복장을 떨쳐입고 풍경이 이쁜 곳에서 사진을 찍는 수많은 녀성들을 보면서 당지의 한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가 이런 말을 했다. “제대로 된 전통 민족복장이 아닌데…”
그러고 보니 우리 이곳에서도 조선족복장을 입고 진한 화장에 머리에는 다른 민족의 장식품을 얹고 사진을 찍던 풍경이 떠올랐다. 동행한 딸에게 소수민족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거면 제대로 갖춰입고 이미지를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스스로 민족문화를 지키고 홍보하는 건 좋은데 외지 관광객에게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잖아요. ”
그러면서 ‘왕훙’ 음식점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당지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데 ‘왕훙’으로 소문나서 매일 방문객이 넘치는 리유는 외지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기 때문이라는 것이였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청년다운 생각이고 또 다른 시각이였다.
모종 경우에는 유연한 사유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화대학만을 바라고 15년간 대학입시를 친 광서성의 수험생 당상군은 올해 여느 해에 비해 낮은 성적인 594점을 따냈다. 그동안 상해교통대학, 중경대학, 하문대학 등 명문대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았지만 재도전을 거듭하다가 올해 많은 나이를 실감하고는 사범류 대학교에 가려고 했지만 지원한 대학교들의 외면을 받았다. 망연자실, 후회막급인 그의 표정이 요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조금만 생각을 돌리면 되겠는데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애석해하고 있다.
생각의 변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확실히 있다. 유연하고 령활한 사유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중점대학에 가야만, 공무원이나 사업단위에 들어가야만 인생이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죽어라고 한곬에만 집착하는 청년들이 있다. 또 돈만 많으면 행복하다는 착각하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혈안이 되여 사는 청년들도 가끔 있다.
인생은 정답이 없다고 했다. 남이 하는 대로 따라갈 필요도 없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 필요도 없다. 자기의 장원한 꿈, 크고 작은 목표들을 향해 마음을 가다듬고 하루하루 신근한 땀방울을 몰부으며 착실하게 노력하면 그 성장의 순간순간으로 성취감, 행복감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 인생길이 멀고도 먼데 어느 한 도시, 어느 한 대학교, 어느 한 학과만을 바라고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르기에는 청춘의 시간과 열정이 아깝지 않은가? 공부를 열심히 하고 대학교를 다니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는 것 모두가 내 인생길의 한 단계이고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인데 굳이 한가지를 정해놓고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어느 한가지에도 열정을 쏟지 않고 고추장 맛보듯 이것저것 기웃거리라는 말은 아니다. 목표가 확고하면 후회가 남지 않도록 피나는 노력을 몰부어야 하고 한번에 안되면 더 큰 노력을 들여 재도전해볼 수도 있다. 칠전팔기의 의지, 오또기 정신으로 성공하는 사례들도 많다. 하지만 그 바탕에는 언제나 각고의 노력, 그리고 끈질긴 집념과 결과에 대한 책임담당이 따라서야 한다. 결과가 불 보듯 뻔히 보이는 데도 부질없는 미련을 갖고 무의미한 노력을 이어가는 것은 어딘가 무모한 짓이 아닐가 싶다.
청년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자기의 꿈, 장원한 목표를 위해 한걸음씩 노력하면서 나아가는 그 과정이 모두 소중하다. 눈앞의 리익, 단기적 목적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유연하고 령활성 있는 사유와 대처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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