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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만의 진달래꽃 천진시조선족로인협회 당고분회의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8월1일 16시27분    조회: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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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만의 명주인 천진시 빈해신구 당고에는 ‘발해만의 진달래꽃’이라는 명성을 널리 알린 조선족단체가 있다. 그 단체가 바로 천진시조선족로인협회 당고분회이다.

천진시 조선족 로인 팔순 대찬치에서 연주하는 당고분회 관악단 단원들.


해변가에 위치하고 있는 천진시 당고구는 개혁개방 후 동북 각지에서 많은 조선족들이 모여들어 살고 있는 구역이다. 조선족들은 이곳에서 외자기업에 취직하거나 해외무역, 개인 도소매, 서비스업, 제조업 등 사업에 종사했다.

중년시절에 천진 당고에 자리잡았던 사람들은 2000년대에 진입하면서 어느덧 로인이 되였다. 그외 한국에서 근 20년 분투하다가 당고에 정착한 로인, 천진에서 사업하고 있는 자식들을 따라 이주한 로인들도 많았다.

따분한 로년생활을 보내는 로인들이 많은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 박수남, 손희태, 리상선, 조춘녀 등 로인들은 2001년 봄 모여서 로인협회를 꾸려 로인들에게 가치있는 로후 생활을 마련해줄 데 관해 상의했다.

그들은 짧은 기일 내에 30여명의 로인들을 모집하여 로인들이 가장 즐기는 조선족 노래와 춤을 배우며 즐기는 당고분회를 꾸렸다.

첫 시작은 쉽지 않았다. 몇몇 로인들만 대충 춤 출줄 알지 절대 다수의 로인들은 팔 다리가 무거워 잘 움직이지도 못했다.

협회에서는 무용단의 무용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무용 전문가를 초청하여 가르침을 받았다. 꾸준히 노력한 결과 로인들의 무용 실력은 일정한 수준에 이르렀다. 2001년말부터 협회에서는 당고와 빈해신구 지역의 조선족 모임, 현지 기업들의 행사, 가두와 사회구역의 각종 활동에 참가하여 <아리랑>, <도라지> 등 조선족 노래와 무용으로 민족문화를 홍보했다.

몇년간 그들은 현지에서 수십차례의 공연에 참가하여 호평을 받았다. 2006년 협회 무용단은 흑룡강성 목단강시에서 열린 중국조선족민속타악기 초청 경연에서 장고춤을 선보여 은상을 탔다.

‘장고춤’ 은상 수상은 당고분회의 로인들에게 큰 동력이 되였다. 로인들은 “우리는 민족문화전통을 지키고 이어나갈 수 있다. 조선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다채로운 문예형식으로 만방에 자랑할 수 있다. 우리는 장백산의 진달래꽃처럼 발해만에서도 활짝 꽃피우리라.”라고 자신감 넘쳐 말하며 련습에 매진했다.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친 로인들은 선후로 관악단, 가야금연주단, 합창단, 무용단을 설립하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그러나 그들의 도전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회원들의 문예 전문성과 공연수준이 너무나 낮은 것이 현실이였다. 당시 회원들의 평균 나이가 67세여서 서양악기와 가야금을 배운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 대다수 회원들은 악기를 만져보기는커녕 색소폰, 클라리넷, 베이스, 트럼펫, 전자오르간 등 악기의 명칭마저도 생전 들어보지 못한 로인들이였다. 더우기 악기 연주에 필수인 오선보를 읽을 수 있는 회원은 한명도 없었다.

협회 간부들의 상의 하에 음악교원 출신 김기성 선생을 악단장으로 모시고 열심히 배우면서 련습했다. 회원들은 또 돈을 모아 여러 악기 전문가들을 초빙하고 전문가들에게서 심도있는 훈련을 받았다. 회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련습했다.

현재 당고분회 회원들 중 년세가 많고 건강상황이 좋지 않은 회원을 제외한 95%(40명) 회원들이 무용단, 합창단, 관악단, 가야금연주단에서 활약하고 있다.

한 산은 넘었으나 또 더 큰 산을 넘어야 했다. 바로 협회 운영자금 문제였다. 서양 관악기와 가야금 등 민족 악기들은 수천원 심지어 1만원 이상 하는 비싼 악기들이여서 회원들에게는 큰 경제부담이였다. 악기를 구매하기 위하여 일부 회원들은 려행계획을 취소했고 일부 회원들은 술 담배까지 끊으면서 돈을 모아 악기들을 장만했다.

각종 넘어야 할 산들을 어렵게 넘은 회원들은 각자의 문예팀에서 련습에 몰두했다. 색소폰연주단 단원 박영춘은 악기를 전혀 만져본적도 없었지만 밤낮 꾸준히 련습한 끝에 반년 후 100여곡을 연주할 수 있는 기량을 닦았다.

후에 박영춘은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아쉽게도 섹소폰을 계속 불면 신체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는 의사의 건의를 받았다. 그는 섹소폰 연주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물러나지 않았다.

“입으로 섹소폰을 불 수 없으면 두손으로 전자오르간을 연주할 수야 있지 않는가.”

생각끝에 그는 큰돈을 들여 전자오르간을 사서 새로운 악기에 도전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피타는 노력을 한 결과 반년이 지난 후 그는 관악단 노래집의 모든 곡들을 연주할 수 있게 되였고 또 다시 무대에 올라 공연하게 되였다.

협회의 소개에 따르면 로인협회 예술단은 근 20년간 전국 각지에서 150여차례 공연을 펼쳤다. 2006년 목단강시에서 무용단이 처음 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14년 운남성 곤명시에서 열린 전국 제3회 로인예술절에서 <상모춤>, <농악무>가 특등상을, 2020년 1월 북경에서 열린 ‘매력중국행’ 대형TV출연시리즈에서 가야금연주단의 연주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14개의 공연상을 수상했다.

최근 3년간 중국공산당 당사교육과 당창건 100돐 경축 기간에 당고분회에서는 현지 정부와 기업, 가두와 사회구역, 민간단체의 20여차례 행사에 참가하고 공연하여 호평을 받았다.

당고협회 로인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지켜본 빈해신구의 조선족 기업가들은 물심량면으로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천진시 조선족기업가협회 빈해신구분회 회장 현철은 4만원 후원하여 관악기, 드럼, 조음대, 음향 등 악기와 설비들을 갖춰주었고 기업가 김일호는 선후로 5만여원을 기부하여 무용단의 복장을 해결해주었다. 기업가 정옥금은 관악단 설립시 가치가 2만원에 달하는 악기를 구매주었고 10여년간 단원들에게 12만원 가치에 해당하는 해산물을 선물했다. 수년간 빈해신구의 조선족 기업가들은 당고로인협회에 40여만원 가치의 물품과 현금을 후원했다.

2021년 11월 28일, 당고분회에서는 설립 20돐 기념행사를 펼쳤다. 회원들은 기념대회에서 20년간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면서 감회에 젖었고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드팀없이 달려갈 것을 약속했다.

  흑룡강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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