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시민속퉁소협회 부회장, 연길시문화관 퉁소대 대장 조동수의 이야기
매주 월,수,금 3일 동안은 연길시문화관 퉁소대 대원들의 민속퉁소연습일이다.
날이 갈수록 사라지는 우리 민족의 전통악기인 민속퉁소음악의 전승과 보급을 위해 30여명의 퉁소대 대원들이 매주 세번씩 이곳에 모여 서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민속퉁소음악에 대한 불타는 열정으로 로년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 선두에 서있는 사람이 바로 연길시문화관 퉁소대의 대장인 조동수(67세)씨였다.
연길시민속퉁소협회 부회장이며 연길시문화관 퉁소대 대장인 조동수
“현재 날이 갈수록 전통문화의 충격과 전승인들의 로화 등 여러가지 원인으로 조선족 퉁소음악은 매우 준엄한 시련을 겪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기자의 취재를 접수하면서 조동수씨가 첫 마디로 한 말이다.
퉁소는 굵은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세로로 부는 악기로 소리는 호소하는 듯하고 애수적이면서도 격앙되고 분방한 희로애락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지난 2008년 6월에 연길시와 훈춘시에서 신청한 ‘조선족퉁소음악’은 제2진 국가급 무형문화재로 등록되였다.
2019년 11월 <국가급무형문화재 대표성대상 보호단위 명단>이 공포되였는데 훈춘시문화관과 연길시문화관이 ‘조선족퉁소음악 대상 보호단위’ 자격을 가지였다. 이와 함께 연길시 문화관의 홍미선 관장과 남향란 부관장, 그리고 연길시 퉁소협회 리호성회장 등의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으로 지난 7월에 연길시문화관 퉁소대가 설립되였고 조동수씨가 퉁소대 대장을 맡으면서 민속퉁소음악의 전승과 발전의 중임을 맡고 있는 상황이였다.
“오늘 이 시간에는 퉁소음악의 최고명곡인 <풍전산곡>을 계속해서 연습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동수씨가 30여명 대원들을 상대로 연습의 시작을 알리자 연주자들의 퉁소들에서 터져나오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이 창밖의 푸른 가을하늘과 더불어 옛추억처럼 한가득 밀려들어왔다.
조동수씨가 퉁소를 처음 접했던 때는 지난 세기 70년대 중반, 그가 고중을 졸업하고 화룡현 와룡공소사 갑산분점에서 점원으로 일할때 부터였으니 근 50년전의 일이다. 당시 팔가자림업국 선로공정대의 운전수였던 김승길이라는 사람이 마을에 묵고 있었는데 그가 대퉁소와 단소를 잘 다루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흥겨운 퉁소소리가 마을상공에 울려퍼졌고 하루일에 지친 사람들은 그 유난히 구성진 퉁소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삶의 정취를 느껴보았던 그 시절, 허다한 농촌마을들에서 흔히 볼수있었던 풍경이였다.
조동수씨가 퉁소에 흥미를 느끼니 김승길이 그를 제자로 삼고 퉁소를 배워주었고 나중에는 자기의 퉁소와 단소를 모두 선물하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겨우 연주의 기본인 ‘도레미’ 정도나 익혔고 <아리랑>이나 <도라지> 등 간단한 노래 몇수만 연주하는 서툰 솜씨였다. 그러다가 조동수씨가 와룡공소합작사를 떠나 화룡이며 연길 등지로 일자리를 옮겨 사업에 바삐 돌아치다나니 그후로는 퉁소를 아예 잊고 살수밖에 없었다.
조동수씨가 다시 퉁소를 접하게 된것은 그가 퇴직을 하고 난 후인 지난 2019년의 일이였다. 연길시 진달래광장부근에 살고있는 조동수씨는 어느 하루 진달래광장에 산책나갔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성진 퉁소소리를 듣게 되였다. 추억의 그 소리를 따라 퉁소부는 한 로인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금 50여년전 20대 청년시절에 꿈을 안고 불어보았던 퉁소를 떠올리게 된 것이였다.
당시 진달래광장에서 퉁소불던 로인은 비닐로 만든 가락이 달린 퉁소를 불고 있었는데 퉁소는 맞지만 비닐로 만들어졌고 또 가락까지 있기에 신기해서 로인이 알려주는 구입처와 련락해서 똑같은 퉁소 하나를 사서 불어보았다. 그런데 비닐퉁소는 얼마 못가 가락에 고장이 생기면서 수리해야 다시 쓸 수 있는 상황이 되여버렸다. 판매처에 가서 고쳐오면 또 얼마 못가 자꾸 고장나는 바람에 조동수씨는 사람손이 많이 가야하는 가락달린 비닐퉁소에 회의감을 느꼈다. 퉁소에서 나오는 소리도 참대로 만든 퉁소에 비해 맑지 못하고 차하다는 것도 차츰 느끼게 되였다.
제대로 된 퉁소를 자신이 직접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무슨 일이나 도전하면 꼭 해내고야 마는 성미인 조동수씨는 퉁소만드는 일에 직접 나섰다. 사비를 털어 퉁소제작에 필요한 각가지 도구들도 사들였고 항주에서 퉁소제작용 참대들도 구입해 들였다.
퉁소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조동수씨
퉁소제작에는 문외한이였으나 많은 자료들과 이미 만들어진 퉁소들을 앞에 놓고 연구하면서 퉁소를 만들어 보았다. 일반적인 퉁소는 고음 ‘레’까지 음을 내는 것이 정상인데 고음 ‘미’까지 음을 내는 퉁소로 연주된 퉁소음악이 최고의 퉁소음악으로 꼽힌다.
한번은 함께 퉁소를 배우는 김동권씨가 조동수씨에게 음악CD씨디 한장을 얻어다 주면서 들어보라고 했다. 김철호, 최민, 조영권, 오청룡, 신용춘, 김래억 등 연변의 유명한 퉁소연주가들이 연주한 곡들을 함께 모아놓은 것이였다. 그런데 퉁소음악을 아직 잘 모르는 사람인 조동수씨가 듣기에도 그중의 한 퉁소음악곡이 너무 소리가 좋고 구성져서 알아 보았더니 바로 훈춘시의 유명한 퉁소음악연주가인 김철호 선생의 연주곡이라는 것이였다. 김철호선생의 퉁소에서는 희한하게도 고음 ‘미’까지 나오는 것이였다.
당시 훈춘시문화관에서 퉁소음악을 가르치던 김철호선생은 연변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두번째 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유명한 퉁소음악연주의 권위자였다. 연변에 이렇듯 훌륭한 퉁소음악 장인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난 조동수씨는 사처에 련락해 김철호선생과 련락을 취하고 찾아가서 만나뵙고 가르침 받기를 간청했다.
하도 끈질기게 졸라댔더니 결국은 김철호선생의 허락을 받아낼 수 있었다. 조동수씨는 지체할세라 곧바로 김철호선생의 댁에 직접 찾아가서 선생의 퉁소를 자세히 연구했다. 퉁소의 내경과 외경, 길이는 물론 구멍의 크기, 구멍사이의 거리와 깔청까지 자세히 연구하면서 좋은 퉁소에 숨겨진 비밀을 찾았다.
김철호선생의 퉁소는 일반적인 퉁소의 길이인 67센치보다 68~69센치로 좀 더 길었는데 내,외경의 구멍에 따라서 퉁소의 길이가 변화했다. 이 기초상에서 69~70센치의 길이에 외경 3.2센치메터 좌우, 내경 1.9센치메터좌우로 조절하니 모든 음이 표준적이고 고음이 잘 나왔다. 깔청도 천연적인 수입재료를 쓰니 소리가 더욱 맑고 고르로왔다.
표준적인 음이 나오는 퉁소의 규격을 연구하기까지 조동수씨는 300여원하는 퉁소 3개나 사서 직접 해부해보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좋은 음이 나오는 퉁소의 규격과 수치, 그리고 지식들을 장악한후 조동수씨는 본격적인 퉁소제작에 달라붙었는데 아니나 다를가, 만드는 퉁소마다 정품퉁소로 되여 퉁소연주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퉁소연주애호가인 김동권씨는 조동수씨가 만든 퉁소는 일반 퉁소들이 낼수없는 고음 ’미’까지 음을 낼수 있기에 연주자들사이에서 그 인기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현재 조동수씨는 자신이 직접 퉁소를 만들뿐만아니라 퉁소애호가들의 퉁소를 다시 고쳐주고 있는데 지금까지 근 3년동안 그가 직접 만들고 또 수리해준 퉁소만 해도 100개가 넘는다. 그는 먼지를 뽀얗게 뒤집어쓰면서 퉁소애호가들의 퉁소를 고쳐주고도 1전 한푼 받지 않았고 퉁소애호가들이 수고비라도 드릴라치면 돈을 바라고 퉁소를 고쳐주는 것이 아니라면서 손사래를 치군한다.
마음에 드는 퉁소를 만들수 있게 되자 조동수씨는 이젠 퉁소연주에 달라붙었다. 만들 줄도 알아야 하지만 불 줄도 알아야 퉁소음악의 전승과 발전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기때문이였다.
조동수씨는 김철호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퉁소연주에서 지법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배웠다. 연길에서 차를 운전해 먼길을 달려 훈춘까지 퉁소배우러 다니는 조동수의 직심적인 배움의 태도와 뜨거운 열정에 마음이 열린 김철호선생은 자신의 다년간의 노하우와 연주기법을 아낌없이 가르쳐 주었다.
일이 될라고 그랬던지 2022년 5월 김철호선생이 훈춘에서 연길로 이사왔다. 그것도 부르하통하를 사이에 두고 다리 하나만 건느면 될 가까운 곳에 계시다보니 조동수씨는 ‘목마른 사람이 물마시듯’매일이다싶이 김철호선생댁에 가서 허심하게 가르침을 받았다.
‘우수한 스승에 못난 제자가 없다’고 조동수씨의 퉁소연주 수준도 날이 갈수록 일취월장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그렇게 믿고 따르면서 존경하던 김철호선생이 연길에 이사온지 불과 반년도 못되여 2022년 10월에 지병으로 돌아가시면서 조동수씨는 애석한 마음을 금할수 없어했다. 김철호선생은 생전에 수많은 우수한 제자들을 많이 양성하셨지만 선생이 돌아가시전에 제일 마지막으로 받은 제자가 조동수씨이니 그 애석함은 더하다고 조동수씨는 지금도 슬픈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동수씨는 김철호선생이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어도 자신의 기술을 더 많은 후배들에게 전수하지 못해 안타까워 하신 점을 떠올리면서 선생이 채 하지 못한 조선족 퉁소음악의 전승과 발전에 자신이 제자로서 응당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늘 자신을 채찍하고있다고 터놓았다.
조동수씨에 따르면 세계적인 퉁소음악의 명인이고 1인자라고 불리우는 김철호선생은 일찍 10대때부터 악기를 배우기 시작한 분이고 훌륭한 음악지휘자, 편곡가로 퉁소만 60여년을 연주하신 음악적인 천재이다. 그의 제자인 최민은 전국퉁소경연에서 금상을 받았으며 현재 한국에서 세계적인 연주가로 명성을 떨치고있는 저명한 음악인이다.
김철호선생은 생전에 <풍전산곡>등 퉁소음악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퉁소연주곡 12편이나 편곡해 세상에 남겼다. 또한 훈춘에서 27년간 거주하면서 훈춘시는 물론 중국조선족 퉁소음악예술의 전승과 보급에 큰 기여를 했고 조선족퉁소음악의 기념비적 인물이기도 하다.
김철호(오른쪽)스승님을 모시고 남긴 사진
조동수씨에 따르면 김철호선생의 생전 허다한 음악자료들과 설비들을 조동수씨가 물려 받았다. 조동수씨는 선생의 생전 자료들과 편곡을 현재 중점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면서 선생이 남기신 유언대로 더 많은 후학들을 가르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퉁소음악연주를 익히고 또 널리 보급하는 것도 스승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뜻이라고 말했다. 스승의 높은 수준과 경지에까지 갈려면 아직 갈 길이 멀고 아득하지만 부단히 노력하고 분투하면서 스승에 한점 부끄럼없는 제자로 남고 싶다고 조동수씨는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조동수씨는 현재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고있다. 조동수씨한테 찾아와 매일 오후 2시부터 4시반까지 퉁소연주를 배우고있는 김광호(73세)씨는 조동수선생은 덕과 기술을 모두 갖춘 분이라고 하면서 조동수씨가 요즘같은 물질만능의 시대에 자신의 경제적인 리익을 제쳐두고 퉁소음악의 보급과 전승을 위해 여생을 불태우고 있는 것에 내심 감복된다고 말했다. 이에 조동수씨는 자신이 김철호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배운 음악인의 덕과 기술을 다시 베풀고 있는 것 일뿐이라고 겸허하게 말했다.
“김철호스승님에게 느낀바가 크지만 스승은 제자들에게 방향과 길을 가르쳐 줍니다. 음악인으로서의 더 높은 발전과 성취는 자신의 열정과 노력에 달렸지요” 조동수씨의 허심탄회한 속심말이였다. 그는 60이 훨씬 넘은 나이에 퉁소를 초학자의 마음으로 처음부터 배웠다면서 연길시문화관 퉁소대의 많은 분들도 모두 뒤늦게야 배움의 길에 올랐지만 모두 매우 잘하고 있다고 강조, 배움의 길에는 영원히 나이가 상관이 없으며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부언하기도 했다.
“저는 모든 일에서 최고를 고집하고 싶습니다. 퉁소음악의 전승과 발전에 있어서도 연길에서 최고, 전주에서도 최고로 된 퉁소음악인들의 모임을 바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길시 민속퉁소협회는 물론, 연길시 문화관에서도 우리 민족의 퉁소음악을 위해 우리 퉁소애호가들에게 훌륭한 활동장소까지 내여주면서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도움을 주고있는데 우리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분발해야지요…”
‘8.15'로인절맞이 량전백세‘효'문화 퉁소연주회의 한장면
연길시문화관 퉁소대 대원들
조동수씨가 이끄는 연길시문화관 퉁소대는 설립된지 이제 겨우 두달밖에 안되지만 청년호광장공연 2차, 주로년협회가 협찬한 량전백세 퉁소공연, 된장축제 퉁소공연, 화룡시 진달래촌에서의 퉁소공연, 모드모아관광리조트에서의 퉁소공연 등 연변의 다양한 축제와 행사들에 참가하여 멋진 퉁소음악 공연들을 선보여 환영을 받았다.
연길시민속퉁소협회 리호성 회장
연길시민속퉁소협회 리호성 회장에 따르면 설립된지 6년철을 잡는 연길시민속퉁소협회 산하에 연길시문화관 퉁소대를 비롯해 6개의 퉁소대들이 있고 전시적으로 2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퉁소모임들이 있다. 과거 연길시의 대부분 퉁소모임들은 흩어져 있었고 저마끔의 나름대로의 퉁소음악의 길을 걷고있었다. 이에 따라 리호성회장은 더 많은 퉁소인들이 연길시민속퉁소협회에 가입하면서 집중적이면서도 체계적인 퉁소연주를 배우고 있고 흩어져있던 퉁소음악인들이 똘똘 뭉쳐 우리 민족의 더 높은 수준의 민속퉁소음악예술의 전승과 발전을 시도하는 노력들을 부단히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국적인 무형문화유산인 조선족퉁소음악의 로령화추세를 감안해 우리의 민속음악을 이어나갈 후생력량의 배양을 위해 여러 학교들에 민속퉁소를 보급시키려 적극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고 연길시문화관을 나서는데 구성진 우리 가락의 멋과 맛을 가득 품은 퉁소음악의 아름다운 가락이 유난히 높고 푸른 가을하늘에 울려퍼진다. 문득 아름답고 흥 겨운 퉁소음악이 마을마다 가득 흘러넘치던 오래전의 옛 정취와 풍경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우리 가락과 우리의 멋을 자랑하는 문화적인 풍경들이 서로 어우러진 삶의 풍경들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꾸어 나가야 할 아름다운 삶의 락원이 아닐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림신문 글 사진 안상근 기자 동영상 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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