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기]최아바이의 소사랑 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11월16일 09시30분    조회:373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동물 중에서  농사일을 돕는 동물을 말하라치면 누구나 다 소라고 할 것이다. 소는 확실히 농사일을 돕는 고마운 짐승이며 풍요를 가져다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소한테는 인내력과 성실성 그리고 근면한 정신이 있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그처럼 소를 아끼고 사랑해 왔으며 소를 기둥처럼 믿어 왔을 것이다.

어릴 때 농촌에 살면서 소를 많이 보아 왔는데  그후 도시로 와서 살면서 소의 형상이 머리 속에서 많이 희미해짐을 느끼다가 며칠 전에 강변에서 산책할 때 강 건너 저쪽에서 풀을 뜯어먹고 있는 소가 눈에 띄여 문득 이전에 보아오던 소사랑이야기가 떠오르게 되였다.   

30대시절 내가 농촌마을에서 살 때의 일이다. 그때  옆집에서 소를 기르고 있었다. 아들며느리 그리고 손자까지 삼대가 한집에서 살고 있는 최아바이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먼저 발길이 가는 곳이 외양간이였다.

신새벽에 외양간을 말끔히 청소하고 비자루로 소등을 쓸어주고...그러고 나서야 아침을 드시는 것이였다. 아침식사 후에 해도 되는 일인데 소똥냄새로 밥맛이나 있었을가?

어느해 봄, 저녁녘에 밖에서 떠들어대는 소리가 요란해서 밖으로 나갔다. 그날 소에 발구를 메워서 나무하러 산에 간 아들이 절뚝대며 걷는 소만 몰고 금방 집에 돌아왔다. 내리막길에서 발구가 뒤집혀져 소가 발목을 상해서 소만 몰고 온 것이였다. 그런데 부자간에 대뜸 싸움이 생겼다.

“너 나무를 얼마나 많이 실었으면 소가 이 정도로 되였어? 말 못하는 소라고 그렇게 아낄 줄도 모르는 자식이구나”

아버지의 노발대발에 아들은 억울한지 눈물이 글썽한 채로 대꾸했다.

“아버지, 모르고 하는 소리꾸마. 나무 석대밖에 안 실었습꾸마.”

아들은 물론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아침에 누룽지 한웅큼 가지고 산에 가서 높은 산발을 오르 내리며 통나무를 찍어서 끌어 내리느라고 숱한 땀을 흘렸고 온 몸이 녹초가 된 상황인데 욕까지 얻어 먹다니?

“그럼 래일부터 아버지가 나무를 합소”

“너 소를 상하게 해놓고는 무슨 대꾸질이야? 저 소가 얼마나 아파하는지 아느냐?”

그들의 부자간의 다툼에 지나가던 사람들 몇몇이 모여들자 아들은 창피하다면서 욱 하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이튿날 최아바이는 많은 시간을 소 곁에서 지냈다. 측은한 눈길로 소를 멍하니 쳐다보기도 했고 또 상한 다리를 주물러주기도 하면서 자꾸 이렇게 곱씹었다.

“에그, 아파도 말두 못하고... 참 불쌍하기도 하구나”

소는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듯 다리를 주물러 줄 때면 커다란 두 눈을 끔뻑거렸다. 그리고 소에게 자주 찰떡도 쳐서 먹이였다. 찰떡을 한줌씩 떼서는 물에 찍은 후 소입에 넣어 주었는데 그럴 때면 소는 맛나게 새김질하고 있었다. 그 세월에 흔하게 먹지 못하는 찰떡을 말 못하는 동물에게 준다는 것은 웬간한 소사랑이 아니고서는 해내기 어려운 일이였다. 그때 배급을 타 먹다보니 입쌀도 흔치 않게 먹었던 나는 소가 아무리 중한들 찰떡까지 먹일 필요가 있을가 하고 생각해 본 적이 많았다.

어느날, 최아바이의 일곱살 난 손자가 동네 조무래기들을 데리고 소를 향해 돌멩이 뿌리기를 하고 있었다.

“명호야, 너 소 귀를 명중하고 광호는 꼬리를 명중해 봐.”

최아바이 손자가 이렇게 소리치자 애들이 돌멩이를 뿌리기 시작했다.

“이제 너 할아버지가 아시면 너 혼나니까 어서 다른데 가서 놀아라”

옆에서 지켜보던 내가 이렇게 타일렀다. 그 시각 나도 웬 일인지 소에 대한 동정심이 우뚝 살아났다. 개는 돌멩이에 얻어 맞으면 “깨갱”하고 소리치면서 피하고  돼지도  “꿀꿀 ㅡ”하고 소리치며 저만큼 피해갈 것이다. 그런데 소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있기만 했다. 돌멩이가 몸에 맞으면 눈만 껌뻑할 뿐이였다. 정말 우직하고 버티는 능력이 강하고 한없이 태평스러운 동물이였다.

나의 예측은 맞았다. 일을 보고 돌아오면 먼저 외양간부터 들리시는 최아바이의 시야에 애들의 장난이 안겨 들었다.

“너희들 왜서 이러는거야, 응?”

외양간 옆에 쌓여있는 나무가리에서 몽둥이를 찾아쥔 최아바이가 몽둥이를 막 휘두르면서 애들을 쫓았다. 애들이 다 달아나고 남은 건 손자뿐이였는데 몽둥이가 손자의 엉덩이에 떨어졌다.

“와 ㅡ”하고 우는 소리에 할머니가 나오더니 일의 자초지종을 알고는 야단쳤다.

“그까짓 소가 뭐 그리 대단해서 령감이 이 야단이요? 손자보다 소가 더 좋으면 오늘 저녁부터 외양간에서 자구려”

기고만장하는 할머니의 말은 아랑곳하지 않고 손자를 노려보는 최아바이의 얼굴에는 노기가 가득했다.

“세상에 저런 령감은 처음 본단 말이요. 내 원, 기가 막혀서 말도 안나가네”

손자와 같이 한집에서 살면서 손자를  금이야 옥이야 하며 키우는 할머니는 손자가 맞는 것이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소고기장사군이 와서 인제는 소가 나이도 있고 또 상했는데 팔라고 했지만 최아바이는 안 팔겠다고 딱 잡아 뗐다. 물론 최아바이집 식구들이 모두 팔아버리는 것에 대찬성했다.

“너희들 모두 인간이냐? 어떨 때는 소를 실컷 부려먹고는 인제 와서 좀 상했다고 없애려 하는구나. 소는 농가의 밑천이라고 그래 밑천을 다 부려먹을 예산이냐? 그러면 망한다 망해.”

마을에서 평양고집으로 이름난 최아바이를 그 누가 이기랴?

그렇게 일년간 살다가 다른 데로 이사간 후로 다시는 소를 애지중지 여기는 최아바이의 모습을 더는 못보게 되였다.

세월이 흘러 인제는 최아바이도 저 세상으로 갔겠지만 그러나 소를 그처럼 사랑해 오던 일은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남아있다.

/박영옥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48
  • -‘연길약속’(延吉有约e起来) 2023 전국 중점 인터넷매체 취재 행사 계렬보도 연길시의 도시 남부에는 과학보급 교양, 테마오락, 동물생태, 연예공연, 창의제품과 휴가레저가 일체화된 종합형 공룡문화관광휴가구가 있는데 이는 바로 연길공룡왕국이다. 이곳은 관광객들의 탐방 목적지이자 더우기는 연길시의 관광경제 발전...
  • 2023-09-21
  • -‘연길약속’(延吉有约e起来) 2023 전국 중점 인터넷매체 취재 행사 계렬보도 집문을 나서면 공원 속으로... 연길 대지에서 록수청산은 하나의 경관일 뿐만 아니라 더우기는 도시발전 가운데서의 중요한 자원으로 되고 있다. 적극적으로 ‘록색 속의 도시, 도시 속의 록색’ 구도를 구축하여 도시의 회색공간을 곳곳이 록음...
  • 2023-09-21
  • 제22회 길림·교하장백산단풍관광축제가 이제 곧 열리게 된다. 교하시는 다섯갈래 가을철 관광 정품코스를 출범시켜 관광객들을 가을 동화의 세계에로 부르고 있다. 제22회 길림·교하장백산단풍관광축제는 성정부에서 비준한 길림시의 4대 명절축제의 하나로서 지금까지 21회 펼쳐졌다. 교하의 단풍은 두번이나 ‘중국 10대 ...
  • 2023-09-21
  • ‘일대일로' 공동건설에 적극 융합하고 훈춘시의 경제발전을 돕는다  9 월 21 일 10시 18 분, 길림성 훈춘국제우편교환국(珲春国际邮件互换局)이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하는 것으로 길림우정은 훈춘에서 로씨야로 직통하는 도로 및 철도 우편 로선을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훈춘시해양경제개발시범구 당사업위원회 부서기, 관...
  • 2023-09-21
  • 모녕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최근 외교부가 국내외 인원 왕래에 편리를 제공하는 조치들을 취했다고 소개했다. 외국인의 중국 방문비자 신청에 더 한층 편리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 부처의 의견을 구한 후 외교부는 외국인의 중국 방문비자 신청서를 최적화했다. 이번 최적화는 7개 항목, 15개 작은 항목에...
  • 2023-09-21
  • 9월18일,연변조선족자치주당위 선전부와 주민족사무위원회에서 펼치는 2023년‘연변 좋은 사람·가장 아름다운 민족단결의 별'평의선발활동이 가동되였다. 이번 평의선발활동은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다지는 주선을 긴밀히 둘러싸고 최근 몇년간 연변조선족자치주 민족단결진보사업에서 뚜렷한 기여를 한 개인을 주로...
  • 2023-09-21
  • 일전 소집된 연길시문화관광사업추진회의에 따르면 데이터 분석결과 추석과 국경절 련휴기간에 연길시는 재차 려객고봉기를 맞이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사이 전 시적으로 연인수로 86만 2,000명의 관광객을 접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연길시에서는 국경절련휴기간에 여러 가지 행사들을...
  • 2023-09-21
  • 19일, 중공중앙 정치국 위원이며 중앙외사사무위원회 판공실 주임인 왕의, 로씨야 국가안보회의 비서 파트루셰프, 몽골 국가안보위원회 비서 엥흐바야르가 서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중국·로씨야·몽골이 19일 모스크바에서 3국 안보사무 고위급 대표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는 왕의(王毅) 중공중앙 정치국 위원...
  • 2023-09-2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