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 산천어 축제를 찾은 관람객이 1월 13일 할빈 장인이 만든 참대곰 얼음조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화사
할빈 빙등 장인들의 솜씨가 한국 강원도 화천군에서도 빛을 발했다.
중국의 산해관에서부터 한국의 광화문, 토이기의 술탄 아흐메트 이슬람사원, 이딸리아의 리알토다리에 이르기까지 강원도 화천군에 세계 각국의 관광 랜드마크가 한데 모였다. 모두 할빈 빙등 장인들의 작품이다.
화천군이 지난 2003년부터 개최해온 ‘산천어축제’가 한국 최대 겨울 축제로 자리매김하며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끌고 있다. 기존에는 얼음낚시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됐으나 2008년을 기점으로 할빈의 빙등을 도입해 관광객에게 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 군수는 1월 13일 신화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할빈은 오랜 빙등 문화를 자랑한다”며 “할빈 빙등예술박람쎈터를 찾았을 당시 할빈과 협력해 호혜상생을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최문순에 따르면 화천군과 할빈시는 2007년 협력과 관련해 량해각서를 체결했다. 그해말 할빈의 빙등 장인들이 처음으로 화천군을 찾아 2008년초 개막 예정인 산천어축제를 위해 빙등을 제작했다. 두 도시는 지금까지 10여년이 넘도록 협력을 이어왔다.
할빈빙등팀과 소통을 담당한 화천군청 주민복지과 주무관 박진혁은 올해 화천군 빙등광장에 중국관·한국관·세계관 3가지 주제가 준비됐다며 이는 할빈과 함께 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2023년 11월말 한국에 온 32명의 할빈 빙등 장인은 약 한달 동안 빙등 작품 35점을 완성했다.
이번 빙등 전시에서는 연록색 대나무를 들고 있는 대형 참대곰을 만나볼 수 있다. 마치 살아있는 듯 섬세하게 조각된 참대곰의 발은 할빈 빙등 장인들의 뛰여난 기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박진혁은 엄지를 치켜세우며 정교한 장인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할빈 빙등 조각가들의 솜씨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 역시 할빈 빙등 제작팀의 기량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국인 관광객 엄미애는 대형 얼음 미끄럼틀을 탄 뒤 “별 기대없이 왔는데 현장에서 거대한 얼음조각과 그 정교함에 깜짝 놀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에 거주중인 가나 류학생 나와르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할빈빙설대세계의 아름다움을 꼭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년 한차례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화천이라는 작은 도시에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 겨울철 빙설행사가 작은 도시의 상징이 된 것이다. 이번 겨울 할빈관광이 큰 성공을 거두자 최문수는 산천어축제가 끝나면 할빈에 직접 가서 빙설관광도시 건설 경험을 배우고 도시간 교류의 끈을 이어감으로써 동반 성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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