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조선족전통각궁 부활시킨 80후 장인 김광빈: 력사와 얼이 깃든 활문화 전승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4월30일 11시00분    조회:40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바쁜 시대... 장인은 진짜로 존재할가?

꾸준히 무엇인가를 다루고 있는 장인의 모습을 담은 다큐를 보며 이런 생각에 빠질 때가 있었다. 현실에 장인은 진짜로 존재할가? 그러면서 3D기술이 발전해 기계로도 생산할 수 있는 물건을 굳이 옛날 방식을 고집해 손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가 하는 의문을 가끔 가지게 된다.

요즘같이 생활절주가 빠른 시대에는 자기 입에 들어갈 음식마저 만드는 것이 귀찮아 배달음식으로 하루 삼시세끼를 에때우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고독을 이겨내며 남다른 인내심을 가지고 물건 하나를 만들기 위해 1년 심지어 몇년간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조선족 청년이 연변에 있다는 말을 듣게 되였다.

图片

첫 반응은 물론... 이거 가짜 아닐가? 이런 시대 진짜로 할 수 있을가 라는 의구심과 함께 내심 관심이 생기고 탄복이 절로 나왔다.

전통활 제작에 인생을 건 조선족 젊은 장인을 찾아

图片

우리가 만났던 그날의 첫 순간을 일기처럼 쓴다면 다음과 같다.

새싹이 움트는 봄날과는 거리가 멀고 꽃샘추위가 한창인...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근교의 한 외진 곳...

통통하게 살이 오른 닭들이 자유롭게 노닐고...

무섭게 생긴 게사니가 마당에 들어선 우리를 경계하듯 꽥꽥 소리를 질렀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로 희경조선족전통궁화살제작연구소(熙景朝鲜族传统弓箭制作研究所)였다.

图片

대가 끊겨 공백이나 다름없던 조선족전통활 제작기법을 80후 조선족 청년이 부활시켰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고 한걸음에 뛰여갔던 우리는 그곳의 순수하고 소박한 젊은이들과 여기저기 놓여진 이름모를 장비들을 보며 “제대로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전통활 하나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립니까?

희경조선족전통궁화살제작연구소의 소장인 김광빈 씨를 만나 처음 건넨 물음이 바로 이 물음이였다.

"1년 이상, 200여개 절차"가 그의 답이였다. 전통방식의  각궁(传统角弓) 제작은 놀랍게도 재료, 기예 모두 온도, 습도... 즉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한다.

图片

각궁을 만들려면 기본틀이 될 탄력이 좋은 대나무가 필요한데 여름의 대나무는 수분이 많아 구워 제작할 때면 내부구조가 파괴되여 각궁의 전체 질에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한다. 때문에 매년 늦가을부터 겨울에 각궁에 쓰일 대나무와 기타 목재를 수집한다. 또 활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민어부레(鳘鱼鳔)로 만든 접착제며 소힘줄 등도 계절 요구에 따라 준비해야 한다.

图片

1근에 수천원씩 하는 민어부레

또 기예로 볼 때 겨울에 채집한 대나무와 기타 목재는 여름에 가공해 그늘에 말리워야 한다. 절차마다 온도와 습도에 대한 요구가 까다로워 기후조건이 나쁜 해에는 좋은 전통활이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 장인의 주장이다.

그러다보니 연구소의 전통각궁 생산량은 해마다 40개~50개 밖에 되지 않는다.  

图片

전통활 제작기법은 어떻게 찾아왔는지?

전국 범위에서 보아도 전통궁을 만드는 장인은 열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희소하다. 료해에 따르면 연변에서는 전통각궁을 만드는 장인이 아직까지는 김광빈 씨 한 사람뿐이다.

우연히 궁에 관심을 가진 그는2010년 연변대학 체육학과에 진학해 궁도(弓道)를 전공하게 되였다. 우수한 성적으로 궁도부 팀장까지 맡았던 그에게는 국내외 활쏘기대회 출전 기회가 많이 주어졌다. 출전 때마다 국내 기타 지역 선수나 외국선수들은 자체의 전통기법에 따라 만든 활을 가지고 출전했지만 그는 조선족전통활을 구할 수 없어 항상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연변에 와서 각궁을 만드는 한국의 한 각궁장인을 알게 되였는데 그는 틈만 나면 찾아가 일손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웠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체계적으로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혼자힘으로 만들 수준은 아니였다.

그게 큰 아쉬움으로 남아 그는 2014년 졸업을 앞두고 체육교사라는 '철밥통'까지 포기하고 각궁 제작기예를 배우기 위해 무작정 출국을 선택했다. 비록 대학교 은사님의 추천으로 한 장인을 스승으로 모셨지만 예로부터 장인들은 제작기술을 쉽게 물려주지 않았던 터라 학도로 있으면서 갖은 고생을 다했다.

자그마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던 극히 엄격한 스승이 미울 때도 있었지만 그 가운데서 김광빈 씨는 제일 중요하고 필요한 제작기법들을 하나하나씩 익혀갔다.

학도생활이 거의 마감되여 갈 무렵 그의 섬세한 솜씨와 바른 인성이 마음에 들었던 장인은 그를 남겨두려 극구 애를 썼다. 그러나 김광빈 씨는 조선족전통활 제작기법을 복원하려는 꿈을 이룩하기 위해 모든 것을 접고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다.

단돈 몇천원으로 시작된 어려운 창업

외국에 가서 몇년 일하면 부자는 아니더라도 주머니는 넉넉해졌을 것이라는 주변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김광빈 씨는 단돈 몇천원을 들고 귀국했다. "외국에 나가 열심히 일하지 않았겠구나"라며 나무람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었다.  

사실 학도 생활은 힘들고 고달픈 경력이였다. 정신을 가다듬고 밤낮없이 지루하고 따분한 한가지 작업에 집중해야 하고 까다로운 스승의 핀잔을 귀따갑게 듣다보니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다. 어렵게 기예를 익히긴 했지만 그사이 직업병으로 젊은 나이에 요추, 경추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육체적인 아픔을 겪었다. 그리고 학도 신분이다보니 정상적인 월급을 받지 못했고 짬짬이 시간을 내 밖에서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야 했다.

图片

귀국한 뒤 그는 대량의 력사자료와 문헌, 그리고 기타 민족의 전통활 제작기법을 결부해 연구를 거듭하면서 조선족전통활 복구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실제 작업에 들어가려니 쉽지 않았다. 전문 제작장소가 있어야 하고 또 제작에 필요한 여러가지 재료와 설비들도 구입해야 했다. 전부 돈이 들어가야 할 부분이였다.

여기저기 지인에게서 돈을 빌리고 인터넷 플랫폼에서까지 대출을 받아 겨우 자그마한 공방을 차렸다. 하지만 어려움에는 끝이 없었다. 전통활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기예는 계절 영향이 커 활이 상품으로 나올려면 적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동안 수입이 없어 짬짬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고장난 활을 고쳐주며 푼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했다.

그렇게 밤낮없이 일을 하다보니 두 팔은 라사못 하나 틀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졌고 골극, 요근손상 등 경추, 요추에 문제들이 잇달아 생겼다. 할일이 태산같고 주문도 많은데 주변에는 도와줄 사람이 없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는 심지어 약을 살 돈마저 없을 정도로 단돈 몇원 때문에 고민했었습니다."

"포기하려 했지만 활을 만들 때 자신이 제일 행복하다는 생각 때문에 버텼습니다"

꿈도 꿈이지만 빚만 쌓여가고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그의 어머님만은 "우물을 파도 한 우물만 파라"고 타일렀다.

잠깐 쉬여가면서 생각해보니 그동안 비록 몸과 마음이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활을 만들 때가 제일 행복했었다.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그는 다시 공방 문을 열었다.

图片

图片

김광빈의 안해 왕천천

그 사이 그는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안해를 만났다. 안해 왕천천(王倩倩)은 산동에서 태여나 연변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무던하고 현명한 안해의 덕에 인생의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를 넘기게 되였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점차 결실로 이어졌다. 긴시간을 들여 만든 수제 전통각궁은 활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소수민족운동회 전통활경기에 이어 국내외 여러 전통활경기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그를 찾아 맞춤형 활을 주문 제작했다. 특히 놀라운 것은 미국, 카나다, 체스코 등 외국 선수들에게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图片

1년을 기다려 김광빈이 만든 활을 받았다는 이담문화원 최영화 원장

수작업으로 고전방식으로 만들어낸 전통각궁은 손맛부터 다르다는 것이 고객들의 일치한 평가였다. 또 매년 만들 수 있는 전통각궁이 제한되다 보니 1, 2년 심지어 3, 4년을 기다리는 고객들도 적지 않았다.

장인이란?

갖은 노력을 다해 조선족전통각궁의 제작기예를 되찾은 김광빈 씨는 '장인'에 대해 이렇게 해석했다.

"사실 하는 일이 다를 뿐이지 장인이란 그냥 자기 앞에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일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图片

은사 윤학주와 제자 풍곤과 함께 활을 제작하고 있는 김광빈

지금으로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옆사람들의 시선을 뒤로 하고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을 고집하며 그 일에 모든 정성을 쏟아붓는 그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찾고자 했던 장인의 모습이 아닐가 싶다. 물론 '성공'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극히 세속적인 '경제적인' 가치의 성공을 말한다. 그것이 아니라면 오늘날 김광빈 씨는 장인으로서  이미 성공한 인생이다.

지금까지 만들어낸 활 가운데서 가장 마음에 드는 활이 어떤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김광빈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직 마음에 드는 활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만들고나면 꼭 부족점이 보이고 더 좋은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여전히 성장단계입니다. 제자들이 앞으로 저에게 가장 마음에 드는 활을 만들어 선물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图片

중국국민당혁명위원회 흑룡강성 산하 문화6부 선전위원 등등(腾藤)과 함께 협력협의서 체결

과거에는 자신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또 그들이 자신의 기예를 높이 사주길 바랐다면 지금은 단지 건강을 유지하면서 계속 활을 만들어가고 또 날로 더 좋은 활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기대라고 한다.

잃었던 기예를 복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승은 더 중요해

자신의 손재주를 아껴 전수를 꺼리는 일부 장인들과 달리 김광빈 씨는 기예를 배우고 싶다는 사람만 나타나면 아주 기쁘게 받아들이며 무상으로 아낌없이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기술을 손수 가르치고 있다.

图片

제자 풍곤(冯坤) 무한생물공정학원 졸업생

图片

제자 정빈(郑斌) 퇴역군인

현재 희경조선족전통궁화살제작연구소에서 활제작 기술을 배우고 있는 제자 풍곤(冯坤)과 정빈(郑斌)은 김광빈 부부와 함께 생활한지도 1년이 넘었다. 평소 김광빈 씨는 제자들에게 활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활쏘기 기법도 배워주고 있다.

"아주 유머스럽고 편한 분입니다 우리는 평소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기술을 전수하며 돈은 한푼도 받지 않고 심지어 달마다 생활비까지 줍니다."

1년을 같은 공간에서 먹고자고 일해온 제자들은 스승을 유머스럽고 친구처럼 편한 분이라고 평가한다.

图片

"누구든지 전통활 제작을 배우려고 하면 저는 두손 들어 환영합니다. 언제든지 저희 공방에 와서 참관하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마지막으로 김광빈 장인이 우리에게 했던 이 말이 지금도 생생하다.

/중앙인민방송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97
  • 6월 6일 아침 8시가 넘자 목릉시조선족로인협회 회원들은 목릉시텔레비죤탑 부근에 있는 약속장소에 모여들었다. 9시가 되자 야외활동 첫순서 보배찾기를 시작했다. 동심으로 돌아간 회원들은 열심히 이곳저곳을 살펴 보배를 찾으면 환성을 지르며 상품을 받아갔다. 이어서 진행된 배드민턴채에 ...
  • 2024-06-11
  • 지난 6월 1일 일본조선족배드민턴교류협회는 설립 2주년을 맞이하면서 초급조, 중급조로 나누어 남녀혼합복식 경기를 조직했다. 협회 37명 회원이 참가한 가운데 치렬한 각축 끝에 초급조에서는 고월홍, 박성철이 금메달을 중급조에서는 문춘홍, 쇼쨩이 금메달을 획득했다.일찍 10여년전부터 도쿄에는 취미 생활로 배드민턴...
  • 2024-06-06
  •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수립하고 소수민족의 문화예술을 전승 고양하며 건국 75주년을 기쁘게 맞이하는 시점에서 목단강시 제1회 '림복궁'컵 전국조선족윷놀이 경기대회가 6월 1일과 2일 목단강시 중흥조선족촌에서 성대히 개최되였다. 이번 행사는 목단강시 문체광전관광국과 서안구인민정부에서 주최하고 목...
  • 2024-06-05
  • 6월 1일, 6.1아동절을 경축하고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고 연변청소년녀자배구운동의 보급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하에 '2024년 연변청소년클래식녀자배구경기'가 연변오아배구관에서 열렸다.이번 대회는 연변조선족자치주배구협회(이하 연변배구협회)에서 주최하고 연변청소년배구협회 주관, 다...
  • 2024-06-04
  • 백화가 만발하고 신록이 짙은 지난 5월 30일, 룡정시 동성중학교 74기 졸업생들은 룡정해란강호텔에서 졸업 5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동창모임을 가졌다.70여명 동기생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모임은 '우의, 평등, 화목'을 종지로 '절약, 신임, 만족'을 원칙으로 학창시절을 돌이켜보고 지나 온 50년 인생...
  • 2024-06-04
  • 정학철 신임회장으로 당선 최숙진 명예회장으로 추대 5월 31일 오전 10시, 할빈시조선족로년문화협회 제8차회원대표대회가 할빈시 금곡호텔 4층 연회청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흑룡강성과 할빈시의 조선족퇴직간부들인 리순보, 로범식, 한광천, 서학동, 리성일 등과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류상해사장, 할빈시조선...
  • 2024-05-31
  • 5월 26일 오전, 치치할시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중심인 중환(中环)광장에 자리잡은 조선족경영 류씨가족식당에서 조선족 각계 대표들과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속에 '치치할시 조선족문화활동센터' 현판식이 진행되였다.현판식활동센터관리위원회 부회장 김종련씨의 사회하에 부회장 리금숙이 치치할시 조선족문화활...
  • 2024-05-29
  •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 주최할빈시 조선족 각계 약 200명 참가지난 5월 25일, 할빈시 각계 조선족들이 태양도공원에서 '할빈의 여름 음악회를 즐겁게 맞이하고 동계아시안게임에 힘을 실어주자'라는 주제의 걷기 대회를 성대하게 가졌다. 이번 대회는 할빈시조선민족예술관이 주최하고 할빈시의 조선족 단위와 사회...
  • 2024-05-27
‹처음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