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김혁 독서칼럼]원숭이를 위한 헌사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5월7일 14시25분    조회:2271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고전《서유기》를 다시 읽다

어쩌구려 나는《서유기》를 십수년에 걸쳐 편단으로 접했다. 

맨처음으로는 소학시절 도문에 있는 외가집으로 놀러 갔다가 《백골정을 세번치다》라는 련환화로 《서유기》의 이야기를 접했다. 신출귀몰 손오공에 홀딱 빠져있는 나를 보고 외삼촌이 웃으며 손오공이 불경 취하러 가는 이야기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문에서 룡정으로 가는 길보다 더 먼 길이 이제 펼쳐 질 것”이라고 했다. 그 재미가 련환화 한권으로도 족한데 이제 더 긴 이야기가 펼쳐진다니! 나는 그만 온몸에 소름이 돋음을 느꼈다. 독서에 대한 욕구가 나의 작은 육신을 전률시켰던 첫 기억이였다. 

당시 척박했던 문화풍토에서 명작작마저도 완정본으로 읽을 수 없었다. 

그 다음으로는 경극영화로 접했고, 다음에는 동화편으로 접했다. 영화에서 요즘의 CG기술에는 비할 수 없으되, 어수룩하나마 온갖 요괴가 변신하고, 손오공이 구름을 타고 1만8천리를 날아예고, 휘두르는 여의금고봉이 귀 속에서 나와 삽시간에 커다란 곤봉으로 변하는 장면은 소년기의 나를《서유기》에 홀딱 환혹하게 했다. 

그후로 완정본을 읽게 된 것은 1980년대 중반,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조선말 본 3권으로 출간된 뒤였다. 

천년이 넘는 장구한 시간 동양세계를 매료시킨 판타지의 고전 《서유기》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오늘날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이다. 

당나라 승려 현장(당승)이 서역에 불경을 구하러 가는 력사적 사실을 토대로 한 소설은 저자거리의 이야기군들의 소재로 활용되였다가 명대에 들어 오승은에 의해 소설의 형태로 다시 태여났다. 서천으로 불경을 찾으러 길떠난 주인공들은 온갖 요괴들을 만나 싸우고 고난을 극복하면서 자아를 완성해가는 감동의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손오공 일행이 천축국으로 도착하기까지 요마와의 81난(难)을 거친다. 천상, 지하, 지하의 세계가 펼쳐지고, 수많은 신과 요마가 등장함으로써 신화적인 상상의 세계를 한껏 펼쳐 보이는 것이다. 

오승은의 천재적인 필봉에 의해 《서유기》에는 정말로 정채로운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이들의 성격 또한 판이한데 오공은 용맹하지만 외곬이고 저팔계는 탐욕스러우면서도 간계한 일면도 있고 사승은 충직하지만 약간 미련한 구석이 보이고 당승은 독실하고 진지하지만 우유부단한 무능력자로 그려진다. 

초동머리적에 재미로 접했던 《서유기》를 나이가 들어 다시 완독하며 주인공인 손오공이라는 원숭이에 대해 다시금 괄목(刮目)하게 되였다.

생명을 점지해준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돌에서 태여난 원숭이, 미후왕(美猴王)이라는 용모보다는 우미한 이름을 스스로 붙이고 그것도 모자라 ‘제천대성’(齐天大圣)이라는 아름찬 작위를 스스로 내리며 치기를 뽐내기도 한다.

근면이 결여한지라 수보리조사의 문하에서 쫓겨난 뒤에도 약간의 재주와 도술을 믿고 룡궁의 보배 여의봉을 빼앗는가 하면 하늘의 천도복숭아와 미주, 금단을 훔쳐먹는 등 온갖 란장판을 벌린다. 천지 높은줄을 모르고 석가여래와 맞장 뜨다가 ‘부처님 손바닥우의 손오공’이라는 천고의 속담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은 바위속에 갇혀버리는 형벌을 받게 되고만다. 치기와 속안으로 설쳐대다가 꼼짝 못하고 다시 본래 태여났던대로 돌이 되는 운명에 처하는 것이다. 

바위틈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고 500년이라는 몇겁의 시간을 지내다 드디여 당승을 만난다. 이로써 손오공은 그 운명의 전환점을 맞는다. 

당승은 자기 일생을 걸고 서역으로 가서 불경을 갖고와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마음을 안고 길을 떠났고 그 와중에 시종 선두에서 그의 안위를 보필한이는 손오공이였다. 

요괴들은 서천으로 구법의 길에 오른 이들의 허점만을 노려 파고든다. 당승의 자비심, 저팔계의 탐욕, 사승의 어리석음을 온갖 수단으로 건드린다. 공공연한 랍치와 협박, 부귀영화를 눈앞에서 흔들어대는 유혹, 살 떨리는 미인계 등등… 이러한 무차별 공격에 선두에서 대응한이가 바로 손오공이다. 

81난의 어려움에 당착한 오공, 하지만 손오공은 힘껏 변신술을 부리고 사납게 여의봉을 휘두르면서 악착배기 요괴들을 하나 둘 섬멸해간다.

여태껏 우리는 《서유기》를 단순한 신화소설로만 여기며 단지 온갖 기괴한 요괴와 마귀들이 등장하는 렵기적인 이야기로만 감상하는데 그쳤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손오공이라지만 결국 손오공이라는 원숭이에 대해서는 다 알지 못하고 있다. 

근년에 다시 이 소재를 리메이크한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보면 명작의 중후함을 내쳐버린채 단지 오락물에 치우치는 경향을 볼수 있다. 향향배우 주성치의 영화에서 당승은 아낙네 처럼 바가지를 긁어대는 우습강스러운 형상으로 나오며, 해외의 드라마에서는 지어 당승이 녀자로 변신해 나온다. 그렇게 ‘희화화’되여 나온 캐릭터들도 명작을 접하고 리해하는 요즘의 독자들이니, 어딘가 걱정스럽지 않을수 없다.

다시 보면 원작에서 당승 일행이 요괴를 물리치는 하나 하나의 장면은 사실 구도자를 시험하는 심마(心魔)를 물리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때로는 저돌적으로 보이는 오공이지만 취경의 의지와 우직함은 변함이 없다. 그는 자신의 노력으로 원숭이의 속태를 벗기 위해 싸우고 또 싸운다. 두려움과 고통과 힘듬을 직시하면서 말이다. 그는 스승과 팔계, 사승의 무정함과 몰리해에도 도망가지 않고 자기를 시험하는 81난을 스스로 한몸으로 받아가며 깨달음의 계기로 삼았다. 하기에 《서유기》는 한 원숭이의 성장기요, 깨달음의 지난한 과정을 보여주는 구법기(求法记)로 읽을수도 있다. 

요즘 판타지물의 흥행으로 《반지제왕》과 《해리포터》 등 해외의 판타지물을 읽는 열조가 일고 있지만 요즘의 독자들은 그 수천년전에 나온 동양 최고의 판타지 《서유기》에 대해서 그처럼 열성을 보이지 않는다.

오늘 다시 영화, 애니메이션, 3D물 등으로 한껏 리메이크 된 작품들을 새로워진 시안으로 들여다보니 《서유기》 그리고 그 당당한 주인공 손오공이 다시 보인다. 

재미에만 빠져 보았던 드라마의 주제곡도 다시 들으니 그렇게 진취적이고 호매로울수 없다.

그 립지적인 가사말을 음미하며 노래를 다시 불러 본다.  

길이 어데 있냐 감히 묻노니

길은 발 아래에 있다네... ...

/김혁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97
  • 2024년, 연길시 발전 언덕은 특별 사진 촬영으로 려행에 새로운 풍경을 추가했다. 발전 언덕의 인지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주변의 관광지원 시설을 늘여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 연길시정부는 광장, 전망대, 카페 등을 갖춘 4,900평방메터 면적에 석류홍 테마놀이공원을 건설할 계획이다. ...
  • 2024-05-14
  • 훈춘시내에서 70키로메터 정도 떨어진 방천촌에 들어서면 청기와와 하얀 벽이 잘 어우러지고 처마끝이 치켜들린 고풍스러운 조선족 전통 민가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촌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하얀 갈매기가 때로는 호수가를 선회하고 때로는 호수에서 먹이를 찾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빨간색 지붕의 정자, 오래된 ...
  • 2024-05-14
  • 회의 현장의 모습5월 10일, ‘가장 아름다운 가정’ 표창회가 연길에서 소집되였다. 20차 당대회 정신과 가정교육 가풍건설을 중시할 데 관한  습근평 총서기의 중요 론술을 깊이 있게 관철락착하고 새시대 가정문명 건설을 추진하며 사회주의 가정문명의 새로운 기풍을 고양하고 선진을 표창하며 본보기를 수립하...
  • 2024-05-13
  • 5월 11일, 2024 중국축구협회 회원협회 챔피언스리그(冠军联赛)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온 71개 구락부 축구팀들이 참가했다. 연변체육운동학교 축구구락부는 7월 2일에 료녕성 영구시 경기구로 가서 대구역전(大区赛)에 참가하면서 중국축구협회 회원협회 챔피언스리그 출전 려정의 시작을 뗀...
  • 2024-05-13
  • 5월 12일, 2024 시즌 중국녀자축구 슈퍼리그 제7라운드 경기에서 장춘대중탁월녀자축구팀(이하 장춘팀)은 연안에서 섬서지단녀자축구팀과 원정 경기를 치렀다. 최종 두 팀은 1대1 무승부를 거두었다.경기후, 장춘팀 조창굉 감독은 기자에게“이번 경기는 그다지 리상적이지 못했다. 팀의...
  • 2024-05-13
  • 장춘시 각 상가마다 쇼핑뿐 아닌 먹거리, 놀거리, 볼거리까지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며 고객들을 흡인하고 있다. 사진은 ‘어머니날’인 5월 12일, 장춘마천활력성(摩天活力城) 3층에서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인어공주 쇼’를 감상하고 있다. 예쁜 열대어가 있는 큰 수조에서 ‘인어공주’는 각종 고난도 동작으로 환...
  • 2024-05-13
  • 2024년, 연길시 발전언덕은 특별한 사진촬영목적지로 연변관광에 새로운 풍경을 더해주었다. 발전언덕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남과 더불어 주변 관광 부대시설의 증가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일찍 연길시정부는 이곳에 4900㎡의 부지에 광장, 전망대, 커피숍 등을 갖춘 연집석류홍테마공원을 만들기로 계획...
  • 2024-05-13
  • ‘창과 방패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운남 원정에 여러 변수가 존재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건 1대5라는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까지 무너지던 연변팀의 모습은 두 팀의 객관적 전력차를 인정하면서도 주관적 생각으로는 받아 들이기 힘들 수밖에 없다.연변룡정팀(이...
  • 2024-05-13
  • 우리 나라가 자주적으로 연구 개발한 차세대 고성능 24188표준 초대형 컨테이너 적재선이 5월 7일 시항했다. 이는 당전 시장상 컨테이너 적재량이 가장 큰 컨테이너 적재선인바 국가 첨단기술선박명록 제품 및 강소성 중대과학기술성과 전환 대상이기도 하다./ 신화사
  • 2024-05-13
  • 5월 12일 저녁 7시 30분에 운남성 옥계시 옥계고원체육운동중심체육장에서 시작된 2024중국축구갑급련맹경기 제10라운드 경기에서 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은 운남옥곤에 전반전 1꼴, 후반전 4꼴을 허락하면서 1:5 참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 연변팀은 12번 리아남을 문지기로, 5번 리달, 15번 서계조, 3번 왕붕으로 ...
  • 2024-05-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