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사람마다 한권의‘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19일 13시12분    조회:1798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조깅시 필자는 동네 작은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잠간 쉬였다 간다. 요즘 흰 운동복 차림의 로신사 한 분이 그 벤치를 차지해 버렸다. 며칠 련속 로신사가 매일 그 시간대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필자‘령토’의‘침범자’이다.

그래서 전보다 좀 일찍 나가‘령토’를 되찾으려고 했는데 로신사가 어느 시간대에 나왔는지 여유만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챙겨가지고 나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령토’를 빼앗긴 필자가 분수대 뒤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면서 로신사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물러가기를 기다리는데 헌 자전거를 끈 로숙자가 나타나 필자가 앉은 자리를 흘끔거린다.

잠깐 다리쉼이나 하는 줄 알고 한 쪽에 비켜서서 기다리던 로숙자가 필자가 음료수를 꺼내드니 낮은 계단 옆에 자리를 잡는다. 필자가 차지한 자리가 그 분의 고유한‘령토’인것 같다. 그 분이나 필자나 다‘령토 주권’을 빼앗긴 신세다.

필자는 로신사가 스스로 물러가길 바라고 있고 로숙자 역시 필자에게 자주 눈길을 준다. 로신사가‘철수’를 하지 않으니 필자는 남의‘령토’이지만 죽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로숙자는 체념하고 그늘을 지워주는 낮은 계단 벽에 바싹 붙어 앉아 빵 하나 꺼내 먹으면서 포켓 책을 꺼내든다.

로숙자가 책을 읽는 광경은 처음 본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로숙자의 모습은 대체로 고개를  떨구고 조는 모습이 아니면 멍한 시선으로 한 곳만 응시하는 모습이다.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며 책을 열심히 읽는 로숙자가 마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듯한 모습으로 안겨온다.  

로신사와 로숙자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폰을 뒤지는 것이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 필자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로신사가 읽고 있는 책과 로숙자가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로신사가 든 책 두께가 두툼하고 로숙자가 읽는 포켓 책도 두툼하다. 장편 글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글을 읽은 것 같다는 안해의 말이 귀전에 울린다. 언젠가 공항에서 탑승 대기 중인 일본 소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눈에 밟혀온다. 좌석은 어른들에게 양보하고 공항 대기실 바닥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다. 폰을 만지작거리는 애가 한 명도 없다.

필자에게도 하루에 명작으로 알려진 장편소설을 한 권씩 읽던 시절이 있었다. 못 보던 어휘나 잘 묘사된 대목을 적어 가면서 장편소설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자면 잠자는 시간을 엄청 줄여야 한다. 그렇게 읽은 명작이 작가가 될‘밑거름’으로 된 것이다.

지금은 나이가들어시력때문에 종이로 된 책은 될수록 외면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기 전에는 호주머니에 항상 포켓 책을 넣어가지고 다녔다. 짬만 나면 몇 줄이라도 읽었다. 지금은 그런 독서의 즐거움이 많이 줄었다.

‘사람마다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이 말을 더 승화시켜“우리 모두 살아 숨쉬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삶을 적은 책, 그런 책은 우주의 책”이라고 했다.

책이 되려면 책이 될 만한‘글’들이 담겨져야 하는데 그런‘글’을 담으려면 다른 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도리를 필자의‘령토’를 차지한 로신사와 필자에게‘주권’을 빼앗긴 로숙자가 보여주고 있다.

저 분들도 필경은 한 권의‘책’임이 분명한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책’일까? 또 궁금해진다.

/김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67
  • 변경관광과 다국관광 결합, 개발개방 수준 안정적으로 향상, 국제협력 공간 적극 확대올 들어 훈춘시는 변경관광과 다국관광을 결합하고 분산되여있던 자원을 통합하며 개발개방 수준을 안정적으로 제고시키고 국제협력 공간을 적극 확대하며 문화관광의 심층적인 융합을 끊임없이 다그치고 전역(全域) 관광 발전을 전력 추...
  • 2024-06-24
  • 6월 22일, 길림시조선족축구협회의 조직하에 길림시길초실내체육관에서 길림시조선족 축구 친선경기가 개최되였다.이는 지난주에 열린 길림시조선족배구시합에 이어 길림시조선족단오민속문화활동의 하나로 이번 축구 친선경기에는  길림시조선족축구협회팀, 길림시조선족중학교팀, 길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학부모팀, ...
  • 2024-06-24
  • 길림성상무청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 성의 투자유치에 1234개 자금조달항목이 있고 조달자금은 동기대비 32% 성장해 안정적인 성장추세를 유지하며 전 성 경제의 고품질발전에 유력한 버팀목을 제공했다고 전했다.성 상무청 투자유치종합조률처 처장인 손희민의 소개에 따르면 년초부터 성상무청은 ‘1주6쌍’ 고품질발...
  • 2024-06-24
  • 일전 개최된 중국국제대학생패션위크(时装周)는 중국방직공업련합회, 교육부 대학교 디자인학류 전공교수지도위원회가 지도하고 중국복장설계사협회, 중국복장협회, 중국방직복장교육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동북전력대학 예술학원이 주관했다.중국국제대학생패션위크에서 동북전력대학 특별발표회 계(启)를 주제로 계화장...
  • 2024-06-24
  • -조선족민속도예제작기예 주급무형문화유산 전승인 김영옥지난 18일 기자는 조선족민속도예제작기예 주급무형문화유산 전승인 김영옥 장인을 만나 그의 손끝에서 탄생되는 도예 작품들의 뒤이야기, 그리고 그가 작품들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흙을 찾아내고 반죽하고 조각하고 유약을 바르고...
  • 2024-06-24
  • 국제축구련맹이 20일에 2024년 6월 랭킹을 발표했다. 아시아 3위권 팀은 일본, 이란, 한국이다. 중국팀은 1267.51점으로 세계 88위, 아시아 13위에 올랐다.이와 함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제3차 조 추첨 포트(分档)가 확정됐다.상술한 랭킹에 따라 중국팀은 포트5(第五档)에 편성되여 27일 말레이시아에...
  • 2024-06-24
  • “마반산 높은 봉에 아침해 솟고, 뒤동산 깊은 숲에 뻐꾸기 우네....”도문시 장안진 마반촌로인협회 차은숙 회장과 연길로인뢰봉반 박철원 반장의 대창 <농민의 노래>로 막을 연 이색적인 행복나눔 활동이 표준화로 건설된 마반촌문구장에서 펼쳐졌다.6월 20일, 연길로인뢰봉반과 마반촌로인협회에서 <도시농촌 로...
  • 2024-06-23
  • 6월 19일 오후, 연길시로년대학 ‘7.1‘맞이음악회가 연길시 하남가두 활동중심에서 펼쳐졌다. 관현악합주, 독창, 바이올린과 플루트 2중주, 합창 등 다채로운 공연종목들이 잇따라 선보였는데 한시간 반에 걸친 공연은 다채로웠으며 현장 관중들에게 풍부하고 다채로운 시각적 향연을 선물했다.이번 공연은 연길시로년대학...
  • 2024-06-21
  • 지난해, 소비자 예모 등 9명은 유명가수 량정여(梁静茹)의 상해 콘서트 입장권을 699원, 999원, 1299원 등의 가격으로 구입했는데 구매한 표가 ‘기둥표’이다보니 공연 관람에 심각한 영향을 주자 최근 상해 모연예회사를 법원에 고소하여 ‘1배 환불, 3배 배상’을 청구했다.20일, 상해시 민항구인민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 2024-06-21
  • 현재, 안도현에는 도합 200여개 행정촌(사회구역)이 있는데 장기간 많은 농촌 도로와 골목에‘이름이 없는’ 현상이 존재하여 백성들의 도로 검색과 택배 물류에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대비해 안도현민정국은 올들어 현대화 향촌지명 관리봉사체계를 힘써 구축하고 ‘향촌작명행동’을 착실하게 전개했다.송강진...
  • 2024-06-2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