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사람마다 한권의‘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19일 13시12분    조회:351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조깅시 필자는 동네 작은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잠간 쉬였다 간다. 요즘 흰 운동복 차림의 로신사 한 분이 그 벤치를 차지해 버렸다. 며칠 련속 로신사가 매일 그 시간대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필자‘령토’의‘침범자’이다.

그래서 전보다 좀 일찍 나가‘령토’를 되찾으려고 했는데 로신사가 어느 시간대에 나왔는지 여유만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챙겨가지고 나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령토’를 빼앗긴 필자가 분수대 뒤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면서 로신사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물러가기를 기다리는데 헌 자전거를 끈 로숙자가 나타나 필자가 앉은 자리를 흘끔거린다.

잠깐 다리쉼이나 하는 줄 알고 한 쪽에 비켜서서 기다리던 로숙자가 필자가 음료수를 꺼내드니 낮은 계단 옆에 자리를 잡는다. 필자가 차지한 자리가 그 분의 고유한‘령토’인것 같다. 그 분이나 필자나 다‘령토 주권’을 빼앗긴 신세다.

필자는 로신사가 스스로 물러가길 바라고 있고 로숙자 역시 필자에게 자주 눈길을 준다. 로신사가‘철수’를 하지 않으니 필자는 남의‘령토’이지만 죽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로숙자는 체념하고 그늘을 지워주는 낮은 계단 벽에 바싹 붙어 앉아 빵 하나 꺼내 먹으면서 포켓 책을 꺼내든다.

로숙자가 책을 읽는 광경은 처음 본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로숙자의 모습은 대체로 고개를  떨구고 조는 모습이 아니면 멍한 시선으로 한 곳만 응시하는 모습이다.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며 책을 열심히 읽는 로숙자가 마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듯한 모습으로 안겨온다.  

로신사와 로숙자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폰을 뒤지는 것이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 필자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로신사가 읽고 있는 책과 로숙자가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로신사가 든 책 두께가 두툼하고 로숙자가 읽는 포켓 책도 두툼하다. 장편 글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글을 읽은 것 같다는 안해의 말이 귀전에 울린다. 언젠가 공항에서 탑승 대기 중인 일본 소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눈에 밟혀온다. 좌석은 어른들에게 양보하고 공항 대기실 바닥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다. 폰을 만지작거리는 애가 한 명도 없다.

필자에게도 하루에 명작으로 알려진 장편소설을 한 권씩 읽던 시절이 있었다. 못 보던 어휘나 잘 묘사된 대목을 적어 가면서 장편소설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자면 잠자는 시간을 엄청 줄여야 한다. 그렇게 읽은 명작이 작가가 될‘밑거름’으로 된 것이다.

지금은 나이가들어시력때문에 종이로 된 책은 될수록 외면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기 전에는 호주머니에 항상 포켓 책을 넣어가지고 다녔다. 짬만 나면 몇 줄이라도 읽었다. 지금은 그런 독서의 즐거움이 많이 줄었다.

‘사람마다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이 말을 더 승화시켜“우리 모두 살아 숨쉬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삶을 적은 책, 그런 책은 우주의 책”이라고 했다.

책이 되려면 책이 될 만한‘글’들이 담겨져야 하는데 그런‘글’을 담으려면 다른 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도리를 필자의‘령토’를 차지한 로신사와 필자에게‘주권’을 빼앗긴 로숙자가 보여주고 있다.

저 분들도 필경은 한 권의‘책’임이 분명한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책’일까? 또 궁금해진다.

/김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6월 24일 오전 9시, 제103번째 중국공산당 당창건 기념일을 맞아 연변조선족자치주지체장애자협회는 연길시 황관례식장에서 ‘7.1을 맞이하고 당의 은혜를 찬양하자’는 주제로 전 주 장애자 시랑송 문예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 형식을 통해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다지고 장애자들의 자강...
  • 2024-06-25
  • 작년에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澳洲蓝龙虾) 민물 양식에 성공한 매하구시 강대양진에서 6월은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 모종을 투입하는 황금기이다.최근, 매하구시 강대영진은 모종 4만 1,000마리를 투입하여 올해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타의 양식사업을 정식으로 가동했다.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의 학명은 붉은 집...
  • 2024-06-25
  • 6월 24일, 2023년 국가과학기술상이 북경에서 발표되였는데 총 250개 항목이 선정되였다. 그중 국가자연과학상 49개 가운데서 1등상이 1개, 2등상이 48개이고 국가기술발명상 62개 가운데서 1등상이 8개, 2등상이 54개이며 국가과학기술진보상 139개 가운데서 특별상이 3개이고 1등상이 16개이며 2등상이 120개이다.료해에 ...
  • 2024-06-25
  • 최근 연변룡정팀 외적선수 이보가 가족과 함께 대련축구청소년훈련기지를 방문한 소식이 온라인으로 전해지면서 이보가 대련영박팀으로 이적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란무하고 있다.이에 대해 연변룡정축구구락부 리광혁 총경리는 “이보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매체에 밝혔다. 이어 그는 “이보는...
  • 2024-06-25
  • 따스한 해살에 만물이 소생하고 희망과 생기에 넘치는 봄은 서서히 흘러간다. 열정과 약동으로 벅차는 싱그러운 풀내음에 짙어가는 푸른 여름이 산과 들에 찾아 왔다.계곡에서 쏟아져 내려 넓은 벌을 누비며 흐르는 물소리도 정다운 계절에 사람들은 여러가지 산나물 뜯기에 성수나 너도나도 산에 오른다. 오늘은...
  • 2024-06-25
  •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꽃은 매력이 있기에 인기를 끈다.꽃은 항상 웃는다.웃는 꽃을 보고 수심에 잠긴 우리의 얼굴도 금시 밝아진다.우리도 웃어야 한다.무조건 웃어야 한다.개미 만큼 웃겨도 코끼리 만큼 웃어야 한다. 웃는 얼굴이 아름답다. 웃는 인생이 락관이다. 락관적인 정신이 행복을 향수한다. ...
  • 2024-06-25
  • 나는 지금 구름을 감아쓰고깊숙히 머리숙여 가슴으로 바라본다창공우에 높이 솟은저 산이 춤추는 모습을춤추는 산이 휘뿌리는수천수만의 이슬방울을나는 붉은 봄을 이마에 얹고깊숙히 허리굽혀 바라 본다내앞에 다가온 저 랑자한 산비탈이그토록 나의 마음을 사로 잡고안개의 눈물로 도도리를 추는 것을나는 질질 끓는 여름...
  • 2024-06-25
  •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
  • 2024-06-25
  • 길림성교육고시원에 따르면 길림성의 2024년 일반대학입시 각 단계 학생모집 최저통제 점수선이 이미 확정되였다.본과 최저통제선1.일반류력사류: 최저 통제선 369점.력사류: 특수 류형 최저 통제선 479점.물리류: 최저 통...
  • 2024-06-25
  •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소식에 의하면 새 중국 창립 75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길림성문화관광청이 주최하는 2024 길림성광장무전시공연 및 전 성 무용대회 결승전에서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선발한 무용 〈고악소리축복〉이 대회 1등상을 수상하고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은 우수조직상을 수상하였다.6월 20일, 장춘시...
  • 2024-06-24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