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사람마다 한권의‘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19일 13시12분    조회:353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조깅시 필자는 동네 작은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잠간 쉬였다 간다. 요즘 흰 운동복 차림의 로신사 한 분이 그 벤치를 차지해 버렸다. 며칠 련속 로신사가 매일 그 시간대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필자‘령토’의‘침범자’이다.

그래서 전보다 좀 일찍 나가‘령토’를 되찾으려고 했는데 로신사가 어느 시간대에 나왔는지 여유만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챙겨가지고 나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령토’를 빼앗긴 필자가 분수대 뒤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면서 로신사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물러가기를 기다리는데 헌 자전거를 끈 로숙자가 나타나 필자가 앉은 자리를 흘끔거린다.

잠깐 다리쉼이나 하는 줄 알고 한 쪽에 비켜서서 기다리던 로숙자가 필자가 음료수를 꺼내드니 낮은 계단 옆에 자리를 잡는다. 필자가 차지한 자리가 그 분의 고유한‘령토’인것 같다. 그 분이나 필자나 다‘령토 주권’을 빼앗긴 신세다.

필자는 로신사가 스스로 물러가길 바라고 있고 로숙자 역시 필자에게 자주 눈길을 준다. 로신사가‘철수’를 하지 않으니 필자는 남의‘령토’이지만 죽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로숙자는 체념하고 그늘을 지워주는 낮은 계단 벽에 바싹 붙어 앉아 빵 하나 꺼내 먹으면서 포켓 책을 꺼내든다.

로숙자가 책을 읽는 광경은 처음 본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로숙자의 모습은 대체로 고개를  떨구고 조는 모습이 아니면 멍한 시선으로 한 곳만 응시하는 모습이다.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며 책을 열심히 읽는 로숙자가 마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듯한 모습으로 안겨온다.  

로신사와 로숙자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폰을 뒤지는 것이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 필자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로신사가 읽고 있는 책과 로숙자가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로신사가 든 책 두께가 두툼하고 로숙자가 읽는 포켓 책도 두툼하다. 장편 글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글을 읽은 것 같다는 안해의 말이 귀전에 울린다. 언젠가 공항에서 탑승 대기 중인 일본 소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눈에 밟혀온다. 좌석은 어른들에게 양보하고 공항 대기실 바닥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다. 폰을 만지작거리는 애가 한 명도 없다.

필자에게도 하루에 명작으로 알려진 장편소설을 한 권씩 읽던 시절이 있었다. 못 보던 어휘나 잘 묘사된 대목을 적어 가면서 장편소설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자면 잠자는 시간을 엄청 줄여야 한다. 그렇게 읽은 명작이 작가가 될‘밑거름’으로 된 것이다.

지금은 나이가들어시력때문에 종이로 된 책은 될수록 외면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기 전에는 호주머니에 항상 포켓 책을 넣어가지고 다녔다. 짬만 나면 몇 줄이라도 읽었다. 지금은 그런 독서의 즐거움이 많이 줄었다.

‘사람마다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이 말을 더 승화시켜“우리 모두 살아 숨쉬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삶을 적은 책, 그런 책은 우주의 책”이라고 했다.

책이 되려면 책이 될 만한‘글’들이 담겨져야 하는데 그런‘글’을 담으려면 다른 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도리를 필자의‘령토’를 차지한 로신사와 필자에게‘주권’을 빼앗긴 로숙자가 보여주고 있다.

저 분들도 필경은 한 권의‘책’임이 분명한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책’일까? 또 궁금해진다.

/김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중한 수교 30주년 맞이 제7회 재한중국조선족 민속문화 대축제가 9월 9일 한국 서울 여의도 한강 물빛공연장에서 개최되였다.   축제에는 재한조선족 예술단체 11개가 참석해 가요무대, 제기차기, 떡치기, 윷놀이, 널뛰기, 씨름 등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며 총 3부로 진행되였다. 9시에 시작된 행사 주최측에서는 우선...
  • 2022-09-16
  • 9월 14일, 연변조선족자치주정협회에서는 장백조선족자치현에 가치가 4만여원에 달하는 여러 가지 문사자료도서를 증정했다. 그들이 이번에 증정한 도서들로는 《중국조선족100년 력사자료》, 《중국조선족100년 실록》, 《중국조선족 통사》, 《20세기 중국조선족 문학력사자료 전집》, 《중국조선족 세시풍속 도해설명》,...
  • 2022-09-16
  •   연길시 철남의 철도연선 길가에 가보면 거의 매일이다싶이 나타나 부지런히 길가의 잡초를 제거하고 있는 한 로인을 보게 된다. 올해 76세인 조강산 로인은 이른 봄부터 길가에 나가 잡초를 제거했는데 과거 길 량켠이 잡초로 무성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듬어졌다. 조강산 로인은 원래 왕청현 태...
  • 2022-09-15
  • [20차당대회 맞이] 연변의  민족특색 제품 기업들 당과 정부 혜택으로 쾌속 성장세 새 면모를 거듭하는 연변의 70성상, 그 눈부신 발전과 함께 경쟁력을 갖춘 민족 특색 제품 역시 전국, 세계로 진출되면서 민족 기업들은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30년전 연길 서시장에서 자그마한 한복가게로 시작해 현재 한복...
  • 2022-09-14
  • 이번주 기온차 크고 아침저녁 비교적 쌀쌀, 감기 등 질병발생에 주의 15일부터 18일사이 길림성의 부분적 지역에 작은 비에서 중우(中雨)비소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주간 전성의 평균 강수량은  7.0밀리메터로 평년의 12.7밀리메터보다 약간 적다. 그 중에서 15일부터 16일사이 동부와 남부에 적은 비 혹은 소나...
  • 2022-09-14
  • 2022 “중국이야기 잘하기”창의전파콩클 길림분회장 공모전 공지 “중국이야기 잘하기”창의전파콩클은 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지도하는 중국의 량호한 국제적 형상을 수립하는 년도 공식 브랜드활동이다. 2022년콩클주제는 “분발하여 함께 미래를 향해 전진(踔厉奋进·共向未来)”이다. 길림분회장 콩클은 길림성인민정부 ...
  • 2022-09-13
  • 9월 13일, 길림성공안청에 따르면 추석 련휴에 전 성 공안기관은 고등급 근무를 가동하고 매일 1.2만명의 경찰이 일터를 지켜나서게 했으며 강력한 조치를 취해 안전우환 방제망을 촘촘히 짬으로써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련휴 기간 전 성의 사회대국이 지속적으로 안정되고 고속도로...
  • 2022-09-13
  •   연변주조선어문사업판공실 정봉숙(뒤줄 왼쪽 다섯번째) 주임과 장신사회구역 남려화(뒤줄 왼쪽 네번째) 서기 등 쌍방 관계자들과 ‘작은 소원’을 이룬 주민들. 9월 9일 오전, 연변조선족자치주조선어문사업판공실 주임 정봉숙, 당조 성원이며 부주임 허경숙, 정소림 등 일행 10명은 연길시 건공가두 장신...
  • 2022-09-13
  • 9월 12일 제1회 중국청소년축구리그(남자고중년령단 U17세조) 전국총결승 예선경기 결승전과 순위전 경기가 연길시 의란진 구룡촌에 위치한 연변조선족자치주시범성종합실천기지에서 결속되였다. 최광일 감독이 지휘하는 연변체육운동학교U17세팀은 5위/6위전 경기에서 3대2,로 장춘희도축구구락부팀을 이기고 최종 5위로 ...
  • 2022-09-13
  • “인터넷 병원이 너무 편리해요. 저는 매달 장춘에 있는 길림대학중일련합병원에 가서 재검사를 받는데 길에서 보내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사흘이나 걸렸어요. 이제는 휴대폰으로 진찰을 받을 수 있고 약도 집으로 배달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백성시에 거주하는 갑상선환자 장녀사는 주변의 친척과 친구들도 인터넷 병원...
  • 2022-09-1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