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사람마다 한권의‘책’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19일 13시12분    조회:178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조깅시 필자는 동네 작은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잠간 쉬였다 간다. 요즘 흰 운동복 차림의 로신사 한 분이 그 벤치를 차지해 버렸다. 며칠 련속 로신사가 매일 그 시간대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필자‘령토’의‘침범자’이다.

그래서 전보다 좀 일찍 나가‘령토’를 되찾으려고 했는데 로신사가 어느 시간대에 나왔는지 여유만만하게 책장을 넘기면서 챙겨가지고 나온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령토’를 빼앗긴 필자가 분수대 뒤에 있는 돌의자에 앉아 다리쉼을 하면서 로신사가 아침식사를 끝내고 물러가기를 기다리는데 헌 자전거를 끈 로숙자가 나타나 필자가 앉은 자리를 흘끔거린다.

잠깐 다리쉼이나 하는 줄 알고 한 쪽에 비켜서서 기다리던 로숙자가 필자가 음료수를 꺼내드니 낮은 계단 옆에 자리를 잡는다. 필자가 차지한 자리가 그 분의 고유한‘령토’인것 같다. 그 분이나 필자나 다‘령토 주권’을 빼앗긴 신세다.

필자는 로신사가 스스로 물러가길 바라고 있고 로숙자 역시 필자에게 자주 눈길을 준다. 로신사가‘철수’를 하지 않으니 필자는 남의‘령토’이지만 죽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다. 로숙자는 체념하고 그늘을 지워주는 낮은 계단 벽에 바싹 붙어 앉아 빵 하나 꺼내 먹으면서 포켓 책을 꺼내든다.

로숙자가 책을 읽는 광경은 처음 본다. 필자의 눈에 들어온 로숙자의 모습은 대체로 고개를  떨구고 조는 모습이 아니면 멍한 시선으로 한 곳만 응시하는 모습이다.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우며 책을 열심히 읽는 로숙자가 마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듯한 모습으로 안겨온다.  

로신사와 로숙자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데 폰을 뒤지는 것이 별로 좋은 모습이 아닐까 싶어 필자는 폰을 호주머니에 넣어 버렸다. 로신사가 읽고 있는 책과 로숙자가 읽고 있는 책이 무슨 책인지 궁금하다. 로신사가 든 책 두께가 두툼하고 로숙자가 읽는 포켓 책도 두툼하다. 장편 글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글을 읽은 것 같다는 안해의 말이 귀전에 울린다. 언젠가 공항에서 탑승 대기 중인 일본 소학생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 눈에 밟혀온다. 좌석은 어른들에게 양보하고 공항 대기실 바닥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다. 폰을 만지작거리는 애가 한 명도 없다.

필자에게도 하루에 명작으로 알려진 장편소설을 한 권씩 읽던 시절이 있었다. 못 보던 어휘나 잘 묘사된 대목을 적어 가면서 장편소설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자면 잠자는 시간을 엄청 줄여야 한다. 그렇게 읽은 명작이 작가가 될‘밑거름’으로 된 것이다.

지금은 나이가들어시력때문에 종이로 된 책은 될수록 외면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기 전에는 호주머니에 항상 포켓 책을 넣어가지고 다녔다. 짬만 나면 몇 줄이라도 읽었다. 지금은 그런 독서의 즐거움이 많이 줄었다.

‘사람마다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 이 말을 더 승화시켜“우리 모두 살아 숨쉬는,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삶을 적은 책, 그런 책은 우주의 책”이라고 했다.

책이 되려면 책이 될 만한‘글’들이 담겨져야 하는데 그런‘글’을 담으려면 다른 분들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는 도리를 필자의‘령토’를 차지한 로신사와 필자에게‘주권’을 빼앗긴 로숙자가 보여주고 있다.

저 분들도 필경은 한 권의‘책’임이 분명한데 어떤 내용이 들어있는‘책’일까? 또 궁금해진다.

/김훈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67
  •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의 날 '9.3’명절 치고 씨름경기가 없는 명절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만큼 우리 조선족 인민들은 씨름경기를 즐긴다. 그 즐거움 속에는 긴장과 탄성과 함성이 있고 춤노래도 북장단도 함께 어우러지며 환락의 도가니로 들끓는다.올 ‘9.3’명절에도 연변조선족자치주 제12회 민족식 씨름경기가 중...
  • 2024-09-06
  • 장백조선족자치현정협위원회의 주최로 마련된 ‘변강장백 홍색혈맥’도서출간식이 9월 3일 오전 현정협 2층 회의실에서 펼쳐졌다.제막식현정협에서 편집출간한 내부자료 ‘변강장백 홍색혈맥’도서는 장백현정협위원회가 현당위의 요구에 따라 ‘혁명전통교양과 애국주의교양, 청소년 사상도덕교양을 강화하고 홍색기인전통...
  • 2024-09-06
  • 지난 9월 2일에 개막된 중국체육복권 2024년 '중로친선컵' 국제초청경기 및 전국중로년축구경기가 4일간의 경기일정을 마무리하고 9월 6일 오전에 훈춘시에서 결속되였다.이번 경기는 축구발전을 촉진하고 국제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며 축구운동의 발전과 보급을 제고하고 국제축구운동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
  • 2024-09-06
  • 연변룡정팀과 석가장공부팀간의 경기 한 장면.연변룡정팀(이하 연변팀)은 9월 8일 19:00시에 연길시전민건강중심체육장에서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대련영박팀(이하 대련팀)과 2024갑급리그 제22라운드 경기를 치르게 된다. 손자병법에는 “남을 알고 자기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이 있다. 지난 원...
  • 2024-09-06
  • 법치의 힘으로 전 성 자선사업의 고품질 발전 호위9월 5일, 9번째 '중화자선의 날'을 맞으며 《길림성자선조례》(이하 《조례》로 략칭)가 정식으로 시행되였다. 성정부 보도판공실은 기자회견을 소집하고 성인대상무위원회 법제사업위원회, 성민정청의 관련 책임자를 초청하여 《조례》 관련 상황을 해독하고 기자...
  • 2024-09-06
  • 9월 3일 19시 50분, 892명의 관광객을 태운 Y404/1차 관광전용렬차가 장춘역에서 천천히 빠져나가며 즐거운  신강행을 시작했다.관광객들의 안전하고 순조로운 출행을 보장하기 위해 장춘역은  전문일군을 배치하여 단체 관광객들에게 전문 안전검사 통로, 전문 대기 구역과 전문일군 안내 등 전반 과정...
  • 2024-09-06
  • 9월 4일, 동북항일련군 혁명문물사업회의가 반석시에서 소집되였다. 문화관광부 부부장이며 국가문물국 국장인 리군이 회의에 참석하여 연설하고 부성장 양안제가 회의에 참석하여 축사를 했다.회의는 마음과 힘을 다해 항일련군 문물을 잘 보호하고 관리하고 리용하며 항일련군정신을 잘 해석하고 고양하며 전승하는 것은 ...
  • 2024-09-06
  • 사람마다 아름다움에 대한 추구가 있다. 때론 미발소에서 헤어스타일을 바꾸려 하다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있다. 최근 연길시인민법원은 망친 헤어스타일로 인한 분쟁사건을 처리했다.고객은 망친 헤어스타일로 인한 미발소와의 분쟁, 미발사에게 5만여원의 배상을 요구했다.2023년 7월, 림모(가명)는 미발소에서 ...
  • 2024-09-06
  • 최근, 광동성 주해시 향주구인민법원은 진모가 하루 근무하고 해고당한 후에 회사에 경제보상금 3,600원을 청구한 사건을 공포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지지할가?1일 직원 ‘체험카드’진모는 한 식당에 ‘식당 주방장’으로 취직했고 쌍방은 근무시간은 ‘8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점심 휴식시간이 2시간이며 ...
  • 2024-09-06
  • 8월 31일, 모태주 6병을 두 다리에 감싸고 입국하던 한 녀성이 광동성 주해시 공북(拱北)세관 소속 갑구(闸口)세관에 의해 현장에서 압수당했다. 당일 19시경, 공북통상구 관광검사대청의 세관 ‘무신고 통로’를 통해 검은색의 긴 치마를 입은 향항 녀성 송모가 입경했다. 현장에서 사업일군은 그의 걸음걸이가 ...
  • 2024-09-05
‹처음  이전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