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예 선수반을 잘 이끌어 국내외 경기에 꾸준히 참가, 우리 지역 태권도 브랜드화 이룰 터…"
“관장님, 안녕하십니까!”
18일 오후 5시, 씩씩한 인사가 먼저 들려오고 곧 13살 남학생이 실로암태권도관에 활기찬 모습을 드러냈다. 일주일에 3차씩 태권도 훈련을 견지하는 리모, 처음 올 때만 해도 키가 120센치메터 정도에 불과하던 꼬마가 어느새 잔뼈가 굵어진 소학교 6학년생이 되였다.
복지원에서 자란 리모와 실로암태권도관 고룡산(44세) 관장의 인연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실로암태권도관에서는 2000년부터 여러 복지기구와 손잡고 태권도 또는 체육에 흥취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모집해 무료로 태권도를 배워줬다. 그렇게 꼬박 20여년을 견지, 일부 학생들은 이젠 어엿한 사회인이 되였고 지금도 고룡산 관장과 련락을 유지하고 있다.
고관장은 청력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배워줄 때가 가장 인상이 깊었다고 회고했다.
“구령소리를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였지만 저의 입모양을 보고 반응을 했습니다. 뒤돌아서거나 허리를 굽혀서 사범의 입모양을 보지 못할 때에는 발을 굴러서 구령을 맞췄는데 너무 잘 따라줘서 전률을 느꼈습니다.”
고룡산은 실로암태권도관의 제1기 학생이였다. 1999년부터 다닌 도관을 나중에는 태권도 사범의 신분으로 다녔고 2019년부터는 관장이 되여 지금까지 꾸준히 운명을 함께 해왔다.
그가 관장을 맡은 5년 사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기도 했었다. 코로나기간 고룡산 관장에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휴관이 아니라 그 사이 운동부족으로 인해 체중이 불어난 학생들이였다. 체중이 불어나니 운동이 버거워지고 쉽게 운동을 포기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한다.
“태권도는 신체의 단련과 더불어 정의감, 강인함, 겸손함과 결단력 등 정신적 수련도 병행합니다.”
고룡산 관장은 늘 학생들에게 례의, 인내와 백절불굴의 정신을 갖추도록 강조하며 학생들이 훈련을 통해 태권도의 기술 발전은 물론 학업과 생활에서도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도록 이끌고 있다.
“올해는 태권도관이 25돐을 맞는 해입니다. 뭔가 의미 있는 일을 기획하다가 사회에 재능기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룡산 관장은 원래의 취미반 운영도 계속하는 한편 올 여름방학부터 태권도 선수반 30명을 따로 모집해 무료로 배워줄 계획이다. 태권도를 배우고 싶지만 경제적인 원인으로 꿈을 접은 학생들, 또는 나중에 태권도거나 스포츠 쪽으로 발전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모두 참여 가능하다.
“선수반은 무료지만 빠른 시간내에 빠른 실력향상을 위해서 철같은 규률을 내세울 것입니다. 실력은 훈련시간과 정비례하니까요.”
고룡산 관장은 정예 선수반을 잘 이끌어 국내외 경기에 꾸준히 참가하면서 우리 지역의 태권도 브랜드화를 이루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그는 “현재 태권도는 변형을 거듭하며 상품화, 취미화가 되였는데 이는 태권도의 활성화 및 발전을 자극하는 좋은 현상”이라고 긍정했다.
“다만 우리 지역 태권도의 브랜드화를 이루기 위해서 저희 실로암태권도관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태권도를 견지해나갈 것”이라 밝히면서 함께 할 태권둥이들이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지원해줄 것을 약속했다.
글·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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