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참새와 구제비의 싸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5일 11시42분    조회:172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고 누가 차지하는가 하는 자리싸움이였다.

알고 보니 구제비가 겨울나이를 하려고 남방으로 간사이 참새가 구제비 둥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봄이 되자 구제비가 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기 집에 웬 불청객이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지 않는가, 구제비가 불청객에게 나가라는 경고를 하였건만 불청객은 모르는척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둥지를 놓고 집주인과 불청객이 대판 싸움을 벌였던 것이였다.

싸우고 있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기억에 의하면 구제비와 참새는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새들이였다. 구제비는 높은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살고 참새는 초가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제비는 환히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참새는 외딴집이거나 으슥한 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았다.

구제비는 흙에다 부착제를 발라 둥굴고 길죽하게 집을 짓고 사는데 그 집속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웠다. 새끼들이 태여나면 아비새와 어미새가 번갈아 가며 새끼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먹여 주었다. 부모들의 살틀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참새둥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수 없다. 굴속에서 자란 새끼들의 굴어귀에서 짹짹거릴 때에야 참새 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었다.

구제비는 한번 만든 둥지를 여러해 계속해서 쓴다. 겨울에는 남방으로 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낡은 둥지를 수건하여 다시 쓴다. 참새는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다. 매서운 겨울밤이면 참새들은 처마 밑이거나 굴어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구제비 고기는 먹어 본적이 없지만 참새고기는 많이 먹어보았다. 하도 참새고기가 맛있어 ‘소고기 열점이라도 참새고기 한점과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소년시절 나는 친구들과 같이 참새잡이를 한적이 있었다. 겨울철 캄캄한 밤이면 손전등과 그물을 가지고 참새잡이를 하였다. 참새가 있을만한 곳에 가서 손전등으로 살살 비추다 보면 눈이 말똥말똥 숨어있는 참새를 보게 된다. 참새가 강한 불빛을 보고 어리둥절해 할때 그물로 참새 앞을 가리면 참새는 꼼짝 못하고 잡히였다.  여름철에 참새새끼를 잡으려고 참새 굴속에 손을 넣으려다가 흉측한 뱀을 발견하고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구제비는 어디로 가나 혼자 다니지 않고 짝을 무어 다닌다. 한가할 때면 빨래줄이거나 전기줄에 쌍쌍이 앉아 지지배배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이 참 재미있게 보였다. 대신 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구제비처럼 짝을 무어 다니지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좋은 세월은 빨리도 흘러 도시와 농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에는 신형의 아빠트 단지들이 줄줄이 일떠섰고 농촌은 넓은 터전에 산뜻한 벽돌집으로 건설되였다. 도시와 농촌의 거주시설의 변화로 세세대대 사람과 공존하여 살던 구제비와 참새들이 둥지를 잃었다. 다행히 구제비는 새로 건설된 집 처마밑에 새로운 둥지를 만들수 있지만 참새는 구제비처럼 흙으로 둥지를 만들수도 없고 다른 새들처럼 나무에다 둥지를 만드는 재간이 없었다. 할수 없이 다른 새들이 버리고 간 둥지거나 층집의 으슥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살고있다.  

나는 수십년간 도시생활에 물젖다보니 이제는 지난날 농촌에서 생활하였던 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나왔다. 농촌에 살때 자주 보아왔던 구제비와 참새에 대해서도 먼 이야기처럼 여겨 왔다.  

오늘 우연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친절감이 들기까지 한다.

둥지싸움을 하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새들처럼 제집 장만을 위해 로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냐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최상운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597
  • 올해 6월은 23번째 전국 ‘안전생산의 달’로서 주제는 ‘모두가 안전을 말하고 모두가 응급조치 할 줄 알며 생명통로를 원활히 하자’이다. 연길시민정국은 6월초부터 관련 사업일군들을 파견하여 연길시의 여러 양로기구들에 대해 전면적이고 깊이있는 안전검사를 하여 양로기구 로인들의 생명안전과 신체건강을 보장했다...
  • 2024-06-26
  • 일전, 영길현조선족민속동호회의 35명 회원들은 한우선 회장의 인솔하에 아름다운 구전진 성북삼림공원에서 즐거운 여름나들이를 조직했다.구전진 성북삼림공원은 2008년에 영길현정부에서 건설하였다. 공원의  계단을 따라 산으로 올라가다보면 울창한 수림속에서 신선한 공기가 등산객들을 반긴다.산중턱에는 1,000평...
  • 2024-06-26
  • 최근, 안맹재산보험(安盟财产保险)유한회사 연변중심지사는 연길시 건공가두 연춘사회구역에서 ‘돈주머니를 지키고 행복한 가정을 수호하자’는 주제로 일련의 선전활동을 전개했다.불법모금이란 단위 또는 개인이 법정절차에 따라 관련 부문의 비준을 거치지 않고 주식, 채권, 복권, 투자기금증권 또는 기타 채권증빙을 발...
  • 2024-06-26
  • '연길 록화 미화’ 행동에 땀동이를 쏟고 있는 사업일군들최근, 연길시 건공가두당위는 도시의 정밀화 관리를 효률적으로 추진하고 '연길 록화 미화’ 건설성과를 한층 더 공고히 하며 깨끗하고 아름답운 환경을 조성하고저 가두와 사회구역 사업일군들을 조직해 '연길 록화 미화’환경미화 행사를 벌...
  • 2024-06-26
  • 〈전국 현역관광 발전 연구보고 2024〉 및 〈2024년 전국 현역관광 종합실력 100강 현〉, 〈2024년 전국 현역관광 발전잠재력 100대(百家) 현〉 명단이 최근 북경에서 발표된 가운데 연변주의 연길시가 2024년 전국 현역관광 종합실력 100강 현 95위에, 돈화시가 전국 현역관광 발전잠재력 100대 현 88위를 차지했다.이 보고...
  • 2024-06-25
  • ‘납채(彩礼)'는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혼례풍습으로 두 가정의 축복과 기대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애정이나 혼인의 초심이 어긋날 경우, 납채는 가정불화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최근 몇년 동안, 각지에는 납채분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전, 연길시인민법원 조양천법정은 조정의 방식으로 혼인재산분쟁사...
  • 2024-06-25
  • 최근, 룡정시는 시민들에게 더욱 깨끗하고 아름답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발전의 새로운 면모를 충분히 과시하기 위해  거룡우호공원의 개조승격공사를 가동하여 도시공원이 새로운 자태를 발산하도록 했다.알아본 데 따르면 1997년에 건설한 거룡우호공원은 룡정시중의병원 앞에 위치해 있...
  • 2024-06-25
  • 6월 24일 오전 9시, 제103번째 중국공산당 당창건 기념일을 맞아 연변조선족자치주지체장애자협회는 연길시 황관례식장에서 ‘7.1을 맞이하고 당의 은혜를 찬양하자’는 주제로 전 주 장애자 시랑송 문예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 형식을 통해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다지고 장애자들의 자강...
  • 2024-06-25
  • 작년에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澳洲蓝龙虾) 민물 양식에 성공한 매하구시 강대양진에서 6월은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 모종을 투입하는 황금기이다.최근, 매하구시 강대영진은 모종 4만 1,000마리를 투입하여 올해 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타의 양식사업을 정식으로 가동했다.오스트랄리아 블루 랍스터의 학명은 붉은 집...
  • 2024-06-25
  • 6월 24일, 2023년 국가과학기술상이 북경에서 발표되였는데 총 250개 항목이 선정되였다. 그중 국가자연과학상 49개 가운데서 1등상이 1개, 2등상이 48개이고 국가기술발명상 62개 가운데서 1등상이 8개, 2등상이 54개이며 국가과학기술진보상 139개 가운데서 특별상이 3개이고 1등상이 16개이며 2등상이 120개이다.료해에 ...
  • 2024-06-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