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참새와 구제비의 싸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5일 11시42분    조회:173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고 누가 차지하는가 하는 자리싸움이였다.

알고 보니 구제비가 겨울나이를 하려고 남방으로 간사이 참새가 구제비 둥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봄이 되자 구제비가 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기 집에 웬 불청객이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지 않는가, 구제비가 불청객에게 나가라는 경고를 하였건만 불청객은 모르는척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둥지를 놓고 집주인과 불청객이 대판 싸움을 벌였던 것이였다.

싸우고 있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기억에 의하면 구제비와 참새는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새들이였다. 구제비는 높은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살고 참새는 초가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제비는 환히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참새는 외딴집이거나 으슥한 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았다.

구제비는 흙에다 부착제를 발라 둥굴고 길죽하게 집을 짓고 사는데 그 집속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웠다. 새끼들이 태여나면 아비새와 어미새가 번갈아 가며 새끼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먹여 주었다. 부모들의 살틀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참새둥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수 없다. 굴속에서 자란 새끼들의 굴어귀에서 짹짹거릴 때에야 참새 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었다.

구제비는 한번 만든 둥지를 여러해 계속해서 쓴다. 겨울에는 남방으로 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낡은 둥지를 수건하여 다시 쓴다. 참새는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다. 매서운 겨울밤이면 참새들은 처마 밑이거나 굴어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구제비 고기는 먹어 본적이 없지만 참새고기는 많이 먹어보았다. 하도 참새고기가 맛있어 ‘소고기 열점이라도 참새고기 한점과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소년시절 나는 친구들과 같이 참새잡이를 한적이 있었다. 겨울철 캄캄한 밤이면 손전등과 그물을 가지고 참새잡이를 하였다. 참새가 있을만한 곳에 가서 손전등으로 살살 비추다 보면 눈이 말똥말똥 숨어있는 참새를 보게 된다. 참새가 강한 불빛을 보고 어리둥절해 할때 그물로 참새 앞을 가리면 참새는 꼼짝 못하고 잡히였다.  여름철에 참새새끼를 잡으려고 참새 굴속에 손을 넣으려다가 흉측한 뱀을 발견하고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구제비는 어디로 가나 혼자 다니지 않고 짝을 무어 다닌다. 한가할 때면 빨래줄이거나 전기줄에 쌍쌍이 앉아 지지배배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이 참 재미있게 보였다. 대신 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구제비처럼 짝을 무어 다니지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좋은 세월은 빨리도 흘러 도시와 농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에는 신형의 아빠트 단지들이 줄줄이 일떠섰고 농촌은 넓은 터전에 산뜻한 벽돌집으로 건설되였다. 도시와 농촌의 거주시설의 변화로 세세대대 사람과 공존하여 살던 구제비와 참새들이 둥지를 잃었다. 다행히 구제비는 새로 건설된 집 처마밑에 새로운 둥지를 만들수 있지만 참새는 구제비처럼 흙으로 둥지를 만들수도 없고 다른 새들처럼 나무에다 둥지를 만드는 재간이 없었다. 할수 없이 다른 새들이 버리고 간 둥지거나 층집의 으슥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살고있다.  

나는 수십년간 도시생활에 물젖다보니 이제는 지난날 농촌에서 생활하였던 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나왔다. 농촌에 살때 자주 보아왔던 구제비와 참새에 대해서도 먼 이야기처럼 여겨 왔다.  

오늘 우연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친절감이 들기까지 한다.

둥지싸움을 하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새들처럼 제집 장만을 위해 로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냐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최상운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597
  • 상무부는 17일 〈유럽동맹산 돼지고기와 돼지부산물에 대한 반덤핑(反倾销) 립건조사 공고〉를 발표했다.공고에 따르면 중화인민공화국 상무부(이하 상무부로 략칭)는 2024년 6월 6일 국내 돼지고기와 돼지부산물 산업을 대표해 중국목축업협회(이하 신청인으로 략칭)가 공식 제출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했다.신청인은 ...
  • 2024-06-19
  • 보도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대만해협 상황에 대해 막말을 하고 동해와 남해, 향항, 신강, 서장 등 관련 문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았으며 이른바 중국의 ‘과잉생산’을 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대변인 림검은 17일 정례 기자회견서 G7 정상회의 공보는 또다시 중국 관련 의...
  • 2024-06-19
  •  6월 18일, 서울에서 회의에 참석한 귀빈들이 분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화넷중일한 3국협력사무국(TCS)이 주최한 2024 중일한 협력 국제포럼이 18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제9차 중일한 지도자회의가 개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행사다. ‘협력의 제도화와 교류 증진을 통해 더 밝은 미래로’를 ...
  • 2024-06-19
  • 연길조양천국제공항  외부 모습6월 14일, CAPSE(민항 려객봉사 평정 기구)가 주최하고 항주공항이 협조한 2024 CAPSE 년간 정상회의가 항주에서 개최되였다. 회의에서 제10기 CAPSE 항공봉사 순위를 공개한 가운데 연길조양천국제공항(이하 연길공항)이 2023년도 최우수 공항 (려객 운송량 100만—200만급)으로 선정되...
  • 2024-06-18
  • 장춘시록원구조선족소학교 길림성 ‘활력 운동장’ 건설 학교로장춘시록원구조선족소학교가 일전 2024년 길림성 중소학교 ‘활력 운동장’ 건설 학교로 지정되여 주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중공중앙 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청의 〈새시대 학교 체육사업을 전면적으로 강화하고 개진할 데 관한 의견〉 정신을 전면적...
  • 2024-06-18
  • 6월 15일, 연변대학 경영자과정 학우회와 연변대학 혁신경영자 애심협회 당지부는 7.1 당의 생일을 맞이하여 연길시 신흥가두 민부사회구역의 빈곤 로당원 리길자를 위문하고 위문품과 위문금을 전달했다. 연변대학 경영자과정 학우회와 연변대학 혁신경영자애심협회 당지부의 15명 당원들은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 2024-06-18
  • 장춘시사기방지쎈터 경찰은 항공권 환불 변경 사기를 당한 로인을 위해 38여만원에 달하는 지급을 중지시키고 손실을 미연에 방지해주었다.“우리 가족의 큰 경제적 손실을 만회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최근, 시민 장씨는 장춘시사기방지쎈터에 감사기를 직접 전달하면서 경찰들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
  • 2024-06-18
  • 6월 17일, 안도현당위 선전부에 따르면 안도현 신합향 길방자촌에 위치한 ‘중국건강 좋은 향촌 대상’—장백산약선식당의 건물 주체공사가 곧 완공되는데 이는 향촌 다기능 재택 약선식당이 곧 운영에 투입됨을 상징한다.식당+양로, 민생실사 실제에 락착 식당은 ‘애심식당’의 역할을 충분히 발휘하여 주변 200여명...
  • 2024-06-18
  • 최근 장영세기성의 ‘산해기묘밤’(山海奇妙夜) 행사가 열리면서 환상적인 여름 밤의 문화 향연을 체험하기 위한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주최측은 조명쇼 구역에 전통 문화와 현대 과학 기술을 완벽하게 융합,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구미호 등 <산해경> 중의 신화 역을 볼 수 있는데 보는 이들을 살아난 듯 옛...
  • 2024-06-18
  • 16일 출판된 제12기 《구시》잡지는 중공중앙 총서기이며 국가주석이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인 습근평의 중요문장 〈우리 나라 고품질 발전의 새 국면 열어가자〉를 발표했다. 이는 습근평 총서기가 2017년 10월부터 2024년 3월까지의 관련 중요론술을 발취한 것이다.문장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새시대 우리 나라 경제발...
  • 2024-06-18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