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참새와 구제비의 싸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5일 11시42분    조회:177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고 누가 차지하는가 하는 자리싸움이였다.

알고 보니 구제비가 겨울나이를 하려고 남방으로 간사이 참새가 구제비 둥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봄이 되자 구제비가 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기 집에 웬 불청객이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지 않는가, 구제비가 불청객에게 나가라는 경고를 하였건만 불청객은 모르는척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둥지를 놓고 집주인과 불청객이 대판 싸움을 벌였던 것이였다.

싸우고 있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기억에 의하면 구제비와 참새는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새들이였다. 구제비는 높은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살고 참새는 초가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제비는 환히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참새는 외딴집이거나 으슥한 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았다.

구제비는 흙에다 부착제를 발라 둥굴고 길죽하게 집을 짓고 사는데 그 집속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웠다. 새끼들이 태여나면 아비새와 어미새가 번갈아 가며 새끼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먹여 주었다. 부모들의 살틀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참새둥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수 없다. 굴속에서 자란 새끼들의 굴어귀에서 짹짹거릴 때에야 참새 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었다.

구제비는 한번 만든 둥지를 여러해 계속해서 쓴다. 겨울에는 남방으로 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낡은 둥지를 수건하여 다시 쓴다. 참새는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다. 매서운 겨울밤이면 참새들은 처마 밑이거나 굴어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구제비 고기는 먹어 본적이 없지만 참새고기는 많이 먹어보았다. 하도 참새고기가 맛있어 ‘소고기 열점이라도 참새고기 한점과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소년시절 나는 친구들과 같이 참새잡이를 한적이 있었다. 겨울철 캄캄한 밤이면 손전등과 그물을 가지고 참새잡이를 하였다. 참새가 있을만한 곳에 가서 손전등으로 살살 비추다 보면 눈이 말똥말똥 숨어있는 참새를 보게 된다. 참새가 강한 불빛을 보고 어리둥절해 할때 그물로 참새 앞을 가리면 참새는 꼼짝 못하고 잡히였다.  여름철에 참새새끼를 잡으려고 참새 굴속에 손을 넣으려다가 흉측한 뱀을 발견하고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구제비는 어디로 가나 혼자 다니지 않고 짝을 무어 다닌다. 한가할 때면 빨래줄이거나 전기줄에 쌍쌍이 앉아 지지배배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이 참 재미있게 보였다. 대신 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구제비처럼 짝을 무어 다니지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좋은 세월은 빨리도 흘러 도시와 농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에는 신형의 아빠트 단지들이 줄줄이 일떠섰고 농촌은 넓은 터전에 산뜻한 벽돌집으로 건설되였다. 도시와 농촌의 거주시설의 변화로 세세대대 사람과 공존하여 살던 구제비와 참새들이 둥지를 잃었다. 다행히 구제비는 새로 건설된 집 처마밑에 새로운 둥지를 만들수 있지만 참새는 구제비처럼 흙으로 둥지를 만들수도 없고 다른 새들처럼 나무에다 둥지를 만드는 재간이 없었다. 할수 없이 다른 새들이 버리고 간 둥지거나 층집의 으슥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살고있다.  

나는 수십년간 도시생활에 물젖다보니 이제는 지난날 농촌에서 생활하였던 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나왔다. 농촌에 살때 자주 보아왔던 구제비와 참새에 대해서도 먼 이야기처럼 여겨 왔다.  

오늘 우연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친절감이 들기까지 한다.

둥지싸움을 하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새들처럼 제집 장만을 위해 로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냐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최상운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612
  • 박세룡, 증선된 발전도상국과학원 국내 원사중 최년소 원사    발전도상국과학원(TWAS) 제16차 학술대회 및 제30차 원사대회에서 원사로 증선된 북경대학의 조선족 박세룡교수 46세의 길림성 연변 출신 조선족 박세룡교수가 작년에 중국과학원 원사로 추가 선출된지 1년 만에 또 희소식을 전해왔다. 11월 21일, 발전도상국...
  • 2022-11-27
  • 경준해, 길림성전염병예방통제지도소조(확대)회의서 강조 26일, 성당위 서기 경준해는 화상형식으로 길림성전염병예방통제지도소조(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전 성 전염병예방통제 사업에 대해 재배치, 재연구, 재포치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전염병 예방통제와 경제 사회 발전을 고효률적으로 총괄할 데 관한 습근평...
  • 2022-11-27
  • 제2편 중공 각급 지도간부 4. 현·구급 중공 지도간부 김상화(金相和, 1900—1931): 중공왕청현위원회 서기 원명은 김재봉(金在凤)이고 1900년 2월 연길현 광개향 후동(厚洞)촌에서 태여나 1924년 가을 왕청현 하마탕으로 이주했다. 1927년에 조선공산당 엠엘파에 가입하였으며 1928년 여름 하마탕에서 청년회, 소선대, 호조...
  • 2022-11-27
  • 최근 오미크론 코로나19 바이러스 여러가지 아종 변이주가 전세계에서 빠르게 류행되고 있는데 특히 오미크론 BF.7 변이주의 감염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오미크론 BF.7 변이주의 전파로 현재 북경시의 일일 신규 증가 코로나19 보고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많은 학생들이 온라인학습을 할 수 밖에 없게 되였다. ...
  • 2022-11-27
  •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재정부, 국가세무총국과 함께 25일 ‘개인양로금 선행도시 (지역) 공포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여 개인양로금제도가 북경, 상해, 광주, 서안, 성도 등 36개 선행도시 혹은 지역에서 실시된다고 전했다. 공포된 36개 선행도시 혹은 지역은 전국 31개 성을 망라하며 대부분 성소재지 도시와 계획단렬시가...
  • 2022-11-27
  • 25일, 길림성민정청은 <길림성내 주민 혼인등기 ‘성내 통일 처리(省内通办)’ 실시에 관한 통지>를 하달하여 길림성내 주민 혼인등기 ‘성내 통일 처리’사업의 실시에 대하여 배치했다. <통지>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혼인등기 ‘성내 통일 처리’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실시한다. 남녀 일방 또는 쌍방의 상...
  • 2022-11-27
  • 협력분야 심화, 확대하여 호혜상생의 실현 추진해야 24일, 길림성과 미야기현이 우호 성현(省县) 관계 체결 35주년 기념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성당위 부서기이며 성장인 한준, 미야기현 지사 무라이 요시히로가 참석하여 축사를 했다. 쌍방은 《두 성현 결연 35주년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한준은 기념행사 축사에서...
  • 2022-11-25
  • 신심을 확고히하고 일관성을 유지하며 세밀조치 취해 방역과 경제 안정, 안전보장에 최선해야 24일, 성당위 부서기이며 성장인 한준은 장춘시에서 전염병 예방통제와 경제 사회발전을 효과적으로 통일적으로 계획하는 사업을 현지에서 검사하고 지도했다. 그는 습근평 총서기 중요연설 중요지시 정신을 깊이있게 학습, 관철...
  • 2022-11-25
  • 당씨와 황씨는 원래 부부이고 딸은 1994년에 출생, 부부의 감정이 깨져서 2009년에 협의리혼했다. 당시 리혼합의서에는 딸은 어머니 황씨가 부양하고 아버지인 당씨가 매달 생활비 300원을 지불하며 딸의 교육비와 의료비는 령수증에 따라 량쪽이 각각 50%씩 부담하고 딸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지불한다고 밝혔다. 후에 어머...
  • 2022-11-25
  • ●손에 땀을 쥐는 멋진 승부였지만, 유효 슈팅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24일 저녁 9시 한국축구대표팀은 까타르 알 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2022 국제축구련맹(FIFA) 까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빅었다. 이로써 한국은 승점 1을 확보해 나쁘지 않은 출발을 알렸다. ...
  • 2022-11-25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