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참새와 구제비의 싸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5일 11시42분    조회:223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고 누가 차지하는가 하는 자리싸움이였다.

알고 보니 구제비가 겨울나이를 하려고 남방으로 간사이 참새가 구제비 둥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봄이 되자 구제비가 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기 집에 웬 불청객이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지 않는가, 구제비가 불청객에게 나가라는 경고를 하였건만 불청객은 모르는척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둥지를 놓고 집주인과 불청객이 대판 싸움을 벌였던 것이였다.

싸우고 있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기억에 의하면 구제비와 참새는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새들이였다. 구제비는 높은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살고 참새는 초가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제비는 환히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참새는 외딴집이거나 으슥한 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았다.

구제비는 흙에다 부착제를 발라 둥굴고 길죽하게 집을 짓고 사는데 그 집속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웠다. 새끼들이 태여나면 아비새와 어미새가 번갈아 가며 새끼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먹여 주었다. 부모들의 살틀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참새둥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수 없다. 굴속에서 자란 새끼들의 굴어귀에서 짹짹거릴 때에야 참새 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었다.

구제비는 한번 만든 둥지를 여러해 계속해서 쓴다. 겨울에는 남방으로 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낡은 둥지를 수건하여 다시 쓴다. 참새는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다. 매서운 겨울밤이면 참새들은 처마 밑이거나 굴어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구제비 고기는 먹어 본적이 없지만 참새고기는 많이 먹어보았다. 하도 참새고기가 맛있어 ‘소고기 열점이라도 참새고기 한점과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소년시절 나는 친구들과 같이 참새잡이를 한적이 있었다. 겨울철 캄캄한 밤이면 손전등과 그물을 가지고 참새잡이를 하였다. 참새가 있을만한 곳에 가서 손전등으로 살살 비추다 보면 눈이 말똥말똥 숨어있는 참새를 보게 된다. 참새가 강한 불빛을 보고 어리둥절해 할때 그물로 참새 앞을 가리면 참새는 꼼짝 못하고 잡히였다.  여름철에 참새새끼를 잡으려고 참새 굴속에 손을 넣으려다가 흉측한 뱀을 발견하고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구제비는 어디로 가나 혼자 다니지 않고 짝을 무어 다닌다. 한가할 때면 빨래줄이거나 전기줄에 쌍쌍이 앉아 지지배배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이 참 재미있게 보였다. 대신 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구제비처럼 짝을 무어 다니지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좋은 세월은 빨리도 흘러 도시와 농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에는 신형의 아빠트 단지들이 줄줄이 일떠섰고 농촌은 넓은 터전에 산뜻한 벽돌집으로 건설되였다. 도시와 농촌의 거주시설의 변화로 세세대대 사람과 공존하여 살던 구제비와 참새들이 둥지를 잃었다. 다행히 구제비는 새로 건설된 집 처마밑에 새로운 둥지를 만들수 있지만 참새는 구제비처럼 흙으로 둥지를 만들수도 없고 다른 새들처럼 나무에다 둥지를 만드는 재간이 없었다. 할수 없이 다른 새들이 버리고 간 둥지거나 층집의 으슥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살고있다.  

나는 수십년간 도시생활에 물젖다보니 이제는 지난날 농촌에서 생활하였던 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나왔다. 농촌에 살때 자주 보아왔던 구제비와 참새에 대해서도 먼 이야기처럼 여겨 왔다.  

오늘 우연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친절감이 들기까지 한다.

둥지싸움을 하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새들처럼 제집 장만을 위해 로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냐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최상운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 권위 전문가 방역 열점 문제 해답 로인들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부분 기저질환을 지니고 있어 코로나19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더 많은 배려와 중시가 필요하다.로인들한테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어느 시점에서 진찰 받아야 하는가? 감염된후 주의점은? 대중들이 관심하는 이런 열점문제에 관해 국무원 련합예방통제...
  • 2022-12-30
  • 28일, 길림성 겨울철 물고기잡이 경제벨트 가동 및 챠간호 제21회 겨울철 물고기잡이 축제가 개막되였다. 말로 캡스턴(绞盘:무거운 짐을 감아올리는 장치)을 당기고 물고기들이 얼음호수에서 풀떡이는 원시적인 겨울철 물고기잡이 방식은 각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12월 28일, 길림 겨울철 물고기잡이 경제벨트 가동 ...
  • 2022-12-29
  • 해관총서 공식 위챗 공중계정인 ‘해관발표'에 따르면 28일부터 관련 성, 자치구들이 절차에 따라 분류해 변경통상구에서 화물과 려객 운송을 질서있고 안정적으로 회복하도록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무원 합동예방통제기제 배치와 <중화인민공화국 국경위생검역법>등 법률, 법규의 규정에 따라 해관총서는 이날 코로나...
  • 2022-12-29
  • 코로나19 전염병의 영향속에서도 올해 장백현당위와 정부에서는 전 현 인민들의 방역의식을 진일보 강화하고 생산을 회복하며 경제사회의 전면발전을 추진하기 위해 시종 백성들의 민생문제해결에 착안점을 두고 대외선전사업에 중시를 돌리면서 상급에서 시달한 중점 당보,당간행물 주문발행임무를 적극 완수했다. 현당위 ...
  • 2022-12-29
  • 일전, 돈화림구 기층법원은 길고양이와 유기견 관련 분쟁 사건을 판결했다. 원고 리모에 따르면, 리모는 장모와 같은 구식아파트 단원에 살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장모는 지속적으로 떠돌이 고양이와 개를 집으로 데려와 길렀는데 가장 많을 때는 10여마리의 고양이와 개를 키웠다. 그런데 제때에 분뇨를 치우지 않아 단원...
  • 2022-12-29
  • 12월 27일, 국무원 코로나19 대응 련합예방통제기제 외사소조는 〈중외인원 왕래 잠정조치에 관한 통지〉를 발부했다. 당중앙, 국무원의 결책포치를 깊이 관철하기 위해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을류 전염병 을급 관리’를 실시한 후 중외인원 왕래 잠정조치를 제정했고 2023년 1월 8일부터 실시한다. 현재 관련 사...
  • 2022-12-28
  • 단결분투를 견지하고 20차 당대회 중대 결책포치 관철락착 잘해야 중공중앙 습근평 총서기가 회의를 주재하고 중요한 연설 발표   중공중앙정치국에서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민주생활회의를 열었다.중공중앙 습근평 총서기가 회의를 주재하고 중요한 연설을 발표했다. 중공중앙정치국에서 12월 26일부터 27일까지 민주생활...
  • 2022-12-28
  • 어린 시절에도 못 타보았던 스케트를 반백의 나이가 다 돼서 늦깍이로 배우고 또 애들처럼 즐기게 될 줄은 정말 생각 못했다. 해마다 립동이 지나 강이 얼어붙을 즈음이면 연길시의 연집하와 부르하통하 합수목에 자그마한 빙장이 세워지군 했다. 단위와 가까운 곳인지라 늘 그곳을 지나치다 넋 나간듯 그 자리에서 박힌채 ...
  • 2022-12-28
  • [북경 12월 27일발 신화통신] 최근 대중들의 반영에 따르면 일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들이 진찰과정에서 페염이 발견되고 심지어 페부CT에 ‘백페(白肺)’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원시독주에 감염되였거나 백신을 접종한 것과 관련될 수 있다고 추측했다. 27일 열린 국무원 련합예방통제기제 소식공개회에서 국가위...
  • 2022-12-28
  •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은 2023년 1월 8일부터 ‘을류 갑관(乙类甲管)'에서 ‘을류 을관(乙类乙管)'으로 조정되는데 이는 중국 코로나19 전염병 예방통제 정책의 한차례 중대한 조정으로 된다. 26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공시를 통해 코로나 19 바이러스 페염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공...
  • 2022-12-2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