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참새와 구제비의 싸움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5일 11시42분    조회:1020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고 누가 차지하는가 하는 자리싸움이였다.

알고 보니 구제비가 겨울나이를 하려고 남방으로 간사이 참새가 구제비 둥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였다. 봄이 되자 구제비가 제 집으로 찾아왔다. 그런데 이걸 어쩌나? 자기 집에 웬 불청객이 버젓히 자리를 잡고 있지 않는가, 구제비가 불청객에게 나가라는 경고를 하였건만 불청객은 모르는척 버티고 있었다. 결국은 둥지를 놓고 집주인과 불청객이 대판 싸움을 벌였던 것이였다.

싸우고 있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옛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기억에 의하면 구제비와 참새는 농촌 마을에서 흔히 볼수 있는 새들이였다. 구제비는 높은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살고 참새는 초가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고 있었다. 구제비는 환히 보이는 곳에 둥지를 틀고 살지만 참새는 외딴집이거나 으슥한 집 처마밑에 굴을 파고 살았다.

구제비는 흙에다 부착제를 발라 둥굴고 길죽하게 집을 짓고 사는데 그 집속에서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를 키웠다. 새끼들이 태여나면 아비새와 어미새가 번갈아 가며 새끼들한테 먹이를 물어다 먹여 주었다. 부모들의 살틀한 보살핌속에 새끼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참새둥지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수 없다. 굴속에서 자란 새끼들의 굴어귀에서 짹짹거릴 때에야 참새 굴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수 있었다.

구제비는 한번 만든 둥지를 여러해 계속해서 쓴다. 겨울에는 남방으로 갔다가 이듬해 봄이 되면 낡은 둥지를 수건하여 다시 쓴다. 참새는 자기가 나서 자란 곳을 떠나지 않는다. 매서운 겨울밤이면 참새들은 처마 밑이거나 굴어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구제비 고기는 먹어 본적이 없지만 참새고기는 많이 먹어보았다. 하도 참새고기가 맛있어 ‘소고기 열점이라도 참새고기 한점과 바꾸지 않는다’는 말까지 있을 지경이다. 소년시절 나는 친구들과 같이 참새잡이를 한적이 있었다. 겨울철 캄캄한 밤이면 손전등과 그물을 가지고 참새잡이를 하였다. 참새가 있을만한 곳에 가서 손전등으로 살살 비추다 보면 눈이 말똥말똥 숨어있는 참새를 보게 된다. 참새가 강한 불빛을 보고 어리둥절해 할때 그물로 참새 앞을 가리면 참새는 꼼짝 못하고 잡히였다.  여름철에 참새새끼를 잡으려고 참새 굴속에 손을 넣으려다가 흉측한 뱀을 발견하고 소름끼쳤던 적도 있었다.

구제비는 어디로 가나 혼자 다니지 않고 짝을 무어 다닌다. 한가할 때면 빨래줄이거나 전기줄에 쌍쌍이 앉아 지지배배 이야기를 주고 받는것이 참 재미있게 보였다. 대신 참새는 무리를 지어 다니기를 좋아하며 구제비처럼 짝을 무어 다니지 않는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좋은 세월은 빨리도 흘러 도시와 농촌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도시에는 신형의 아빠트 단지들이 줄줄이 일떠섰고 농촌은 넓은 터전에 산뜻한 벽돌집으로 건설되였다. 도시와 농촌의 거주시설의 변화로 세세대대 사람과 공존하여 살던 구제비와 참새들이 둥지를 잃었다. 다행히 구제비는 새로 건설된 집 처마밑에 새로운 둥지를 만들수 있지만 참새는 구제비처럼 흙으로 둥지를 만들수도 없고 다른 새들처럼 나무에다 둥지를 만드는 재간이 없었다. 할수 없이 다른 새들이 버리고 간 둥지거나 층집의 으슥한 곳에 보금자리를 만들고 살고있다.  

나는 수십년간 도시생활에 물젖다보니 이제는 지난날 농촌에서 생활하였던 일들을 까맣게 잊고 지나왔다. 농촌에 살때 자주 보아왔던 구제비와 참새에 대해서도 먼 이야기처럼 여겨 왔다.  

오늘 우연히 수십년간 보지 못했던 구제비와 참새를 보니 친절감이 들기까지 한다.

둥지싸움을 하는 구제비와 참새를 보면서 우리도 저 새들처럼 제집 장만을 위해 로심초사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냐 하는 생각도 슬그머니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최상운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787
  • 최근 연변룡정팀 외적선수 이보가 가족과 함께 대련축구청소년훈련기지를 방문한 소식이 온라인으로 전해지면서 이보가 대련영박팀으로 이적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란무하고 있다.이에 대해 연변룡정축구구락부 리광혁 총경리는 “이보가 팀을 떠난다는 소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매체에 밝혔다. 이어 그는 “이보는...
  • 2024-06-25
  • 따스한 해살에 만물이 소생하고 희망과 생기에 넘치는 봄은 서서히 흘러간다. 열정과 약동으로 벅차는 싱그러운 풀내음에 짙어가는 푸른 여름이 산과 들에 찾아 왔다.계곡에서 쏟아져 내려 넓은 벌을 누비며 흐르는 물소리도 정다운 계절에 사람들은 여러가지 산나물 뜯기에 성수나 너도나도 산에 오른다. 오늘은...
  • 2024-06-25
  •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꽃은 매력이 있기에 인기를 끈다.꽃은 항상 웃는다.웃는 꽃을 보고 수심에 잠긴 우리의 얼굴도 금시 밝아진다.우리도 웃어야 한다.무조건 웃어야 한다.개미 만큼 웃겨도 코끼리 만큼 웃어야 한다. 웃는 얼굴이 아름답다. 웃는 인생이 락관이다. 락관적인 정신이 행복을 향수한다. ...
  • 2024-06-25
  • 나는 지금 구름을 감아쓰고깊숙히 머리숙여 가슴으로 바라본다창공우에 높이 솟은저 산이 춤추는 모습을춤추는 산이 휘뿌리는수천수만의 이슬방울을나는 붉은 봄을 이마에 얹고깊숙히 허리굽혀 바라 본다내앞에 다가온 저 랑자한 산비탈이그토록 나의 마음을 사로 잡고안개의 눈물로 도도리를 추는 것을나는 질질 끓는 여름...
  • 2024-06-25
  • 오늘 별 신기한 일을 다 보게 되였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구제비와 참새가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보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룡산촌 사무실 앞마당에서 구제비와 참새가 대판 싸우는 것을 보았다. 저 새들이 왜 싸울가? 자세히 관찰해 보니 촌사무실 처마밑에 있는 구제비 둥지를 두...
  • 2024-06-25
  • 길림성교육고시원에 따르면 길림성의 2024년 일반대학입시 각 단계 학생모집 최저통제 점수선이 이미 확정되였다.본과 최저통제선1.일반류력사류: 최저 통제선 369점.력사류: 특수 류형 최저 통제선 479점.물리류: 최저 통...
  • 2024-06-25
  •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 소식에 의하면 새 중국 창립 75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길림성문화관광청이 주최하는 2024 길림성광장무전시공연 및 전 성 무용대회 결승전에서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선발한 무용 〈고악소리축복〉이 대회 1등상을 수상하고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은 우수조직상을 수상하였다.6월 20일, 장춘시...
  • 2024-06-24
  •  대상 수상자 허두남(가운데)6월 24일 오전, 연변작가협회가 주최하고 연변작가협회 아동문학창작위원회가 주관한 제3회 6.1아동문학상 시상식이 6.1아동문학상후원회의 후원으로 연길시 황관혼례청에서 개최되였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아동문학창작위원회 주임 김선화는 경과보고에서 “자라나는 우리 민족 후...
  • 2024-06-24
  • 길림성 교하시 신참진에 있는 '아시아 제일의 술저장고"라 불리는 장백산와인공장의 지하 와인저장고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있다.장백산와인공장은 새중국 탄생전의 중국 4대 와인공장중의 하나였다.1936년에 건설에 들어간 장백산와인공장 지하 저장고는 깊이가 13메터에 달하는데 5톤부터 15톤까지의 와인을 저...
  • 2024-06-24
  • 취채하진의 령지버섯하우스 망종 시기 하우스안의 령지는 매일 모양이 바뀐다. 주황색 령지는 버섯 모양에서 곧 우산 모양으로 바뀔 것이다.령지를 재배한지 3년여만에 강동동은 재배 시기를 처음 앞당겼다. 그가 맡은 령지하우스 200채중 70채가 실험을 하고 있는 하우스이다. 실험하우스의 령지는 왕년에 비해 거의 ...
  • 2024-06-24
‹처음  이전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