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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있음을, 빛나고 있음을 알게 해준 문학”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6월28일 09시59분    조회: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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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리순화(60세)의 문학창작은 그가 52세가 되던 해에 시작되였다. 살다 보니 우연히 문학과 연이 닿았다기보다는 줄곧 품어왔던 씨앗이 어쩌면 그 타이밍에 싹을 틔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터뷰는 26일 리순화가 운남 려강에서 펼쳐진 2023 《민족문학》년도상 시상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항에서 위챗으로 이뤄졌다. 리순화는 전날 수필 <갱년기와 번아웃증후군>으로 수상, 단아한 우리 민족복장을 차려입고 번역작품으로 수상한 김해응과 함께 시상대에 올랐다.

심사위원들은 사석에서 “조선족 특유의 섬세함이 느껴지고 필력이 좋았다.”라며 감상을 전했다. 한편 이번 수상으로 인해 리순화는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라고 한다. 문학에 입문해서 창작한 작품의 량에 비해 상복이 많았던편이라 가슴 한켠에선 늘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우려심을 가실 수가 없었다. 그만큼 이번에는 수상의 의미를 넘어서, 자신에게 좀 더 확신을 가지는 계기가 된 듯싶다고 고백했다.

길림재무학원(현 길림재경대학)을 졸업하고 10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어쩌구려 일본으로 건너가 4년을 있다가 돌아왔다. 연변대학 경제관리학원 석사과정을 마쳤고 연변대학 도서관에서 정년까지 맞았다. 겉으로는 잘 보여지지 않지만 ‘똑순이’근성으로 자신이 설계한 그대로의 인생을 걸어왔고 나름 만족한 삶이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이 휑하니 뚫린 듯한 공허감은 무엇으로도 지울 수가 없었고 내면을 채워줄 뭔가가 필요했다.

그것이 문학이였다는 것을 왜 진작 눈치채지 못했는지 안타깝다며 리순화는 웃었다. 출퇴근 때마다 지나다니던 연변작가협회에 늘 궁금증을 가졌고 어느 날인가 연고 없이 무엇인가에 이끌려 연변작가협회를 찾아 들어갔을 때 마침 소설가 허련순의 문학강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위화감 없이 조용히 자리를 찾아 강의를 끝까지 들었던 그때가 2014년이였다고 그는 기억했다.

“시작이 늦고 쌓아놓은 문학 소양이 부족한 것도 알지만 내 나이에 걸맞은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이 말을 립증이라도 하듯 리순화의 작품은 몇편 없지만 모두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2016년 《연변문학》에 발표한 단편소설 <우리의 둥지>가 신인상을 수상했고 2020년에는 수기 <연변사람, 안쪽사람>이 《청년생활》 계림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2021년에는 단편소설 <제로게임>으로 《연변문학》 문학상 대상까지 받았다. 2023년에는 중편소설 <산 넘어 그곳에는>이 연변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에 의해 라지오극장으로 각색되기도 했다.

“상을 받을 때마다 계속 써야 되겠다는 강박감 비슷한 동력이 생겼어요. 저를 더 확실히 증명해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아요.”

7형제중 막내로 맏언니 손에서 자라다싶이 한 리순화는 부모맞잡이였던 맏언니가 했던 말이 최초의 창작 동력이 되였다고 했다.

“그렇게 우수하던 우리 순화, 현실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빛나는 사람이 되였으면 좋겠구나.”

문학창작을 시작한 후 리순화는 원래의 전공이였던 경제학을 계속 연구하는 한편 심리학까지 배우면서 한때는 머리속이 온통 소설로 꽉 찼었다.

“그동안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왔던 나는 글로써 세상과 소통하고 고통에서 해탈하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싶었어요.”

리순화가 문학창작에 대한 고민은 수필 <갱년기와 번아웃증후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문학창작은 자신에게 “평생 느껴보지 못했던 성취감과 벅찬 희열”을 안겨줬고 자신을 위한 “생명의 환희이자 경이로움”이였다고 작품에 적었다. 한편 1년에 한편 꼴로 발표하는 지지부진한 템포에 가속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조급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즈음 건강에 적신호가 생겼고 생활이 조금씩 질서를 잃어가기 시작하면서 “삶의 동력이던 글쓰기가 자신의 생명을 갉아먹는 스트레스로 변했다.”고 했다.

갱년기 증상은 의사의 도움을 받았지만 문학적 고민은 스스로 이를 악물고 극복했다. 한번 또 한번 한계를 뛰여넘으며 아직도 살아있음을, 빛나고 있음을 증명해보였다.

“허련순 소설가는 ‘작가는 쓰지 못할 때 가장 고통스럽다.’라고 한 적이 있어요. 맏언니와 형부를 내 손으로 보내드리면서 겪은 번아웃과 기나긴 창작의 고통을 이겨내고 쓴 작품이 <갱년기와 번아웃증후군>이였어요. 3년이란 긴긴 턴넬 속에 비쳐진 해빛이였죠.”

2023년 《민족문학》년도상을 받아안는 리순화의 뒤로, 무대배경에 떠오른 선정리유는 다음과 같았다.

“리순화는 대기만성의 문학적 추구와 집요한 창작정신으로 개인의 경력을 보편적 인문배려로 승화시키면서 갱년기에 겪은 여러가지 변화와 문제 및 그것에 대처하는 태도와 지혜를 펼쳐보였다.”

리순화는 이제 여생은 문학과 동반한 삶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내가 한발 내디디면 함께 나아가고 내가 멈추면 함께 멈춰주는 그림자같은 존재, 이제 나의 모든 사유는 문학을 둘러싸고 흐를 거예요.”

  글·사진 리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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