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독서칼럼] 108명 호한들과 춤을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7월3일 13시35분    조회:241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 《수호전》을 읽다

김혁

일전 연길시의 도심을 지나다가 광장부근의 한 음식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구멍가게 앞에는 줄 지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는데 문전성시를 이룬 그 음식가게의 이름은‘무대랑 호떡집'이였다.

오척이 못되는 난쟁이 키에 지지리 못생긴 얼굴, 사람들의 구박덩어리로 살아가다 결국에는 바람난 요부인 녀편네 반금련에게 독살당하고 만 《수호전》속 비운의 인물, 그러한 알량한 인물이 오늘에는 음식에 상호까지 박고‘부활'하고 있는 경상에 나는 그만 감개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우리의 4대 고전 《수호전》 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모두들의 뇌리속에 미뢰를 자극하는 맛나는 요소로 내내 스며 있는 것이다.

나는 4대명작 중에서 《수호전》을 맨 처음 읽었다.어문교원이였던 어머니 덕에 소학에 입학하기전에 이미 철자를 다 떼였던 나는 당시 4권본으로 나온 《수호전》을 누구보다 앞서 읽었다.

80만의 군사를 거느린 교두였지만 친구와 호색한의 간계에 들어 하루아침에 높은 직을 떼우고 정배살이를 떠나야 했던 정직하나 불운한 림충의 이야기며, 버드나무를 뿌리 채 뽑은 우직하나 불의를 보면 못 참는 로지심의 이야기며, 맨 손으로 범을 때려 잡은 헌걸찬 무송의 이야기며는 앳된 나의 가슴을 강타하기에 족했고 감격으로 울렁이게 했고 들뛰게 했다.

그 크낙한 감수에 못이겨 방과후 소조공부가 끝난 뒤면 나는 아이들에게 《수호전》의 이채로운 장절을 이야기해 주군 했다. 좋이 10여명이 오구구 모여 앉아 양말 구린내가 진동하는 방에서 재봉침 우에 올라 앉아 나는 그 무슨 옛 차집의 평서(评书) 이야기군처럼 《수호전》의 주요장절을 나름 뽑아 내리 엮군 했다.

그때 우리는 너나가 《수호전》 속 108 호한들의 별호를 외우는 내기를 하기도 했다.

‘급시우'송강, ‘지다성' 오용, ‘표자두' 림충, ‘화화상' 로지심, ‘행자'무송, ‘청면수' 양지, ‘흑선풍' 리규...

어쩌면 구구단도 잘 못 외우던 애들이 용장들의 호와 이름만은 일점불차없이‘얼음판에 표주박 밀듯' 술술 외워댔다.

소설가가 되고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수호전》 은 4대 명작과 더불어‘내 인생의 책 리스트'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그 스토리가 주는 마력에 환혹되여 무송이 범을 때려잡은 부분을 리메이크한 소설을 써서 발표하기도 했다.

《수호전》 은 명나라초의 소설가 시내암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북송시기 송강을 위시로 한 108명 영웅호한들이 운명처럼 량산박에 모여들어 토호를 때려잡아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의기가 하늘을 찌르는 이야기를 명쾌하고 생동하게 엮고 있다. 그로서 당시의 사회상과 통치지배계급의 잔혹한 폭정과 부패를 까밝아 놓고 수난받는 로고대중의 반항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폭정에 항거해 나선 108명 호한들을 모두가 용감무쌍했고 지혜로 가득했다. 그들은 부패한 관리들과 두려움 없이 맞서‘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替天行道)했다. 비록 그들의 거사는 비극으로 마무리 되였지만 그 의기로 넘치는 과정은 이 장회소설의 갈피갈피에 스며있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격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했다.

오늘 소설가의 시안으로 다시 읽으니 《수호전》은 소설문학의 전범을 빼여나게 보여준다.

우선 인물에 대한 주조에서는 용맹하고 충성심으로 가득하고 기지로 넘치는 인물들을 생동하게 묘사해 냈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108명이나 되는 인물들으의‘용태'와 성격을 그렇듯 보는 듯이 생생하게 그려낸 시내암의 명필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스토리 구성에서는 다음의 장절에 현념을 남겨주는 장회체 형식으로, 하나 또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구슬을 꿰듯이 해, 끈임없는 긴장의 맥락을 이어가면서 독자들에게 열독의 희열을 연해연방 선사해주고 있다.

《수호전》은 그야말로 현실주의와 랑만주의로 점철된 명작임이 틀림없다. 저자의 애증을 여러 인물들의 운명을 통해 보여주면서 이채롭기 그지없는 이야기선으로 소설문학의 고봉을 보여주었다.

《수호전》은 아직도 끈임없이 새로운 판본으로 재판되고 있고 연극, 영화, 희곡, 애니메이션으로 번안되고 리메이크 되고 있다. 이에 매료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녀류작가 펄벅(赛珍珠)은 오래전에 이미 《수호전》을 영문으로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수호전》 은 봉건사회의 모순과 충돌 그 시대상에 대해 핍진하게 재현했으며 그 시대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갈망과 추구를 보여주었다. 또한 인생과 도의와 운명에 대한 깊은 천착을 보여준 명작이다.

그날 나도 오래된 맛망울에 심취된 사람들의 줄에 끼여‘무대랑 호떡' 몇개를 사들고 왔다. 파와 고수풀, 그리고 고추가루, 후추가루 등 향신로로 맛을 낸, 맵고 알찌근한, 그야말로 《수호전》의 맛을 골고루 담은 찰진 떡이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920
  • 8월 9일, 노벨 경제상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은 북경에서 중국국제텔레비죤의 인터뷰를 받은 자리에서 사회발전에서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가치를 강조하며 과학은 본질적으로 협력이 필요한바 전세계 과학자들이 단합해 함께 도전에 대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매스킨은 대외 개방과 국제 학술 교류와 협력에서의 중...
  • 2024-08-12
  • 야외음악회 현장 일각8월 8일 저녁 5시, 길림시조선족로인협회의 음악애호가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여름밤 야외음악회가 길림시 강만로 조선족집거지 민속풍정거리광장에서 개최되였다.야외음악회를 조직한 길림시조선족로인협회 황성기 부회장에 의하면 이번 행사에 참가한 50여명의 공연자들은 협회 로년대학 음악반 회원...
  • 2024-08-12
  • 8월 10일, 길림성 반석시조선족로인협회(회장 김병희) 설립 40주년 경축행사가 반석시홍광중학교 대강당에서 펼쳐졌다.행사에 반석시인대상무위원회 부주임 박종수, 반석시당위 통전부 부부장이며 민족종교국 국장인 염국동, 반석시문화방송관광국 국장 로광위, 반석시취채하진당위 서기 박일, 반...
  • 2024-08-12
  • 8월 7일, 장백조선족자치현에 주둔하고 있는 백산변경관리지대 십일도구변경파출소에서는 장백현 팔도구진 구도구촌의 촌민들로부터 ‘홍수방지 재해구조에서 경찰과 대중이 공동으로 곤난을 이겨내다’라고 쓴 감사기를 증정받았다. 사실은 이러했다.련 며칠간 지속된 강우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압록강역에 위치한 팔...
  • 2024-08-12
  • 칠석의 어원에서 칠(七)은 7월 7일의 날자를 이르는 말이고 석(夕)은 저녁을 뜻한다. 칠석절은 우리 나라의 전통 명절로서 고대 중국의 천문 성주 숭배 특히 견우와 직녀 성주와의 련관성에서 유래되였다. 전설에 따르면 칠석절은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견우는 인간 세상의 가난한 청년으...
  • 2024-08-09
  •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송화호서해랑풍경구(西海浪景区)가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곧 대외에 개방할 예정이다. 이 풍경구의 개방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핫플레이스를 제공할 것이다.송화호서해랑풍경구는 여러 개의 개펄식(滩涂式) 섬으로 구성돼있는데 각 섬의 특점에 따라 9개 구역으로 나뉜...
  • 2024-08-09
  • 일전 성목축국에 따르면 올해 우리 성은 ‘ 고기소 사육량을 백만마리 늘리고 도축량을 배로 늘리는’돌파성 임무에 초점을 맞추어 제3산업으로부터 심입하는 것을 견지하고 마케팅 환절을 확대 강화하며 제2산업 도축 가공업의 량적 확대와 질적 향상을 고무하여 제1산업 양식업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이끌고 있...
  • 2024-08-09
  • 4일, 레바논 수도 바이루트에서 항구폭발사건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신화넷최근 유럽 여러 국가들이 자국민에게 조속히 레바논을 떠나도록 요청하고 있다.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충돌이 고조되고 레바논의 안보 상황이 심각해지면서다. 일부 국가는 교민 철수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행 왕복 항공편을 취...
  • 2024-08-09
  •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이슬람저항운동(하마스) 수장인 야히야 신와르(가운데)가 지난 2022년 12월 14일 가자지구에서 열린 하마스 창설 35주년 기념 대규모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신화넷얼마전 암살당한 이스마일 하니예의 후임으로 야히야 신와르를 팔레스타인 이슬람저항운동(하마스) 정치국 지도자로...
  • 2024-08-09
  • 4월 16일, 미국 워싱톤에서 찍은 국제통화기금 본부. /신화넷중국이 지속적인 개혁 추진에 힘입어 더욱 강하고 수준 높은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담당 책임자가 말했다.5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과 ‘제4조항 협상’을 진행한 IMF 중국담당 책임자 소날리 잰 찬드라는 최근 이같이 전했다. 2일 IMF ...
  • 2024-08-09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