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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칼럼] 108명 호한들과 춤을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7월3일 13시35분    조회: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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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호전》을 읽다

김혁

일전 연길시의 도심을 지나다가 광장부근의 한 음식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구멍가게 앞에는 줄 지은 사람들이 그야말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는데 문전성시를 이룬 그 음식가게의 이름은‘무대랑 호떡집'이였다.

오척이 못되는 난쟁이 키에 지지리 못생긴 얼굴, 사람들의 구박덩어리로 살아가다 결국에는 바람난 요부인 녀편네 반금련에게 독살당하고 만 《수호전》속 비운의 인물, 그러한 알량한 인물이 오늘에는 음식에 상호까지 박고‘부활'하고 있는 경상에 나는 그만 감개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우리의 4대 고전 《수호전》 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모두들의 뇌리속에 미뢰를 자극하는 맛나는 요소로 내내 스며 있는 것이다.

나는 4대명작 중에서 《수호전》을 맨 처음 읽었다.어문교원이였던 어머니 덕에 소학에 입학하기전에 이미 철자를 다 떼였던 나는 당시 4권본으로 나온 《수호전》을 누구보다 앞서 읽었다.

80만의 군사를 거느린 교두였지만 친구와 호색한의 간계에 들어 하루아침에 높은 직을 떼우고 정배살이를 떠나야 했던 정직하나 불운한 림충의 이야기며, 버드나무를 뿌리 채 뽑은 우직하나 불의를 보면 못 참는 로지심의 이야기며, 맨 손으로 범을 때려 잡은 헌걸찬 무송의 이야기며는 앳된 나의 가슴을 강타하기에 족했고 감격으로 울렁이게 했고 들뛰게 했다.

그 크낙한 감수에 못이겨 방과후 소조공부가 끝난 뒤면 나는 아이들에게 《수호전》의 이채로운 장절을 이야기해 주군 했다. 좋이 10여명이 오구구 모여 앉아 양말 구린내가 진동하는 방에서 재봉침 우에 올라 앉아 나는 그 무슨 옛 차집의 평서(评书) 이야기군처럼 《수호전》의 주요장절을 나름 뽑아 내리 엮군 했다.

그때 우리는 너나가 《수호전》 속 108 호한들의 별호를 외우는 내기를 하기도 했다.

‘급시우'송강, ‘지다성' 오용, ‘표자두' 림충, ‘화화상' 로지심, ‘행자'무송, ‘청면수' 양지, ‘흑선풍' 리규...

어쩌면 구구단도 잘 못 외우던 애들이 용장들의 호와 이름만은 일점불차없이‘얼음판에 표주박 밀듯' 술술 외워댔다.

소설가가 되고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수호전》 은 4대 명작과 더불어‘내 인생의 책 리스트'의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그 스토리가 주는 마력에 환혹되여 무송이 범을 때려잡은 부분을 리메이크한 소설을 써서 발표하기도 했다.

《수호전》 은 명나라초의 소설가 시내암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북송시기 송강을 위시로 한 108명 영웅호한들이 운명처럼 량산박에 모여들어 토호를 때려잡아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는 의기가 하늘을 찌르는 이야기를 명쾌하고 생동하게 엮고 있다. 그로서 당시의 사회상과 통치지배계급의 잔혹한 폭정과 부패를 까밝아 놓고 수난받는 로고대중의 반항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폭정에 항거해 나선 108명 호한들을 모두가 용감무쌍했고 지혜로 가득했다. 그들은 부패한 관리들과 두려움 없이 맞서‘하늘을 대신해 도를 행'(替天行道)했다. 비록 그들의 거사는 비극으로 마무리 되였지만 그 의기로 넘치는 과정은 이 장회소설의 갈피갈피에 스며있어 읽는 이들로 하여금 격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했다.

오늘 소설가의 시안으로 다시 읽으니 《수호전》은 소설문학의 전범을 빼여나게 보여준다.

우선 인물에 대한 주조에서는 용맹하고 충성심으로 가득하고 기지로 넘치는 인물들을 생동하게 묘사해 냈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108명이나 되는 인물들으의‘용태'와 성격을 그렇듯 보는 듯이 생생하게 그려낸 시내암의 명필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스토리 구성에서는 다음의 장절에 현념을 남겨주는 장회체 형식으로, 하나 또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구슬을 꿰듯이 해, 끈임없는 긴장의 맥락을 이어가면서 독자들에게 열독의 희열을 연해연방 선사해주고 있다.

《수호전》은 그야말로 현실주의와 랑만주의로 점철된 명작임이 틀림없다. 저자의 애증을 여러 인물들의 운명을 통해 보여주면서 이채롭기 그지없는 이야기선으로 소설문학의 고봉을 보여주었다.

《수호전》은 아직도 끈임없이 새로운 판본으로 재판되고 있고 연극, 영화, 희곡, 애니메이션으로 번안되고 리메이크 되고 있다. 이에 매료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녀류작가 펄벅(赛珍珠)은 오래전에 이미 《수호전》을 영문으로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수호전》 은 봉건사회의 모순과 충돌 그 시대상에 대해 핍진하게 재현했으며 그 시대 사람들의 정의에 대한 갈망과 추구를 보여주었다. 또한 인생과 도의와 운명에 대한 깊은 천착을 보여준 명작이다.

그날 나도 오래된 맛망울에 심취된 사람들의 줄에 끼여‘무대랑 호떡' 몇개를 사들고 왔다. 파와 고수풀, 그리고 고추가루, 후추가루 등 향신로로 맛을 낸, 맵고 알찌근한, 그야말로 《수호전》의 맛을 골고루 담은 찰진 떡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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