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무형문화유산 순방] 라전과 옻칠이 어우러져 진귀한 예술품으로 재탄생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7월5일 12시18분    조회:180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라전칠기제작기예 주급무형문화유산 전승인 최창선

“2003년부터 라전칠기를 접해 2년간 기술을 배우고 지금까지 그걸 업으로 하다보니 어느덧 20년이 넘는 세월이 되였네요.”

작업실에서 한창 견습공에게 기술을 가르치던 라전칠기 장인 최창선(56세) 전승인이 기자를 반갑게 맞으며 하는 말이다.

라전칠기(螺钿漆器)는 중국의 전통 칠기 품종 가운데 하나로 얇게 간 조개껍질 조각을 여러가지 모양으로 박아넣거나 붙인 공예품을 말한다.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형태로 오려 기물의 표면에 감입시켜 꾸미는 칠공예의 장식기법인데 그 설명만큼이나 정교한 손재주를 요한다.

가공하고 잘라낸 조개껍질 조각을 기물의 표면에 감입시켜 꾸미는 라전칠기는 섬세하고 정교한 솜씨를 요한다.

최창선은 2023년에 연변의 주급무형문화유산 라전칠기제작기예 전승인으로 선정되였다. 최창선 장인의 라전칠기 작품의 특별한 점이라면 진달래 문양과 같은 조선족 특색 문화요소를 집어넣는 데 있다.

그는‘목수가문’에서 태여나고 자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모두 그 옛날 동네에서 소문난 목수였다고 한다. 

“두분 다 목공 일에 전문적으로 종사하지는 않으셨어요. 할아버지는 마을의 대장이셨고 부친은 회계였는데  모두 목공쪽에 관심이 많으셨던거죠.”

취미였다고는 하나 집에 작업공간이 따로 있었고 동네사람들이 찬장이나 옷장, 소달구지 등 목공제품들의 제작을 주문해오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최창선 장인은 태여나서 접한 게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무언가를 만드는 모습이였다. 그 작업공간이 어린 최창선에겐 생활 공간이자 놀이터였던 셈이다. 자연스럽게 곁에서 어떤 나무를 선택해야 하는지, 어떻게 나무가 변형이 되지 않게 대패질을 해야 하는지 등 기초 요령들을 보고 배우면서 컸다.

아주 당연한 수순처럼 최창선은 그후 연변예술학교에서 공예미술을 전공했고 주목재공사 목각공장, 중한합자조각공장 기술지도 등을 지내다 2003년부터 라전칠기에 입문했다. 그리고는 라전칠기와 옻칠을 접목해 목칠공예의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팠다.

“목공 일은 뭐 어려서부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항상 배웠죠. 커서는 외지에도 부지런히 다니며 기술을 익히기도 했어요.” 독학에 치우치던 최창선은 그러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은 채 ‘라전칠기를 전문적으로 배워보자’는 마음을 먹게 되면서 전문가를 모시고 가르침을 받기 시작했다. 

목공예로 번 돈으로 그 당시 한달에 몇만원에 달하는 기술료를 전문가에게 지불하면서 2년 동안 부지런히 배웠다.

돈이 많이 들었지만 그때의 투입이 빛을 발하며 일찍 공방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30여년 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창선은 라천칠기와 목공예를 포함해 현재까지 몇십만개에 달하는 작품을 완성했다. 

그중에서 가장 긴 제작기간을 소요하는 작품은 최종 만들어기까지 3달이 걸린단다. 바로 라전칠기에 옻칠이 입혀지는 작품을 꼽을 수 있는데 많게는 10번 정도 덧칠하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기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래 걸리죠. 그래서 비싸요. 소라, 전복, 조개 껍질 등 자개를 세밀하게 오려 붙이는 라전칠기 작업을 하고 옻칠로 마감을 한 제품이 값이 많이 나갑니다.” 

예로부터도 라전칠기는 부의 상징이였다. 라전칠기 장롱, 그릇은 인기 혼수용품였고 안방을 차지한 화려한 자개장 하나로 그 집안의 품격이 정해졌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친환경을 중시하는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한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해 만든 도료를 목재 우에 발라서 목재를 보호하고 광택을 내는데 쓰이는 옻칠은 내염성, 내열성 및 방수, 방충, 방부, 절연의 효과가 뛰여난 내구성 물질이다. 따라서 옻칠을 한 밥그릇에 음식을 담아두면 며칠은 상하지 않고 또 세균 번식이 쉽지 않다고 한다. 라전과 옻칠이 어우러져 진귀한 예술품으로 재탄생한 셈인데 거기에 친환경적이고 천연적인 두가지 요소까지 모두 들어있으니 사람들의 환영을 받을만도 하다.

최창선은 라전칠기를 전승 발전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공예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제품도 많이 제작하는 편이다. 최창선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자개 문양은 치밀하고 섬세하다.  최창선은 길림성 관광상품대회와 중국국제관광상품박람회에 조선족 민속공예 장인으로서 작품을 올리고 전국 공예대회 등 각종 공예품 대회에서 수차 상을 수상했다. 

“외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참가했다가 명함을 받아간 사람들이 련락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고 직접 와서 목공 인테리어를 의뢰하는 분들도 꽤 됩니다.”

그런 흐름을 타고 요즘 최창선은 왕훙 관광도시로 급부상한 연변과 연변의 민속풍정을 알릴 수 있는 관광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많은 고민을 기울이고 있었다. 목칠공예를 어떻게 우리의 지역문화와 적재적소로 결부시킬지가 요즘 가장 큰 관심사라고 했다. 

최창선의 작품은 중국조선족민속원을 비롯한 돈화중성조선족생태촌, 화룡진달래촌, 도문공신창 등 인기탐방지로 뻗어갔고 연길서역, 연길공항 등에도 그가 만든 민속공예품들이 진렬되여있다. 전통문화를 선양하는 데 조그마한 도움이 되고 싶다고 최창선은 밝혔다.

“옻칠이 손이나 얼굴에 닿으면 옻이 오르면서 온몸에 물집 같은 게 생기는데 저도 그 과정을 거쳤고 이 일을 하려면 꼭 한번은 치러야 하는 혹독한 신고식이라 할 수 있죠.”

자잘한 상처는 기본, 손가락이 잘려나가 잃을번한 아픔도 겪으며 걸어온 외길인생이였다. 거기에다가 인내심과 지구력을 갖고 버틴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목칠공예는 기다림이다.

나무를 고르고 다듬고 모양을 내고 자개를 오려붙이고 덧칠을 하고… 이 모든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석달을 작품 하나 만드는 데 매달려야 하는 작업이라고 한다. 아침 일찍 작업실 의자에 앉아 일에 몰두하기 시작하면 해가 어느새 졌는지도 모르고 하루 종일 작업을 할 때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그런 기다림이 기대감으로 차넘치는 건 어쩌면 최창선의 29살난 아들이 아버지의 ‘재주’를 전승하려고 준비단계를 밟고 있기 때문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최창선의 ‘아들자랑’을 통해 엿볼 수 있었다.

가문의 문화 대물림의 영향을 받아서일가… 아들도 어릴 때부터 ‘될성 부른 떡잎’이였다.

“아들애가 소학교 5학년때쯤이였을겁니다.  어느날 학교에서 포치한 방학간 친자활동 작품으로 자신의 모교(연길시 연남소학교)를 모형으로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한 겁니다. 그때 보름동안 아들과 함께 목공예와 씨름하면서 학교모형을 만들었는데 아들이 목공예쪽으로 싹수가 보였어요.”

그 작품이  당시 상도 받았고 아마 지금도 학교에 전시되여 있을 거라며 아버지는 아들의 ‘과거사’를 털어 놓았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그 아들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예미술을 전공했고 현재 한국에서 설계를 공부중이라고 한다. 아버지의 가업을 전승하려는 노력을 차근차근 다지고 있는 셈이다.

일이 고되지만 ‘가업’을 이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아들이 있어 힘이 난다는 최창선 전승인은 “이번 계기로 라전칠기, 옻칠 등 목칠공예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분위기가 형성되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승인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우리의 전통문화를, 무형문화유산을 보급하고 전승하며 선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소임을 다하고 싶다.”고 최창선은 말했다.

/길림신문 김가혜 김영화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275
  • 6월 19일, 심수청년인축구구락부는 연변룡정팀 한광휘가 팀에 입단, 등번호 12번을 착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심수청년인축구구락부의 공식소식에 따르면 구락부는 한광휘선수 본인과 우호적인 협상을 거쳐 정식으로 구락부에 입단했다고 전했다.심수청년인는 지난해에 갓 을급리그에 승격하여 지금 을급리그 첫 시즌을 치르...
  • 2024-06-21
  • 최근, 꽃피는 계절이 되자 연길인민공원은 알록달록한 형형색색의 꽃들이 만발하여 향기 머금은 여름꽃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함박꽃이며 개나리꽃들이 울굿불긋 각양각색으로 피여난 꽃바다 속에서 연길공원은 사진을 남기면서 행복한 웃음을 짓는 방문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너도나도 맑은 하늘과 알록달록...
  • 2024-06-21
  • 최근, 훈춘시인민법원은 ‘장바구니 비워준다’를 미끼로 벌인 전신인터넷사기사건을 심리했다. 피고인 진모는 법정에서 죄를 인정하고 처벌을 받았으며 사건심리는 종결됐다.피고인 진모는 사기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을 부자로 포장한 내용들을 인터넷에 퍼뜨렸다. 대학생 하모는 진모가 발표한 ‘임의로 한사람을 선택...
  • 2024-06-21
  • 6월 19일 오전 9시, 연길시공안국과 연길시 신흥가두 ‘1구 1경 3장제’ 사회구역 경찰업무 관리모식 시범 가동식이 신흥가두 신흥광장에서 열렸다. 연길시공안국 대표, 신흥가두 대표, 민창사회구역 각 분야 경찰업무팀 대표, 10가구 련방대장 대표 및 일부 사회구역 주민대표가 행사에 참가했다.길림성과 연변주 공안기관...
  • 2024-06-21
  • 6월 17일, 연변주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일전에 광서쫭족자치구 래빈시에서 개최된 제2회 중의약 장요의약 약선대회에서 연변대표팀은 우수한 약선작품으로 단체 백금상과 특별공헌상을 수상했다.이번 대회는 ‘선영천하래빈, 강양세계요도(膳迎天下来宾,康养世界瑶都)’를 주제로 하고 내용은 리론지식경기와 기능실제조...
  • 2024-06-21
  • 6월 14일, 해남항공 HU7053 해구—항주 항공편은 리륙하기 73분을 앞두고 장기기증 수송임무를 림시로 맡게 되였다. 그것인 즉 바로 기증된 인체 장기를 휴대한 의사가 달려오고 있다는 것이였다. 167명의 승객들은 29분 동안 이 마지막 승객이 순조롭게 탑승할 때까지 내심하게 기다렸다.해남항공은 미리 지면, 공중 록색통...
  • 2024-06-21
  • 코앞으로 다가온 빠리올림픽 행사에 중국 지능 제조 제품이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스포츠용품 및 경기 관련 주변 제품 수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중 절강, 광주 등 지역의 수출이 급증하고 이오의 스포츠용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증가했다. 중국은 또 빠리올림픽 마스코트의 80%를 만들어 제조업...
  • 2024-06-21
  • —안도현 량강진, 불법모금방지 선전활동 전개최근, 안도현 량장진에서는 ‘돈주머니를 지키고 행복한 가정을 수호하다'를 주제로 불법모금방지 선전활동을 전개했다.이번 활동은 불법모금에 대한 군중들의 방범의식과 식별능력을 강화하고 광범한 주민들의 금융지식을 제고시켜 불법모금을 방지하는 안전장벽을 튼튼히...
  • 2024-06-21
  • 왕훙벽, 중국조선족민속원, 발전 언덕길에 이어 관광객들은 연길의 새로운 핫플레이스(打卡地)를 찾아 도시의 아름다움을 사진에 담고 있다.서시장 남쪽켠 해란로에‘연길’이라고 씌여진 붉은색 벽, 해란로를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여기는 연길’이라고 씌여진 작은 문화정원, 대천성에 있는 조선족 전통 풍격의 건축...
  • 2024-06-21
  • 인파가 물결치는 야시장을 누비며 맛나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 복고 전차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식사, 쇼핑, 오락, 관광, 공연 등 각종 야간 문화로 6월 장춘의 여름밤은 활력으로 차넘친다. 길게 줄지어선 음식가게마다 음식경연을 펼치 듯 익숙한 손놀림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의 탄성과 함께...
  • 2024-06-2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