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지역과 문화 초월한 ‘상해 미옥’의 반세기 사랑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8월9일 08시28분    조회:756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사랑에는 계선이 없다. 우리는 민족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생활습관이 달랐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보듬으면서 화목하고 따뜻한 가정을 영위해왔다.”

6일, 55년 전 상해 지식청년으로 연변에 하향해 한평생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수림제가 한 말이다. 당시 뜨거운 열정을 안고 연변땅에 발을 디딘 그녀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정착하고 여러 민족 사람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파란만장한 이야기들을 엮어왔다.

1969년, 당시 17살이였던 상해 지식청년 수림제는 국가의 호소에 부응해 길림성 연길현 세린하공사 세린하대대 제5생산대에 하향했다.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수림제는 당시 전국에서 열풍을 일으켰던 <붉은 해 변강 비추네>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바로 그 노래에 나오는 곳에 가 단련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낮선 곳에서의 생활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대도시에서 곱게 자란 그녀에게 밭일은 낯설고 힘들었으며 가족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으로 수많은 밤을 눈물로 지새웠다. 특히 언어와 생활습관의 큰 차이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조선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하다 보니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전에 없던 답답함과 무력감을 느끼게 되였다.

그러나 그는 난관 앞에서 주눅들지 않았다. 새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언어의 장벽을 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현지인들이 하는 말을 들리는 대로 종이에 기록했다가 이웃들에게 그 뜻을 물어보고 수시로 펼쳐보면서 단어들을 암기했다. 근 일년이라는 시간을 애써 공부했더니 현지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었고 워낙 붙임성이 좋았던 그녀는 조선족 사원들과 더 잘 어울리게 되였다. 명절이면 빼놓지 않고 두부, 떡 등 음식을 만들어 보내주는 현지인들의 후한 인심에 고독한 마음이 녹아내렸고 자기의 자식처럼 이것저것 챙겨주는 이웃들의 행동에 위로를 받으면서 하향 생활에 적응해나갔다.

당시 그녀를 각별히 예뻐했던 조선족 아주머니 정씨는 그녀의 조선말 번역 이름이 번지기 어렵다면서 그가 마을의 조선족처녀 미옥과 많이 닮았다 하여 ‘상해 미옥’이라는 별명을 특별히 지어주었다. 그때부터 마을사람들은 그녀를 ‘상해 미옥’으로 불렀다.

매사에 적극적이였던 그녀는 당시 민병련 ‘무쇠처녀’ 전투대의 부녀련장직을 맡았는데 학습, 회의, 활동 등으로 대대의 민병련 청년조직과 여러차례 교류하면서 현지 청년 류정윤을 알게 되였다. 사업의 수요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둘은 서로에 대한 료해가 깊어졌고 성실하고 선량한 조선족 청년의 따뜻한 관심에 수림제도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애틋한 사랑을 키워나갔고 결국 영원한 사랑을 기약했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량가부모의 강렬한 반대에 부딪쳤다. 당시 조선족의 풍속습관에 따르면 맏아들과 맏며느리는 가정의 모든 중임을 짊어져야 하는데 수림제는 상해에서 온 한족 지식청년이고 조선말과 조선족문화에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살림도 밭일도 할 줄 모르기에 맏며느리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 원인이였다. 주변에서도 고생이라군 못해본 하향 청년이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 시집와 언젠가는 못 견디고 가출할 것이 뻔하다며 둘의 결혼을 좋게 보지 않았고 수림제의 부모도 딸이 고생할 것이 두려워 결혼을 탐탁해하지 않았다. 반대에 견디다 못해 류정윤은 결국 단식으로 항의했고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결국에는 이 혼사를 인정하게 되였다. 이 사랑을 위해 수림제는 길림공업대학에 가 학습할 기회를 포기했고 시내에 들어가 일할 기회도 포기했으며 고향으로 돌아갈 기회마저도 포기한 채 연변의 가난한 시골에 남아 사랑을 지키기로 마음을 굳혔다.

1972년 혼례를 치르고 조선족집안 며느리가 된 수림제는 시집간 그날부터 꼭 좋은 며느리로 되리라 결심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시어머니와 함께 밥을 지으면서 조선족의 다양한 전통료리법을 익혔고 조선족 례의와 문화를 배우면서 이 지역에 더 잘 융합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그들은 식구 아홉명이서 35평방메터 되는 초가집에서 살았는데 집에 로력이 적고 식구가 많다 보니 생활은 항상 쪼들렸다.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고저 수림제는 암퇘지를 사다 길렀는데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산에 가 풀을 캐다가 돼지에게 먹이고 나서야 부랴부랴 출근길에 오르군 했다. 그의 정성에 보답이라도 한 듯 암퇘지는 일년에 두번씩 10여마리의 새끼돼지를 낳아 가정에 적지 않은 수입을 안겨주었다. 또 재봉솜씨가 좋았던 그녀는 낮에 대대의 공급판매합작사에서 일하는외에도 밤이면 마을사람들을 도와 옷이며 모자며 앞치마를 가공해 돈을 모았다. 집안생활이 점차 펴이기 시작하자 시부모님들도 수림제의 능력을 인정하면서 집안의 모든 관리를 그에게 맡겼고 주변 촌민들도 총명하고 능력 있는 며느리를 맞았다며 칭찬이 자자했다.

1982년 그녀는 업무실력을 인정받아 룡정현공급판매합작사의 구매관리자로 발탁되였고 1989년에는 연길시로 전근해 백화점의 경리직을 맡았다. 새로운 일터에서 그녀는 더 큰 도전과 압력에 직면했지만 고난 앞에서 물러서지 않고 지혜와 노력으로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해내 진정한 ‘녀강자’로 인정받았고 선후하여 ‘민족단결모범’, ‘선진사업일군’으로 선정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본보기로 되였다.

세월이 흘러 수림제가 연변에 온 지도 벌써 55년이 되였다. 그동안의 생활을 돌아보면 본인의 선택에 그 어떤 후회도 없다는 그녀이다. 시부모님께 공경했고 시동생과 시누이들을 시집, 장가 잘 보냈으며 세 자녀를 모두 바르고 유용한 인재로 키워냈고 본인도 사회에서 한평생 분투해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당시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연변땅에서 지금도 금슬 좋은 부부로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기쁘고 행복하다고 한다.

“서로를 존중하고 다름을 리해하며 론쟁보다 인내를 선택하고 모순보다 포용을 선택하는 것이 따뜻한 가정을 꾸리는 방법이다.”

수림제가 말하는 화목한 가정의 비결이다.  

전해연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918
  •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72주년을 맞이하는 기꺼운 날에 연변박물관이 새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광범한 관중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였다.연변박물관이 새롭게 내놓은 ‘중화민족공동체의식 확고히 수립 연변 력사 문화 진렬’은 중화민족공동체의식 확고히 수립을 주선으로 하고 문헌, 문물 그리고 다매체 몰입식 체험...
  • 2024-09-03
  • 2024년 이래 안도현은 제4차 전국 문물 보편조사를 지속적으로 전개하면서 고문화유적, 고묘, 고건축물 등 일련의 문화경관에 대한 보편조사를 실시하여 제3차 보편조사에서 등록된 이동불가 문물 132개를 재조사하고 새로 발견된 5개 이동불가 문물 단서를 조사, 인정, 등록했다.“형성 기제와 린근 유적의 분포상황에 따...
  • 2024-08-30
  • 련며칠 연길시시장감독관리국은 농촌시장 식품안전 전문검사를 지속적으로 벌려 농촌 음식안전을 보장하고 농촌시장 경영질서를 규범화함으로써 식품안전사고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예방했다.20일, 연길시 조양천시장은 장을 보러 온 촌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인파 속에서 제복을 차려입은 시장감독관리 집법일군들은...
  • 2024-08-30
  • 개학시즌이다. 특히 처음 집을 떠나 대학교정에 들어서게 되는 대학신입생들은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와 동경으로 가득차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기군들이  노리는 일련의 사기행각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그럼 이맘때 어떤 류형의 사기행각이 성행하며 또 대학신입생 및 가족은 어떤 면에서 류의해야 할지 살...
  • 2024-08-29
  • 요즘 아이들중 온라인게임을 각별히 즐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휴대전화로 온라인게임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면 우선 부모가 자녀 앞에서 휴대폰을 자주 보지 않는지를 반성해야 한다. 부모의 행동이 은연중에 아이의 게임중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이때 부모는 어떻게 해야 ...
  • 2024-08-29
  • ■일부 강아지 주인들이 강아지 목에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산책시킵니다.문: 연길시 백취원소구역 22동 뒤쪽 광장에서 매일 아침 5시쯤이면 강아지 주인들이 반려견을 산책시키는데 목줄을 착용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아지 7~8마리가 한꺼번에 짖어대는데 소음이 어마어마하여 아이가 집에서 자다가 놀라서...
  • 2024-08-29
  • 북경 한홍애심자선기금회가 주관한 ‘한홍 애심·백명 길림지원(百人援吉)’ 대형 의료봉사활동이 안도현에서의 활동을 끝으로 13일간의 길림성 려정을 원만히 마무리했다.가수 한홍이 인솔한 이번 의료봉사 대오에는 북경, 상해, 절강 등 지역의 3급병원 의료전문가 140여명과 진명, 매정, 주아문, 주단 등 스타 자원봉사자...
  • 2024-08-29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