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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 큰 변화…아이들이 꿈꾸는 ‘사랑의 교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8월27일 09시40분    조회: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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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마다 문을 여는 시골마을의 '사랑의 교실'은 지난 2019년에 시작돼 올해로 6년째 이어지고 있다."


‘사랑의 교실’에서 독서모임을 가지고 있는 도원촌 아이들.


“붉은 해 솟았네

천리변강 비추네

장백산 아래 사과배 열리고

해란강반 벼꽃 피네

…”

창문 너머로 푸른 들판이 펼쳐지고 교실 안은 아이들의 노래소리로 가득찬다. 처음에는 낯선 노래 가사에 어색해 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함께 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따라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몽골몽골 피여난다.

그리고 바로 옆 교실에서도 신나서 깔깔거리며 책 읽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선생님이 한창 아이들 옆에 앉아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었다. ‘피터팬’의 모험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다음 장을 기다렸다.

“너희들도 하늘을 날고 싶니?”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저마다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하며 활짝 웃는다.

올 여름방학 내내 안도현 송강진 도원촌 촌민위원회에 자리잡은 ‘사랑의 교실’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잊지 못할 여름방학의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마을에서 방학마다 대학생들을 초청해 저희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쳐줍니다. 평생 농사만 짓다 보니 아이들 공부 지도는커녕 밭일 때문에 아이들 돌볼 겨를도 없어 늘 미안했는데 얼마나 큰 시름을 덜었는지 모릅니다.”

21일에 찾은 도원촌에서 마주한 촌민 반월빈은 ‘사랑의 교실’ 덕분에 방학마다 큰 걱정을 덜었다며 반색을 했다.

도원촌의 ‘사랑의 교실’을 책임진 이는 길림의약학원에서 이 마을의 제1서기로 온 왕지학이다.

“도원촌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방학  때마다 오갈 데 없는 아이들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소학교 아이들만 회의실로 따로 모아 숙제공부를 하는 걸 저희 촌주재 사업일군들이 지도하면서 방학학교가 시작됐습니다.”

작은 시골마을이라지만 이 마을에는 부모가 외지로 돈벌이를 떠나며 시골 할머니댁에 맡겨지는 아이들까지 더해지면서 40여명이 넘는 아이들이 방학이면 집에서 홀로 심심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안도현에서도 아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시골마을로 손꼽혔다. 왕지학 서기는 촌민위원회 농가책방 공간을 활용하여 방학학교를 시작하면서 방학 동안에도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그가 방학학교를 만든 그해 얼마 안 지나 안도현에서 면바로 대학교와 손잡고 교육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는데 도원촌의 방학학교도 이때부터 대학생 지원자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체계적인 수업과정을 진행하게 됐다.

방학마다 문을 여는 도원촌의 ‘사랑의 교실’은 지난 2019년에 시작돼 올해로 6년째로 이어지고 있다.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모두 길림의약학원이나 길림대학교, 동북사범대학교의 재학생 지원자들이다.

교육지원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도원촌의 ‘사랑의 교실’은 소학교 학생들만 대상으로 하던 데로부터 2021년부터는 방학이면 소학교, 중학교, 고중 3개 단계로 나누어 전통 문화반, 영어반, 중학교 수학과 물리, 화학반을 개설했다. 마을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맞춰 학교내에 설치된 시스템으로 화상 학습지도를 받아왔고 고중학생들은 특별히 길림대학교와 동북사범대학교의 석사연구생으로 무어진 자원봉사팀의 정기적인 학습지도 지원을 받고 있었다.

왕지학의 소개에 따르면 방학학교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형식의 수업을 추가로 더 개설했다.

“마을 아이들중 대여섯명이 조선족이고 대부분 한족입니다. 아이들이 가끔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일부 아이들이 서로 서먹서먹해하기에 고심 끝에 다양한 학습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왕지학은 아이들이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고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리게 하기 위해 음악시간과 영화감상 수업을 더 늘였다.

그는 아이들이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대학생 지원자들에게 부탁해 홍색경전 음악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률동을 더했고 기타, 피아노 등 악기 연주를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부르는 특별한 음악시간을 만들어 아이들의 애국주의 정서와 민족인정감, 문화자신감을 가지도록 도왔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씩 영화를 함께 감상하는 수업을 추가했다. 중화민족의 력사, 전통문화, 민족단결 등 내용을 담은 영화 감상을 통해 아이들은 우리 나라의 력사와 문화, 다양한 민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영화 감상 후에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다름을 존중하고 서로의 문화를 리해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위인전기를 읽고 홍색영화를 관람하는 학습 프로그램도 ‘사랑의 교실’ 수업과정에 넣었다. 그리고 해마다 7월 1일에는 당사이야기모임, 당지식 경연대회 등 가족활동을 열고 시랑송, 웅변 등 다양한 형식으로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당지식을 학습하고 당에 대한 리해를 높이며 청소년들의 애국주의감정 양성과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도록 앞장에 섰다.

왕지학은 또 ‘방학간 대학생 삼하향’ 프로젝트 명액을 신청해 대학생 자원봉사팀과 류학생 봉사팀을 직접 학교로 초청해 마을 아이들에게 정기적으로 무료 교육지원을 받도록 마을에 사회실천기지를 구축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상상력을 키우고 세상을 배우는 데 독서만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마을 농가책방에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책들로 책장을 채웠습니다.”

마을책방을 아이들에게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꿈을 키우고 성장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싶었던 왕지학은 길림의약학원, 길림대학교 등 대학교에 신청해 고전명작, 동화책, 과학기술, 법률, 의학 등 다양한 부류의 도서 1000여권을 기증받았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마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독서모임을 조직하고 방학이 끝날 즈음에는 마을에서 투표를 통해 ‘독서향기 소년’ 선정활동도 알차게 진행하고 있다.

방학마다 문을 여는 도원촌의 ‘사랑의 교실’은 현재 린근 마을에까지 소문을 타면서 지금은 삼도촌, 광명촌 등 주변 마을의 아이들도 방학이면 찾아오는 인기 ‘교실’로 떠올랐다.

왕지학은 “몇평방 안되는 작은 교실이지만 이곳 시골 아이들에게는 방학 동안 큰 위로와 힘이 되여주는 공간입니다.”라며 ‘사랑의 교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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