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려행수기】황혼의 려행이 남긴 추억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9월23일 14시49분    조회:457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ㅡ항주 서호를 찾아서

태승호

(지난기 계속)

단교를 떠나 계속 앞으로 1키로메터쯤 걸어가니 눈앞에는 물속에 잠긴 듯한 단층집이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처마밑에는 ‘평호추월(平湖秋月) ’이라는 편액이 한눈에 안겨왔다. ‘평호추월’이라는 이름은 호수면이 거울처럼 평온하고 휘영청 밝은 가을달이 하늘가에 떠있어 달빛과 호수가 서로 어우러 진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란다.

정자 옆에는 키가 크고 우뚝 솟은 오동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오자 호수면은 해빛에 반사되여 하얀 고기비늘같은 물결이 반짝이였고 저 멀리 바라보니 작은 배 몇 척이 한가롭게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작은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이리저리 헤염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먹이를 주니 우르르 몰려가 먹이를 다투어 먹는다. 몇마리의 강자들만이 배불리 먹은듯 느릿느릿 헤염치며 자리를 뜬다.

12시가 가까워오자 우리는 근처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끝내고 호수가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잠간 휴식을 취한 다음 호수가를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서 유명한 소제(苏堤) 어구에 이르렀다.

소제는 북송시기(1089년) 시인인 소식(소동파)이 항주지주(知州—지금의 시위서기에 해당함)로 지낼 당시에 서호의 진흙을 리용하여 구축하고 후세 사람들의 변천을 거쳐 형성된 것으로서 항주인민들은 소동파가 서호를 다스린 공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소식의 이름을 붙혀서 ‘소제(소식의 제방뚝)’라고 명명하였단다. 소제의 총 길이는 2.8킬로메터이고 너비는 약 30메터로서 남북을 련결하는 인공 제방이다.

소제를 따라 천천히 걷노라니 호수에는 관광객들을 실은 유람선 10여척이 흐르는 물결을 헤가르며 여유롭게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저 멀리 바라보니 우뚝 솟은 뢰봉탑과 보탑은 해빛이 비추자 황금색 빛갈이 뿜어져 나와 신비롭고 신성한 기운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마치도 두 수호신이 아름다운 호수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길옆의 화단에는 붉은색, 노란색, 자주색 꽃들이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알록달록하게 피여나서 더없이 생기를 띄워주었다. 우리는 화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순간을 남겼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 뿐만아니라 유구한 력사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 곳을 걸으면서 나는 마치 옛날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그 시대 문인들의 정서를 느끼는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북받치는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한가로운 발걸음으로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끝머리까지 도착하니 이미 오후 3시가 되였다. 서호의 주변에는 많은 구경 거리가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나는 호수가의 작은 가게에서 기념으로 남기려고 손으로 그린 서호 풍경엽서를 하나 샀다. 가게 주인이 열정적으로 서호의 력사와 문화 배경을 상세하게 소개하니 더 한층 이 아름다운 서호에 대한 리해를 깊이 가지게 되였다.

오후 5시 반이 지나자 저녁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석양에 비친 호수는 금빛을 띠고 있었고 산과 나무는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번의 유람길은 60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나의 소망을 이루어 주었으니 기쁨 심정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이 즐거웠다. 시간상의 원인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나로 하여금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문화적 함의를 맛보게 한 좋은 계기로 되였으며 서호를 포함한 산과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은 모두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내 인생에서 귀중한 재산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 중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후회없는 황혼의 삶을 즐겁게 보낼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가?! 세월은 흐를수록 우리의 몸은 점점 로쇠해지고 행동도 불편해 지는 것은 막을수 없는 필연적인 추세이다. 그러므로 아직 건강하고 또 두 다리로 걸을수 있을 때 마음껏 세상 구경을 떠나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끝)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922
  •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구축하는 이 주선을 뚜렷이 내세우고 여러 민족 군중을 단결인솔하여 연변의 고품질 발전 추동해야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돐에 즈음하여 성당위 서기인 경준해, 성당위 부서기이며 성장인 한준이 9월 2일부터 3일까지 연변주에서 조사연구를 진행했다. 경준해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 2022-09-04
  • 길림일보 론평원 장백산 아래 열매가 주렁지고 해란강반에 벼꽃향기 그윽하다. 이 풍작의 계절에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자치주 성립 70주년을 맞이하게 되였다. 연변인민에 대한 습근평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의 깊은 사랑과 아름다운 축복을 담아 중앙 관련 부서 축하단은 연변에 와서 전 주 각 민족 인민들과 함께 축...
  • 2022-09-04
  •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돐을 맞는 9월 3일, 연변작가협회 시가창작위원회 부분적 시인들은 ‘장백문화 시의 려행’의 첫 코스로 룡정시 개산툰진 애민촌의 연변아산송이락원을 찾아 뜻깊은 생활체험을 하였다. 김룡국 서기가 애민촌을 소개하고 있다. 연변작가협회 부주석, 시가창작위원회 주임 김영건...
  • 2022-09-04
  • -70년간 분투분발하여 파란만장하고 기세가 웅장한 력사의 화폭 그려내 -새로운 려정에서 용감하게 전진, 뛰여넘고 추월하는 진흥발전의 정채로운 장 열어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국무원 축전 보내와 축하, 조용 축사, 경준해 연설, 한준 강택림 참석, 호가복 환영사 70년간의 분발노력으로 연변대지는 새로운 면모를 보여...
  • 2022-09-03
  • 9월1일, 연변대학 연길전환의학연구쎈터( 延吉转化医学研究中心)와 아시아경제발전협회 조선족기업발전위원회 소속인 만나생물과학기술유한회사(曼纳生物科技有限公司)는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정을 체결하였는데 향후 대학과 기업이 상호합작을 본격 도모하게 된다. 연변대학 연길전환의학연구쎈터 김욱 주임과 만나생...
  • 2022-09-03
  • 9월 3일, 전국 축구발전 중점도시 수여식이 연길에서 있었다. 수여식에서 중국축구협회 하새 부비서장이 국가체육총국과 중국축구협회를 대표하여 연변주의 전국축구발전중점도시 신청평가결과를 통보하고 연변주에 전국축구발전중점도시 현판을 수여했다.   그는 “연변은 중국에서 유명한 ‘축구의 고장&...
  • 2022-09-03
  • 사진은 9월 3일, 연변도서관에서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경축하여 개최된 ‘연변축구운동촬영작품전’을 관람하고 있는 시민. 9월 2일에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시대별 연변축구 력사적 순간을 담은 70여폭의 촬영작품들이 전시되였는바 귀중한 력사와 아름다운 순간들을 기록하...
  • 2022-09-03
  • 올해따라 유난히 가을바람이 일찍 불어와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8월 31일, 청도 농일식품유한회사 김철웅 리사장이 고향 음마하를 찾아 고향어르신들께 따뜻한 효도밥상을 차려드렸다. 업무출장차 길림으로 오게 되였는데 특별히 하루시간을 더 내여 고향행을 기획했다는 김철웅 리사장은 이맘 때면 황금파도 넘실거리는, ...
  • 2022-09-03
  •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서 2일 중국소비자협회에서는 월병을 과도하게 포장하는 것에 대해 대규모 사회감독 사업을 전개, 광범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사회 감독에 참여하여 현지의 시장감독부문, 소비자협회 조직에 관련 단서를 제공하는 것을 고무격려한다고 밝혔다. 중국소비자협회 관계자는 과도할 정도로 호화롭게 월...
  • 2022-09-03
  • 9월 3일, 연변조선족자치주 성립 70주년을 경축하여 연길아리랑축구공원에서 원 연변오동팀 선수 대 연변부덕팀 선수들간의 스타 축구경기가 진행되였다. 현역시절 연변축구를 빛낸 고종훈, 천학봉, 방근섭, 최광일, 백승호, 배육문, 윤광, 등 선수들과 그 뒤를 이어 연변축구를 빛내고 있는 연변팀 선수들인 강홍권, 지문...
  • 2022-09-03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