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려행수기】황혼의 려행이 남긴 추억
조글로미디어(ZOGLO) 2024년9월23일 14시49분    조회:1133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ㅡ항주 서호를 찾아서

태승호

(지난기 계속)

단교를 떠나 계속 앞으로 1키로메터쯤 걸어가니 눈앞에는 물속에 잠긴 듯한 단층집이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처마밑에는 ‘평호추월(平湖秋月) ’이라는 편액이 한눈에 안겨왔다. ‘평호추월’이라는 이름은 호수면이 거울처럼 평온하고 휘영청 밝은 가을달이 하늘가에 떠있어 달빛과 호수가 서로 어우러 진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란다.

정자 옆에는 키가 크고 우뚝 솟은 오동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다. 미풍이 불어오자 호수면은 해빛에 반사되여 하얀 고기비늘같은 물결이 반짝이였고 저 멀리 바라보니 작은 배 몇 척이 한가롭게 ‘산책’을 하고 있었다. 작은 물고기들은 물속에서 자유자재로 이리저리 헤염치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먹이를 주니 우르르 몰려가 먹이를 다투어 먹는다. 몇마리의 강자들만이 배불리 먹은듯 느릿느릿 헤염치며 자리를 뜬다.

12시가 가까워오자 우리는 근처에 위치한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를 끝내고 호수가에 있는 정자에 앉아서 잠간 휴식을 취한 다음 호수가를 따라 계속 앞으로 걸어서 유명한 소제(苏堤) 어구에 이르렀다.

소제는 북송시기(1089년) 시인인 소식(소동파)이 항주지주(知州—지금의 시위서기에 해당함)로 지낼 당시에 서호의 진흙을 리용하여 구축하고 후세 사람들의 변천을 거쳐 형성된 것으로서 항주인민들은 소동파가 서호를 다스린 공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소식의 이름을 붙혀서 ‘소제(소식의 제방뚝)’라고 명명하였단다. 소제의 총 길이는 2.8킬로메터이고 너비는 약 30메터로서 남북을 련결하는 인공 제방이다.

소제를 따라 천천히 걷노라니 호수에는 관광객들을 실은 유람선 10여척이 흐르는 물결을 헤가르며 여유롭게 떠다니는 것이 보인다. 저 멀리 바라보니 우뚝 솟은 뢰봉탑과 보탑은 해빛이 비추자 황금색 빛갈이 뿜어져 나와 신비롭고 신성한 기운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마치도 두 수호신이 아름다운 호수를 지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길옆의 화단에는 붉은색, 노란색, 자주색 꽃들이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알록달록하게 피여나서 더없이 생기를 띄워주었다. 우리는 화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아름다운 순간을 남겼다.

아름다운 자연 풍경 뿐만아니라 유구한 력사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 곳을 걸으면서 나는 마치 옛날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면서 그 시대 문인들의 정서를 느끼는 것만 같아 저도 모르게 북받치는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한가로운 발걸음으로 주위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끝머리까지 도착하니 이미 오후 3시가 되였다. 서호의 주변에는 많은 구경 거리가 있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집으로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돌아가는 길에 나는 호수가의 작은 가게에서 기념으로 남기려고 손으로 그린 서호 풍경엽서를 하나 샀다. 가게 주인이 열정적으로 서호의 력사와 문화 배경을 상세하게 소개하니 더 한층 이 아름다운 서호에 대한 리해를 깊이 가지게 되였다.

오후 5시 반이 지나자 저녁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였다. 석양에 비친 호수는 금빛을 띠고 있었고 산과 나무는 옅은 주황색으로 물들고 있었다. 이 순간, 나는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유화 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번의 유람길은 60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나의 소망을 이루어 주었으니 기쁨 심정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이 즐거웠다. 시간상의 원인으로 많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나로 하여금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문화적 함의를 맛보게 한 좋은 계기로 되였으며 서호를 포함한 산과 나무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은 모두 나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고 아름다운 추억이 내 인생에서 귀중한 재산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생명 중의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후회없는 황혼의 삶을 즐겁게 보낼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가?! 세월은 흐를수록 우리의 몸은 점점 로쇠해지고 행동도 불편해 지는 것은 막을수 없는 필연적인 추세이다. 그러므로 아직 건강하고 또 두 다리로 걸을수 있을 때 마음껏 세상 구경을 떠나보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아닐가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끝)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4729
  • 세계 유명 과학잡지 《자연》증간호 《2022년 자연지수-과학연구도시》가 최근 글로벌 과학연구 100대 도시 명단을 발표, 길림성 장춘시가 35위에 올랐다. 장춘은 2021년에 비해 서렬이 2위 제고되고 국내에서 14위, 동북에서 1위를 차지하여 두터운 과학연구 실력과 지위를 보여주었다. 이 자연지수는 2014년부터 발표되였...
  • 2022-12-11
  • -더 많은 토박이 수재와 전문가들 두각 나타낸다 "고급직함은 영예이며 더우기는 격려이다. 농민들에게 직함을 평가하는 것은 같은 업종에서 비교적 높은 전문기능을 가진 인재들을 농촌에 뿌리를 박게 할 뿐만 아니라 농업인재를 발굴하고 성장을 격려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광범한 농민들의 현대농업과학기술지식을 배...
  • 2022-12-11
  • 련화청역 등 일부 인기 약품이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일부 불법 경영자들이 기회를 타서 가격을 인상하고 투기하는 상황에 대비해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여러 전자상거래 플래르홈에서 9월 이래 련화청역 판매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련 성(省)의 시장감독관리부문을 조직해 상품의 구입 장부를 확인 검사했다. 투기로 가...
  • 2022-12-11
  •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어떤 경우에 자택에서 치료가 가능한가? 자택 격리치료 시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 사항은 어떠한가? 이와 관련해 길림대학 제1병원 감염과 장개우 주임을 인터뷰했다. 장개우는 다음과 같이 표했다. 두 부류의 사람들은 자택에서 격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첫째,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
  • 2022-12-11
  • 현재, 코로나19 역정의 형세에서 개인으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길림대학 제1병원 감염과 주임 장개우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군중들은 전염원의 통제, 전파 경로의 차단, 감염 취약자에 대한 보호 등 세가지 단계에서부터 시작해 자신의 건강을 책임지는 제1책임자가 되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 2022-12-11
  • - 권위 전문가 방역 열점문제에 대해 해답을 내놓다 [북경 12월 9일발 신화통신]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병원성이 떨어졌지만 전파 속도가 빠르고 전염성이 강하다. 만약 핵산검사, 항원검사를 통해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되여 ‘양성’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가? 재택치료 기간에 어떻게 과학적이고도 합리하게 약을 복용할...
  • 2022-12-11
  • 최근 교육부 인문사회과학 중점연구기지- 연변대학조선한국연구중심에서는 《동북아 공존공영의 신GTI 구상》 (필자 전홍진 객좌교수, 한국인) 책자를 한국에서 발간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1992년 한국 서울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두만강지역개발계획(TRADP) 계획관리위원회(PMC) 30주년을 기념하여 출판된 것이다....
  • 2022-12-08
  • 한준 출석 및 연설 5일, 전 성 로인 코로나19 백신접종 사업 강화 배치회의가 소집되였다. 성당위 부서기이며 성장인 한준이 회의에 참석하고 연설을 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습근평 총서기의 중요 연설, 중요 지시 정신을 깊이 학습관철하고 국무원련합통제기제 포치요구를 실행하며 코로나19 백신의 보호 역할을...
  • 2022-12-07
  • ◇신기덕 대설은 24절기중에서 21번째의 절기로 태양의 황경이 255°가 되는 때를 말하며 해마다 12월 7일 경에 든다. 대설은 소설과 거의 비슷한바 기온이 한층 더 내려가고 눈이 더 크게 내리며 강설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 우리들은 립동 이후의 소설과 대설, 동지, 소한, 대한 등 여섯 절기를 묶어 겨울이라고 하지만 서...
  • 2022-12-07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