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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이야기] 사회공익에 앞장서는 전통 결혼민속문화 지킴이
조글로미디어(ZOGLO) 2025년3월20일 11시30분    조회: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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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을 딛고 사회자의 꿈 이룬 ‘시골 소년’ 정호국의 칠전팔기 도전기

한마음천사애심협회 부회장으로서 협회를 대표해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에 애심성금 전달하는 정호국(오른쪽 사람) 

“본식 사회자는 신랑신부 및 아기와 가족들에게 행복을 이어주는 ‘다리’예요. 열정과 유머감과 진심을 담아 지척에서 그들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할 때가 가장 보람찹니다.” 

정호국은 준수한 외모에 재치있는 입담, 유머감 넘치는 사회 풍격으로 연변에서 알아주는 경력 13년차의 베테랑 본식 사회자이다. 

행사 사회를 하고 있는 정호국

연변은 물론 길림, 장춘 등 성내를 벗어나 심양이나 할빈, 더 멀리 서안, 장가계 심지어 한국에까지 출장사회를 다니면서 매달 평균 20~30건의 결혼식과 아기 돐잔치, 환갑잔치, 회사 년말총화 등 다양한 행사의 사회를 소화하고 있다. 그동안 어림잡아 2,500회 이상의 사회를 했다는 정호국의 스마트폰 메모장에는 2026년초까지의 본식 사회 일정이 촘촘히 적혀있다.  

최근, 기자 일행은 본식 사회자 정호국씨(37세)를 만나 시골 소년에서 연변의 대표 사회자로, 애심행사에 앞장서며 아름답고 조화로운 사회 구축에 일조하기까지 고난을 딛고 꿈을 이룬 그의 칠전팔기 도전기를 들어보았다.

오지에서 싹튼 예술의 꿈, 하지만 현실은 잔혹해

룡정시 세린하향(현재 로투구진에 합병) 세린하촌에서도 다섯 가구만이 살고 있는 오지산속에서 태여난 정호국은 6살부터 마을 친구랑 둘이서 손잡고 의지하면서 1시간을 걸어서 통학해야 했다. “등교길은 항상 해뜨기 전에 출발해야 했고 겨울이면 해가 빨리 지는데다가 야생동물이 출몰하다보니 부모님들이 항상 마중나왔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부모님은 이미 밭일을 나가셨고 밥상엔 아침밥과 도시락이 차려져있었지요.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담배농사로 어렵게 생계를 이어오는 부모님을 도와 어린 호국은 방과후면 저녁밥을 지어놓고 집안일을 거들면서 철든 아이로 자랐다. 

정호국 사회 한장면

정호국은 소학교때 학교의 6.1절 경축대회나 웅변대회, 문예공연에서 재능을 발휘하며 두각을 나타냈으며 중학시절 학교운동대회 때면 학교의 유일한 학급 남자 문예위원으로 활약했다. 무대에서의 성취감과 행복감은 어린 호국의 마음에 연예인의 꿈을 싹틔워주었다. 

하지만 운명은 잔혹했다. 중학교를 졸업한 후 정호국은 연변의 유명한 예술학교에 합격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로 중등전문학교 컴퓨터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예술분야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그의 꿈은 접은 적이 없었다.

방황속 발견: 노래방 복무원에서 TV 판매왕까지

한창 호기심이 많은 17살의 소년 정호국은 “노래방 복무원으로 일하면 월급을 500원 받는다.”는 말을 들었고 큰돈을 벌어 예술의 꿈을 펼치고픈 마음에 학업을 그만두었다. 그때 어린 그에게 500원은 ‘거금’이였다. 정호국은 노래방에 출근하면서 뜻밖에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키우게 될줄은 몰랐다. 

“무료로 마음껏 노래 부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노래를 잘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손님들 앞에서 노래 몇곡 부르고 팁도 벌었지요. 하지만 전문적인 학습을 받고싶은 마음에 허미옥가수를 찾아가 스승님으로 모시고 노래기술을 지도 받았지요.” 어린 정호국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을 위해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2008년, 고정적인 일자리가 부러웠던 20살의 정호국은 연변국제무역청사에 TV판매원으로 전직했다. 그의 친절한 미소와 뛰여난 언변은 수많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대뜸 ‘매출왕’으로 올라섰다. 

“장사가 잘될 때는 보상교환판매 행사로 하루 100대 이상 판매한 적도 있었는데 진짜 뿌듯했어요.” 또한 회사 년말총화때면 무대에 올라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면서 동료들의 절찬을 한몸에 받았다. 

“기본 월급이 500원이였는데 ‘매출왕’으로 매달 5, 6천원씩 받으면서 뿌듯했지만 예술의 꿈을 향한 열정은 식을줄 몰랐지요.” 

이벤트회사의 힘든 창업과 첫 사회자 도전

2010년, 고정일자리인줄 알았던 판매원 직업이 그냥 림시직인걸 알게 된 그는 판매원을 그만두고 두 친구와 동업하여 이벤트회사를 차렸다. 부모님이 매달 보내주신 한화 20만원(인민페로 약 1,200원)을 모아 창업자금으로 썼다. 

“당시 히트작인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령감을 받아 꽃길 세팅과 풍선 장식을 했어요. 창업은 쉬운게 아니였어요. 자금 마련을 위해 아빠트단지에서 전단지를 배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경비원들에게 발각되여 다시 한집한집 돌면서 이미 배포한 전단지를 전부 뜯어내는 고역을 당한 적도 있었어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개인집 차고를 사무실로 임대하여 한달에 한번씩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운영하다가 신세기빌딩에서 오피스텔을 세 맡고 사무실을 집 삼아 동업자 셋이 같이 먹고 자고 일했다.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백화상점에 가서 좋은 옷 한견지를 사서는 외출할 때마다 셋이서 돌려가면서 입었는데 한사람이 입고 나가면 남은 두사람은 집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련애를 하면서 ‘신발이 없어 데이트를 못 나간 적’도 있었지만 그때의 경력이 정호국의 끈기를 더욱 단단히 했다.  

정호국의 첫 사회자 데뷔는 2012년 11월, 5촌 외숙의 결혼식이였다. “엄청 떨렸어요. 사전에 유명 사회자들의 결혼식 사회 비디오 영상을 수없이 돌려보면서 외우고 모방하고 련습했지만 막상 수십명 하객들 앞에 나서고보니 많이 떨렸어요. 외숙이 ‘잘한다’고 격려해줬지만 스스로는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몰라요.”  

초기에 많은 지인들이 그를 응원해줬지만 정작 행사때가 되니 그를 찾겠다던 사전의 약속은 언제 그랬냐는듯 베터랑 사회자들을 청하더란다. “내 자식이 결혼한다 해도 TV에 얼굴이 알려지고 인기가 있는 프로들한테 맡기겠다. 억울하면 너 스스로 능력을 키워.” 투덜거리는 호국이를 향한 어머니의 따끔한 충고가 그의 성장동력으로 되였다.  

그후 정호국은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고 관련 영상을 수백번 돌려보면서 발성, 제스처, 표정을 연구했다. “중요한 어구들을 적어서 밤새 거울 앞에서 련습했어요. 사회자는 관객과 호흡하는 직업이니까요.”

고마운 두 멘토를 만나고 사업 전성기를 맞다

2015년, 정호국은 지인들과 합작하여 제작한 연변판 미니영화 <진상그녀>와 <신입이>에 출연했는데 틱톡 등 온라인 플래트홈에서 순식간에 수만명의 팬이 생기면서 방방곡곡에 이름이 알려졌다. 하지만 갑작스런 인기를 누리면서도 초심을 잊지 않았다. 사람들이 믿고 불러줄수록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연변주화술협회 서방흥 회장을 찾아가서 발성과 어휘 화술기교를 능숙히 장악했으며 연변의 유명 가수 량춘화를 찾아가 무대 매너, 눈빛 처리, 표정관리 등등을 배우면서 전문성을 차곡차곡 쌓았다.

준수한 외모에 재치있는 입담, 분위기 정리, 무대 매너, 눈빛 처리, 표정 관리까지 프로급인 정호국 사회자

“저에게 있어서 두 분은 멘토이자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분들이지요.” 정이 많은 정호국은 그때부터 이어진 인연을 소중히 여겨 지금도 종종 두 분께 문안인사를 올리고 함께 식사를 나눈다고 한다.

사회를 시작하여 3년만인 2015년에 전성기를 맞이했다. 특히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만의 웨딩홀을 경영하면서 입소문과 위챗, 틱톡을 통해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초기에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 머리가 하얘져 긴장했던 순간, 손수건으로 구슬땀을 닦아준 하객 아주머니의 소행에 뭉클했던 순간, 하객도 몇 안되는 사연이 있어보이는 결혼식 사회를 맡았다가 보수에서 조용히 몇백원을 부조하던 순간…… 등 지난 13년간 수많은 순간의 긴장을 설렘으로, 실수를 경험으로, 그 경험을 밑거름으로 그는 일약 연변 본식 사회업계의 스타덤에 올랐다. 

사회적 기여: 한마음천사애심협회와 나눔의 실천

“어린 시절 힘겹게 자랐기에 생활고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고 아이들의 꿈을 향한 길에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주어 신심과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었어요.”

소탈하고 솔직하며 후한 인간미까지 골고루 갖춘 정호국은 애심공익행사에 적극 참가하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아름답고 조화로운 사회를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애심행사를 적극 조직하고 참여해오면서 사회에 사랑의 손길을 전하다.

현재 그는 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부회장을 거쳐 당지부 서기로 활약하고 있다. 이 협회는 2016년 연변 특대폭우 당시 장가계에서 일하다가 고향에 돌아왔던 관광가이드들이 재해복구 지원을 하면서 조직된 애심공익 사회단체이다. 9년간의 발전을 거쳐 회원수는 8명으로부터 600여명에 성장했고 후원학생은 1명에서 25명으로 늘었다. 협회는 학습에 근면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대학 졸업할 때까지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는데 그들이 신심과 용기를 갖고 밝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면서 사회에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협회는 명절이면 후원학생 가정에 선물 세트와 경제적 지원을 하고 겨울이면 후원학생 가정에 석탄을 날라주고 연변TV ‘사랑으로 가는 길’ 프로그람에 성금을 쾌척하고 로인절 맞이 문예공연을 펼쳐 모은 입장료로 불우한 아이들에게 학용품을 사주고 후원학생 가정을 도와 채소밭에 나가서 채소를 따서 팔아주는 등 다양한 애심행사를 통해 실제행동으로 물심량면으로 되는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불우이웃 아이들에게 십시일반 사랑을 전하는 연변한마음천사애심협회 회원들.

“협회 회원 대부분이 부자나 대기업인이 아닌 소상공인이나 직장인들로 구성되였어요. 모두들 초심을 잊지 않고 매달 십시일반 진심이 담긴 성금을 보내주는데 모두다 하나같이 순수하고 소박하지요.” 정호국은 한마음천사애십협회에 가입하게 된 리유를 이같이 말한다. 그동안 받은 수많은 감사패와 상장들이 협회와 정호국에 대한 지역사회의 충분한 인정을 증명해준다. 

미래의 비전: 전통 문화를 이어가는 본식 사회자

“계속하여 지금처럼 초심을 잊지 않고 열심히 살면서 우리 민속문화가 색바려져가지 않도록 계승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민속문화에 대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하여 응용하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회원들의 사랑의 성금을 불우이웃들에게 전하는 정호국

정호국은 타민족과 조선족의 결혼, 외국인과 조선족의 결혼 등 다양한 결혼식 사회를 맡아왔다면서 다른 민족이나 외국인들은 조선족의 전통 결혼문화에 대해 매우 강한 호기심을 보인다고 했다. 그들이 조선족 전통복장을 입고 조선족 결혼례법에 따라 결혼식을 올리고싶다는 의향을 내비칠 때면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정호국, “반면 ‘닭 모가지를 비트는’ 절차를 취소한다거나 샴페인을 붓고 케익에 초불을 붙이는 행사를 추가하는 것과 같은 색이 변해가는 우리 민속문화와 이것도, 저것도 아닌 ‘짬뽕식’ 결혼식을 볼 때면 안타깝습니다.”라고 말한다. 

“사회자는 문화의 다리예요. ‘왕훙’ 도시 연길이 한복 촬영, 특색있는 조선족 음식 등 조선족 특유의 문화매력으로 남방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는데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전통 결혼식보다는 서양식 결혼식을 선호해요. 하지만 저는 전통 결혼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되 선인들의 정신과 전통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통 결혼식이 줄어가고 점차 사라져가는 현실에 그는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나눔의 실천을 실행해오고 있는 정호국.

연변의 대표 본식 사회자로 성장한 ‘시골 소년’ 정호국의 성장이야기는 험난하고 힘겨운 고난을 딛고 꿈과 희망을 안고 꾸준히 달려온 의지와 도전의 려정이다.

“사회자는 행복을 잇는 다리예요. 그 다리가 튼튼하려면 늘 배우고 나누어야죠.” 정호국은 오늘도 수많은 사랑과 행복의 순간을 지켜보고 기록하며 불타는 열정으로 전통 혼례문화를 이어가는 사회자의 꿈을 향해 더 힘차게 매진하고 있다.

/길림신문 유경봉, 리전 기자

编辑:유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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