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 우리 마을 보배였던 뽐프이야기
조글로미디어(ZOGLO) 2025년12월19일 14시18분    조회:2172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리춘자

50년전 내가 살던 고향은 살기가 좋아서 해마다 이사오는 집들이 많아진 까닭에 급격히 큰 마을로 부상했다.

마을 한복판에 뽐프 한대가 보란듯이 박혀져있었는데 온 마을의 생명수를 해결해 주는 공동재산이고 보배였다. 집집마다 여기에 와서 물을 길어다 먹었다. 물이 어찌나 맑고 차가운지 뽐프를 잣으면 정갈한 샘물과 함께 작은 새우들도 나왔다. 여름이면 집집마다 이 물로 시원한 오이랭국도 해 먹었다. 

제일 힘든 것은 아침과 점심때였다. 집집마다 크고 작은 물통들을 들고 나오는 바람에 한식경씩 줄을 서서 물을 길어야 했다. 동네 할머니, 아주머니들은 물긷는 부담을 덜려고 여름에는 바구니에 배추, 상추, 파...같은 남새들을 담아 들고 나와 씻었고 속벌같은 빨래도 빨았으며 어떤 애들은 큰 대야를 들고 나와 목욕도 하고 물장난질도 했다.

소학교에 다니는 언니가 엄마를 도와 동생의 기저귀를 빨다가 한 할머니가 “기저귀는 강변에 가 빨아야지”하는 바람에 부끄러워 대야을 들고 집으로 줄행랑을 놓은 적도 있었다. 이 일을 안 엄마는 “생명수에 오물이 들어가면 안된다. 어지러운 물건은 강에 가져가 씻어야 한다.”며 언니를 타일렀다.

춘하추동 뽐프는 조금도 쉴 사이 없었고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보배였다.

겨울이 오면 뽐프대 주위는 널직한 얼음강판을 이룬다.남자애들은 좋아라 나무로 만든 스케트와 쪽박을 타고 녀자애들은 돌차기를 했다.

어느 날, 나는 친구와 같이 얼음강판우에서 미끄럼질하였다.그러다 뽐프를 보니 뽐프머리에 얼어붙은 얼음이 유리알처럼 반들거렸다. 그것은 마치 얼음과자같아서 먹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장난치다보니 목까지 말라 반들반들한 그 얼음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다. 철없는 나는 뽐프머리에 얼어있는 얼음에 혀를 댔다. 그런데 얼음을 핥은 것이 그만 혀가 얼음에 붙어버렸다. 순식간에 큰 란리가 벌어졌다. 나는 두 손으로 뽐프를 두드리며 엄마를 부르며 울고 같이 놀던 친구 까막눈 홍이는 사람살려요를 부르며 우리집으로 진동한동 달려갔다. 

금방 위수술을 받고 집에서 휴양하던 아버지는 홍이의 괴상한 울음소리에 놀라 영문도 물어 볼사이 없이 맨발바람으로 달려 나왔다. 뽐프에 혀가 붙어있는 나를 본 아버지는 어쩔바를 몰라 입김으로 호호 불면서 “사람 살리오, 사람 살리오!”하며 소리쳤다. 

내가 버둥거릴수록 혀는 점점 더 들어 붙었고 울음소리는 더 애처로웠다. 이때 뽐프곁 집에 살고있던 아주머니가 소래에 찬물을 담아 들고 나와 바가지로 물을 떠서는 나의 혀에 천천히 부었다. 순간, 내 혀는 거짓말처럼 얼음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혀바닥 껍질이 한벌 벗겨져 나갔다. 다른 한 아주머니는 젖힌 수건을 나의 입안에 밀어 넣어 혀를 감싼 다음 나를 둘러업고 집근처 위생소로 달려갔다. 의사는 조심히 피에 젖은 수건을 빼고 약물처치를 하고 나서 혀를 살펴보고나서 죽이랑 식혀 먹이라고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새 살이 나오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아버지는 급한 김에 내복바람에 맨발로 달려 나오시다보니 된 감기에 걸려 며칠동안 크게 앓았다. 나의 어처구니 는 장난질에 큰 난리를 벌렸는데도 아버지는 꾸지람 한마디 하지 않았다. 그때 아버지와 동네분들이 제때에 구해줬기에 나는 혀를 보존하고 장애를 면할수 있었다.

이 일이 있은후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한테 여러가지 생활상식을 알려 주었다. 어렸을 때의 이 일은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수 없는 상처와 교훈으로 머리속에 깊숙히 박혀져 생활이나 사업에서 급한 일에 부딪칠 때마다 덤비지 말고 조심하도록 채찍질 해준다.

10여년이 지난후 우리 집도 생활이 펴이여 부엌옆에 뽐프 한대를 박게 되었다. 뽐프는 우리집 보배로 되여 아버지는 오래 쓸수 있도록 해마다 정성을 쏟아 보양했다. 녹쓴 부분을 발견하면 썩썩한 알갱이천(砂布)으로 문지른 후 녹을 방지하는 은색 밑칠을 하고 칠이 마르면 파란 뼁기칠을 했다. 어머니는 매일매일 반들반들하게 닦았다. 어머니는 배가 불룩한 큼직한 오지물독 하나를 사 놓았다. 그리고 물독에 물을 채워놓는 일은 애들의 몫이였다. 

우리 형제들은 하학하여 집에 돌아오면 순서를 짜가지고 뽐프물을 잣았다. 번마다 언니는 뽐프 잣는 기교를 우리에게 열심히 전수했다. 뽐프 아구리에 부어 넣을 마중물을 미리 남겨둬야 한다. 아구리에 물을 부어 넣은후 뽐프를 빨리 잣아야 한다. 그런데 그게 그리 쉽지 않았다. 

때론 성공 못하면 옆집에 가서 물을 한대야 빌려와야 했다.....땀벌창이 되여 물을 잣아 독에 물을 채우면 어머니는 바가지로 물을 푹푹 떠서 가마에 부어넣고 아궁이에 불을 지펴 물을 덮혀서는 설겆이를 한다, 빨래를 한다, 우리를 목욕시킨다... 하며 순식간에 독안의 물을 다 써버렸다. 

그때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뽐프 잣기를 좋아했다. 그때는 약하고 키도 작아 뽐프대를 내리 누를 때는 동동 매달리는 재미가 있었다.때론 평형을 잃어 뽐프대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을 때도 있었지만 부모들이 잘한다는 칭찬을 해주니 아픈 줄도 모르고 다시 일어나 물독에 물을 가득 채우군 하였다. 매일 반복하는 이런 고달픈 생활은 우리를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아버지는 집세를 받아 생활에 보태려고 편사를 지었다. 마침 농촌으로 하향하여 온 지식청년부부가 우리집 편사를 세맡았다. 세집은 뽐프가 없어 물을 길어 먹어야 했다. 여름에 물을 긷는 것 만 해도 힘든데 겨울에도 물통을 들고 물 길러 다니는 것을 보고 어머니는 두집사이에 벽을 구멍내고 둥근 비닐주머니를 길게 만들어 련결시켰다. 물이 수요되면 주머니를 자기집 항아리에 넣은후 뽐프를 잣으면 되었다. 이렇게 두집에서 뽐프를 같이 쓰니 편리하였다. 백성들의 지혜는 무궁무진했다.

그후 저수지가 건설되면서 수도물을 먹으니 더는 물 길러 다니는 역사와 고생을 하지 않게 되였다.

오늘날에 와서 실용성을 잃는 그 시대의 보배, 사랑을 서로 나누고 지혜를 키우던, 넘어져 코피가 터지고 다리를 상하던 슬픈 이야기도 많던 뽐프는 인젠 박물관과 민속촌에 관람용으로 진렬되여 떠나간 한시기 력사를 설명하고 기록해주고 있다. 뽐프는 이미 오래전 기억속의 아득한 이야기로 되였지만 뽐프와 함께 울고 웃었던 정많은 이야기들 때문에 우리는 향수에 젖어들고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063
  • 장춘시 조양구 호서로에 위치한 ‘장춘선물’ 개념점 (概念店 )새 빙설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길림은 일년중 가장 매혹적인 시기를 맞이하게 되였다. 은빛으로 뒤덮인 설원은 고요하면서도 장엄한 수채화를 련상시킨다. 빙설로 가득한 이 땅은 황홀한 북국의 풍광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도시의 기억과 문화 정서...
  • 2025-12-12
  • —장춘시총공회 애심구조활동 종업원들에게 따스함 전해‘중증질환으로 가정이 절박한 상황에 처했는데 다행스럽게도 공회에서 준 여러차례의 도움 덕분에 우리 가정은 다시 살아나갈 힘을 얻게 되였다.”최근 1만원의 애심구조금을 받아안은 장춘시 구태구 종업원 전씨의 가족은 눈물을 흘리며 이같이 말했다.이 따스함은 ...
  • 2025-12-11
  • 초겨울의 룡왕산기슭 림해설원 사이에 초보적인 규모를 갖춘 건축물들이 우뚝 솟아있다. 최근 화룡시의 룡왕산삼림건강양생호텔대상 시공현장에서 로동자들은 마무리작업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현재 이 대상은 이미 주체건물 건설을 끝내고 내부장식과 부대시설 건설을 하고 있습니다.”룡왕산삼림건강양생...
  • 2025-12-11
  • 일전 훈춘시총공회에서는 14개 기업, 협회를 조직해 온라인 생방송 초빙 행사를 펼쳤다.활동에서 훈춘시총공회 책임자는 길림자금동업유한회사, 순풍택배 훈춘분회사, 길림성 동제풍우휘물업봉사관리유한회사 등 회사의 책임자, 사회자와 함께 라이브방송으로 관객들과 교류하면서 초빙 기업의 운영, 발전 상황을 소개함과 ...
  • 2025-12-11
  • 최근, 국가헌법일을 맞아 룡정시인민법원 황미연 법관은 룡정시실험소학교를 찾아 법률보급 교양 간담회를 진행했다.간담회에서 황미연 법관은 재판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정 폭력, 폭력 범죄, 네트워크 사기 등 사회적 문제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제기했다. 또한 간담회 참가자들과 함...
  • 2025-12-11
  •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이 최근에 발표한 통지에 따르면, 2026년 1월 1일부터 중국은 수은체온계와 수은혈압계 제품의 생산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값싸고 정확한’ 수은체온계, 왜 ‘력사 무대에서 사라져야만 할가?”일부 언론이 정리한 바에 따르면 첫째는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매번 사용하기 전에 체온계를 흔들어 수은...
  • 2025-12-11
  • 최근, 길림성민정청이 주최하고 길림성로령사업발전기금회가 주관한 ‘은령길행’(银龄吉行) 길림성 로인자원봉사행동이 정식으로 가동되였다.길림성로령사업발전기금회는 길림성건강디지털연구회, 길림성기업법률고문협회, 길림성제1자동차총병원 등 여러 개의 단위와 협력하여 3급갑등 병원의 우수한 의료자원을 모아 경험...
  • 2025-12-11
  • 연길시전민건강중심체육장을 찾아 연변팀을 응원하고 있는 축구팬들.(사진 김파 기자)18라운드와 19라운드 홈장경기에서 료녕철인팀에 지고 석가장공부팀과 비기면서 연변룡정커시안팀(이하 연변팀)은 홈장 련승행보를 멈추고 시즌 초기에 이어 두번째로 되는 저조기에 들어섰다.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제20...
  • 2025-12-11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