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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히말라야 빙하의 서늘한 경고
조글로미디어(ZOGLO) 2026년9월8일 14시27분    조회: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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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명일 

얼마전 TV에서 네팔에서 홍수가 성난 사자마냥 협곡마을을 삽시간에 덮치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히말라야 빙하가 붕괴하며 네팔의 협곡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든 광경은 15년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바다가 도시를 집어삼키던 해일과 너무나 흡사했다. 

이번에 발생한 빙하홍수로 인한 피해는 잔혹했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망자가 1,000명이 넘고, 4,400여 명의 실종자가 나왔다고 한다. 홍수가 휩쓸고 지나간 시간은 불과 서너시간에 불과했지만 인명피해는 상상을 초월했다. 현지 주민들은 홍수가 들이닥치기전 폭탄이 터지는듯한 굉음을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진도 5.2 규모의 지진파가 측정되였을 만큼 빙하 붕괴의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우리에게 빙하는 다소 낯선 자연현상이다. TV에서 봐오던 알프스나 히말라야, 알래스카 산비탈의 시퍼런 얼음덩어리는 이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뿐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빙하는 인류 생존에 필수적인 귀중한 수자원인 동시에 인간이 성나게 만들었을 때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재앙의 불씨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사태로 뼈저리게 느꼈다. 

이번에 발생한 이 비극은 자연이 일으킨 우연한 도발이 아니다. 인간이 불을 지피며 차곡차곡 쌓아 올린 기후변화가 시한폭탄이 되여 터지기 시작한 명백한 인재(人災)인 것이다. 

이번 히말랴야 빙하가 녹으면서 생긴 홍수는 인류가 안일하게 여기던 기후변화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려주고 있다. 이 몇년간 지속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극단적인 두가지 모습으로 인류의 목을 죄여오고 있다. 한쪽에서는 카나다와 유럽의 숲과 산야가 몇개월씩 타오르며 붉은 화염의 '불기둥'을 만들고, 다른 한쪽에서는 지구의 지붕이자 제3의 극지로 불리는 히말라야의 얼음장이 깨져 내리는 '물기둥'으로 돌변하고 있다. 

이 불기둥과 물기둥은 지구온난화에서 시작되였다고 볼수 있다. 온난화의 불길은 땅을 태우고 그 열기는 얼음을 녹여 거대한 물폭탄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 급수탑'이라 불리는 알프스의 빙하마저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라인강과 다뉴브강의 수원이 고갈되며 물류를 책임지던 대형 수송선들이 말라붙은 강바닥 우에 멈춰 섰고 강물을 랭각수로 쓰던 원자력발전소마저 가동을 정지했다고 한다. 선진 문명이라 자부하던 유럽의 첨단 시스템이 그저 빙하가 적절히 녹아 흘려보내던 물줄기 하나에 의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해준 사건이다. 

히말라야 빙하의 붕괴는 더욱 위협적이다. 히말라야는 남극, 북극에 이은 지구의 제3 얼음 저장소이자 아세아 20억 인구의 '급수탑' 이다. 양자강, 황하, 메콩강, 인더스강, 갠지스강 등 아세아 문명을 키워낸 거대한 물줄기들이 모두 히말라야 빙하에 생명을 의존하고 있기때문이다. 

만년설이 급속히 녹아 사라진다면 당장 아세아 인구 20억 명이 마실 물과 농업·공업용수 부족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메콩강 상류에서는 물 확보를 둘러싼 분쟁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한다. 일찌감치 미국 국방부가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물·식량난이 국경 분쟁과 핵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던 시나리오가 떠오른다. 

더 큰 위협은 바다에서 다가오고 있다. 남극과 그린란드를 덮고 있는 거대한 대륙 빙하가 본격적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하면 해수면 상승은 인류 문명의 지도를 바꿀 것이다. 온난화가 현재 속도로 지속되여 바다 수위가 불과 1~2메터만 높아지더라도, 뉴욕·상해·자카르타 같은 세계적 대도시는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정치인과 경제전문가들은 거스를수 없는 변화라면 기술력과 자본으로 이겨내면 된다며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에어컨을 켜고, 둑을 높이 쌓고, 품종을 개량하면 거대한 기후의 격랑도 비껴갈 수 있으리라 믿는 인간 중심적 자만이자 기술적 과신인 것이다. 

그러나 협곡을 덮친 굉음속에서 인간에게 '적응할 시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섭씨 5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서 인간의 생물학적 신체는 해체가 시작될 것이며 수백만 톤의 얼음물이 마을을 집어삼킬 때 기술적 대안이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있다. 

자연이 허용한 생존의 한계선을 넘어서는 순간, 인간의 자만심은 무용지물이 된다. 우리는 기술이나 자본만으로 자연의 변화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에는 아직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히말라야 빙하의 붕괴는 인류가 신봉해 온 '적응의 한계'를 깨우쳐 주는 비상한 신호음이다. 산비탈의 깨여진 얼음장이 보내는 이 서늘한 신호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자연이 보내는 경고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문명의 속도를 되돌아보지 않는다면 우리의 예측을 벗어난 광란의 물기둥과 불기둥이 우리가 쌓아 올린 삶의 터전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지 모른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알고보니 지구는 참으로 작고 연약한 세계이다. 지구는 좀 더 소중히 다루어져야 할 존재이다."라고 력설하며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들을 위해 자기만족의 만행을 계속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히말라야 빙하붕괴 참극을 보며 50년 전 그의 호소를 곱씹어 보게 되는 시점이다.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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