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수필]정성을 떠난 효란 없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6년9월8일 14시27분    조회:469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오금숙

효(孝)라는 글자는 참 무겁다.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군가에게는 일년에 한번 찾아뵙는 명절 인사로 충분할지 모르나, 또 누군가에게는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마주하는 어머니의 얼굴이 전부다. 나의 문우 전영실에게 효는 분명 후자였다.

영실이는 12년 전부터 몸져 누우신 어머니를 모시고있다. 그저 누워 계신 것이 아니다. 대소변을 받아내고 매끼마다 입에 맞는 음식을 정성스럽게 차려드려야 했다. 어머니께서는 때때로 온몸이 굳어 손길이 필요하셨지만 영실이는 단 한번도 “바쁘다”거나 “힘들다”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당연한 일처럼 하루하루를 이어갔다.

얼마 전, 올해 97주세이신 어머니의 손이 퉁퉁 붓는 일이 있었다. 영실이는 사진을 찍어 내게 보여주며 걱정스러운 마음을 전했고 온종일 병원을 뛰어다니며 의사를 집에 모셔 와 주사를 맞히고 약물 치료를 병행했다. 다행히 부기가 조금 내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그녀의 안도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이런 일이 어찌 한두 번이였을가?! 십년 넘게 어머니께 손길을 드린다는 것이, 혈육이라도 희생 없이는 해내기 어려운 일임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영실이의 효는 단순히 병간호에 그치지 않았다. 한때는 어머니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추기도 했다. 어머니의 눈빛이 조금이라도 반짝일 때면 영실이는 온몸으로 기쁨을 드리려고 애썼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내게 보여주며 그녀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환하게 웃군 했다. 

“엄마가 좋아하셔. 그거면 됐어.”

그 짧은 말 속에는 힘든 간병 속에서도 어머니의 미소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녀가 차려드리는 식사는 결코 간단하지 않았다. 영양소를 하나하나 계산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조리하며 어머니의 입맛이 조금이라도 돌아오도록 온갖 정성을 쏟아부었다. 또한 누워 계신 어머니께 욕창이라도 생길까 봐 수시로 목욕을 시키고 깨끗이 거두어 드렸다. 그 손길 하나하나에 온기가 깃들어 있었기에 어머니는 딸의 사랑을 독차지하신 복 받은 부모님이셨다. 노래와 춤, 영양 가득한 식사, 어머니의 미용사로서의 역할, 세심한 간호까지... 영실이는 어머니의 삶 속에 즐거움과 건강을 함께 채워 주었다.

영실이도 일찍이 훌륭한 어머니 손에서 자라며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영실이의 어머니는 19살에 일터에서 모범을 보여 인민대표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고 37살 젊은 나이에 남편을 잃었지만 다섯 남매를 훌륭히 키워내면서도 사업에서 성과를 내여 이름을 날렸다. 영실이의 어머니는 연길시아동옷공장의 창시자였다. 8급 재단사로서 동북3성 어린이양복 전시회에 참가하여 2등의 영예를 따낸 적도 있었고 그 사적은 사진과 함께 신문에 번듯이 실리기도 했다.

영실이의 어머니는 시대를 읽는 안목도 뛰여났다. 당의 11기 3차 전원회의가 열린 후, 정부에서 개인 공상업을 허용하자 가장 먼저 영업허가증을 내고 20명의 일군을 둔 복장공장을 꾸렸다. 영실이 어머니의 옷가게는 동북3성 시장을 주름잡았고 옷이 만들어지기 바쁘게 팔려나갔다. 당시 서시장에 석재단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도매상들이 줄을 서서 들어왔고 미처 만들기도 바쁘게 다투어 사갔다. 영실이의 어머니는 장사에 분망하면서도 자식 뒤바라지를 한시도 늦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자식들도 훌륭히 사회에서 활약하는 일군들로 성장했다.

이렇듯 훌륭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감을 언제나 기쁘게 여기는 영실이는 한시라도 어머니를 알뜰히 보살펴 드리는 것을 락으로 삼았다. 남들은 그저 ‘효녀’라 부르지만, 나는 그 말이 오히려 부족하게 느껴진다. 효는 한 번의 큰 행동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손길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임을 영실이는 몸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손길에는 식사를 차려드리고 깨끗이 입히는 것뿐 아니라 함께 웃고 노래하며 순간의 기쁨을 나누는 일도 포함되여 있었다.

명절에 부모님께 문안드리고 용돈을 드리며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도 좋은 효도다. 그러나 영실이의 효는 특히 달랐다. 그것은 하루하루의 몸부림이였고 불편함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태도였으며 ‘낳아주신 은혜’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갚아가는 과정이였다.

얼마 전, 영실이의 아들이 어머니가 너무 고생하는 걸 보고 양로원을 권했지만 영실이는 단호히 사절했다.

“내 손으로 돌보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해.”

그 한마디에 그녀의 모든 삶이 담겨 있었다. 말은 쉽지만, 누구든 하라면 그렇게 다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영실이는 오늘도 어머니의 곁에서 정성껏 돌봄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노래를 틀어드리고 때로는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들며 함께 리듬을 타기도 한다. 그렇게 그녀는 어머니의 하루하루를 기쁨으로 물들인다.

정성을 떠난 효란 없다. 정성은 시간이고 손길이고 인내이다. 영실이가 보여준 효는 그 모든 것이였다. 그녀는 어머니를 돌보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혹시라도 시간이 미치지 못할 때는 반드시 도우미를 구해 보살핌의 빈틈을 메웠다. 어머니를 바라보는 영실이의 눈빛은 항상 맑고 따뜻했다. 그 맑음은 오직 정성으로만 빚어낼 수 있는 빛이였다.

이제 마을 사람들도 그녀를 ‘효녀’라 부르는 데 익숙해졌다. 하지만 영실이는 그저 웃을 뿐이다. 자신이 무언가 특별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그녀의 손끝 하나하나, 어머니를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그 손길에서 나는 효의 진짜 얼굴을 보았다. 정성은 위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영실이에게는 위대할 수밖에 없는 일상이였다. 그 일상을 영실이는 십 년 넘게, 오늘도 이어가고 있다.

정성을 떠난 효란 없다. 그리고 정성이 깃든 자리에는 반드시 온기가 남는다. 오늘도 영실이의 손길이 닿는 그곳에는 어머니의 미소가 피여나고 있을 것이다.

이제 엄마된 마음으로 정성껏 효를 실천하는 영실이의 헌신과 효의 가치가 더욱 생생하게 전해지길 바란다.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067
  • 9월 8일 제1회 중국청소년축구리그(남자고중년령단 U17세조) 전국총결승 예선경기가 연길시 의란진 구룡촌에 위치한 연변조선족자치주시범성종합실천기지학교에서 개최되였다. 제1회 중국청소년축구리그(남자초중년령단 U17) 전국총결승경기는 9월 8일부터 9월 13일까지 주시범성종합실천기지학교에서 8개팀이 A조,B조로 나...
  • 2022-09-08
  • 장춘의 한 주택 매매인 고가의 명의변경비 요구, 거절당하자 악의적 명의변경으로 보복 주택을 판매한 지 여러해가 되였고 부동산등기서를 취득한 후에 명의를 변경하기로 서로 약정했다. 그리고 현재 부동산등기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되였는데 주택 판매자는 오히려 계약을 어기고 주택 구매자에게 고가의 명의변경비를 요...
  • 2022-09-08
  •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 회장 오장권,올해로 고향을 떠난지 46년이 된다. 거의 반백년을 고향 떠나 생활했지만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고향 연변은 조상과 부모님, 그리고 핏줄로 련결된 친척이 묻혀있는 곳이고 계몽 선생님과 학우들, 고난을 함께 했던 지식청년들이 묻혀 있는 곳이라며 연변에 대한 특별한 ...
  • 2022-09-08
  • 길림성농업농촌청에서 료해한데 따르면, 현재 추곡 수확까지 20여일이 남았다. 옥수수, 벼, 콩은 이미 성숙 후기에 접어들었고 전체적인 성장은 정상이고 곡식 성장의 관건시기인 온기, 빛, 물 등 환경이 비교적 잘 맞으며 강우가 충족하고 서부의 가뭄이 쉬운 지역, 중동부의 파강지에서의 작물 성장 상황이 예년보다 좋아...
  • 2022-09-08
  • 내가 오래 살아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좋아서인지 별 희한한 일을 다 겪어본다. 내 나이 80고개를 넘어서니 신체의 각 기관이 로화되면서 여기저기에 고장이 생겨 아프기 시작하였다. 늙어지니 자기도 모르게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무기력해지며 팔다리도 무거워지고 발걸음도 더디여지며 매우 불편하다...
  • 2022-09-08
  • 나는 초불을 칭송한다. 초불은 남들이 알아주건 말건 묵묵히 자신을 불태우며 무언으로 빛을 내여 어두운 길을 비추어준다. 맥없이 가냘프게 눈물을 흘리면서도 최후의 빛을 뿌리며 간다. 나는 초불이 되여 내 삶의 길을 비추어주셨던 선생님들을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 그분들이 너무 그립다. 고중을 졸업하면서 1971년 ...
  • 2022-09-08
  • ◇신기덕 백로는 양력으로 9월 7일 경에 든다. 낮의 기온은 아직 매우 높지만 일단 해가 지면 기온이 재빨리 내려간다. 그리하여 밤이 되면 공기 중에 떠도는 수증기들이 찬 기류를 만나 작은 물방울들로 응결되여 꽃이나 나무, 풀의 이파리들에 하얀 이슬로 대롱대롱 맺힌다. 아침이 되여 아침해살이 비치면 티없이 맑고 투...
  • 2022-09-06
  • 연길고신기술산업개발구 커시안의료기계산업원 정초의식이 9월 6일 연길고신기술산업개발구에서 있었다. 이는 지난 2019년 10월 커시안공장이 연길고신기술산업개발구에서 순조롭게 준공된 후 커시안그룹이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산업원 대상건설로서 향후 년간 생산액을 최고 20억원에까지 끌어올릴 웅대한 목표를 향한 야...
  • 2022-09-06
  • 강은미식거리(强恩美食街)는 지서구 백화(白桦)관광레저거리에 위치해있으며 구아쇼핑쎈터, 지서관광객써비스쎈터와 이웃해 있다. 이곳은 각종 맛갈진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명실상부한 인간 미식의 집결지이다. 강은미식거리에는 음식업체들이 빽빽한바 동북 구이, 조선족 음식, 가마솥찜 등 뿐만 아니라 각종 특색 있는...
  • 2022-09-06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