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로고
[그때 그 이야기53] 부모님의 사랑이 키운 음악인생
조글로미디어(ZOGLO) 2026년9월22일 10시41분    조회:415
조글로 위챗(微信)전용 전화번호 15567604088을 귀하의 핸드폰에 저장하시면
조글로의 모든 뉴스와 정보를 무료로 받아보고 친구들과 모멘트(朋友圈)로 공유할수 있습니다.

◎최훈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강산이 네 번이나 변할 만한 세월이 흘렀지만 날이 갈수록 부모님이 더욱 그립고 보고 싶기 때문이다.

'흥취가 선생이라'고 어려서부터 남달리 음악을 좋아한 나는 노래나 악기를 보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소학교를 다닐 때 다른 과목 시간은 별로였는데 유독 음악 시간만 되면 저절로 신이 났다. 선생님이 시키지 않아도 다짜고짜 친구를 데리고 교무실에 가서 발풍금을 교실까지 옮겨 왔고 그 시간에 배운 노래도 즉시 선생님의 손풍금 반주에 맞춰 부를 수 있었다.

나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소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점차 악기를 갖고 싶은 마음으로 자랐다. 악기? '자리를 보고 이불 펴라'는 말처럼 지독하게 가난한 가정 형편을 아는 이 맏아들이 감히 악기를 사겠다는 말을 어찌 입 밖에 낼 수 있겠는가?!

그러다 하늘이 내 심정을 알아주었는지, 하루는 길을 가다가 쓰레기 더미에서 반짝반짝 새하얀 빛을 뿌리는 하모니카를 발견했다. 하모니카!? 이게 웬 떡인가? 좋고 나쁜 것을 따질 사이 없이 얼른 호주머니에 넣고 집에 돌아와 몇 번이고 불어 보니 정말 괜찮았다. 와— 얼마나 기뻤던지, 바로 그때부터 잘 불든 못 불든 내 멋대로 기억 속에 있는 노래를 다 불어 보았다. 너무너무 재미있어 밥 먹는 시간 외에는 한시도 떨어질세라 불고 또 불었다.

얼마 지난 후 엄마에게 통사정해서 겨우 금방 낳은 계란 네 알을 들고 동네 합작사에 가서 팔아 제일 싸구려 피리를 샀다. 악기가 두개 있으니 더 신이 났다. 한참은 하모니카, 또 한참은 삐리리 듣기 싫은 피리 소리가 온 집안을 떠날 줄 몰랐다.

당시는 공농병대학생을 추천받는 시기여서 많은 졸업생들이 추천받아 대학교에 간다고 난리였다. 나도 중학교 졸업생으로 추천받을 조건은 되였지만 키도 작고 몸집이 약해 남들 보기에 어설펐다. 그러나 나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을 안고 음악 전문 학교에 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 열심히 피리와 하모니카를 불어야 했다. 그런데 연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낮에는 그런대로 들로 나가면 되지만 밤이 문제였다. 어쩔 수 없이 낮에 힘들게 들일하러 다니며 피곤하게 주무시는 엄마, 아버지와 방문 사이를 두고 웃방에서 혼자 피리를 불었는데, 연습이 때로는 새벽 두 시 넘어까지 이어지군 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근 2년이란 긴 시간을 매일 밤 불고 또 불었으니 얼마나 한심했던지 후에 나도 후회를 많이 했다. 하지만 존경하는 부모님들은 한 번도 시끄럽다거나 그만두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고 이튿날이면 점점 더 잘 분다고 격려해 주셨다. 철없는 나는 진짜 잘하는 줄로만 여겼고 더욱이 모든 것을 참아내면서 부모님의 잔소리 한 마디 없으니 마음 놓고 매일 저녁 하모니카와 피리를 번갈아 불며 도레미 등 음에 대한 기본 지식을 장악하게 되었다.

드디어 학생모집 사업이 시작되였는데 부지런히 일도 잘하고 대대 선전위원으로 여러 가지 문화 활동도 많이 조직했고 각 생산대를 다니며 소근장(小靳庄) 문예 연출도 많이 지도해 사원들의 신임을 얻어 추천받는 것은 쉽게 해결되였다. 그러나 이 음악 전문 신청은 음악 기초지식이 더 중요해 많은 친구들이 락방했다. 나는 다행히 끈질기게 매일 밤 늦게까지 집에서 피리를 불며 음악 지식을 자습한 데다 이어서 손풍금 단기 훈련반에 다니며 악기에 관한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웠기에 1975년 연변예술학교 사자반(师资班) 시험에 합격하였다.

입학 통지서를 받던 그날, 나는 세상을 다 안은 기분이었다. 부모님도 너무 기뻐하시며 그 없는 살림에 술상을 차려 이웃 어르신들을 대접하셨다. 그때 나는 이웃 어르신들의 말씀을 듣고 다시 한번 부모님께 깊이 감동되어 하마트면 눈물이 날 뻔했다. 

“네가 음악학교에 가게 된 것은 무던한 부모님 덕이야. 인정 많고 사리 밝은 너희 엄마가 아들이 밤 늦게까지 피리를 불어 이웃에 폐를 끼친 게 미안하다며 손 절구로 입쌀가루를 내어 백설기를 해서 돌렸고 아버지는 간단한 술상도 차려 인사를 했어! 아니면 그 누가 그렇게 오랜 시간 밤중까지 피리 부는 걸 좋아할 사람이 있겠니!”

"예?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죄송합니다!"

아, 이런 부모님들이 세상에 또 있을까! 나는 눈물을 닦고 부모님 사진을 꼭 껴안은 뒤 학교로 가서 2년간 열심히 노력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고 화룡현 로과중학교 음악교원으로 분배받아 일하다 정년 퇴직했다.

만약 그때 부모님들이 내가 피리 부는 것을 시끄러워하고 반대했으며 또 친구 아버지처럼 피리를 부러뜨려 놓고 막아 놓았다면 오늘의 내가 어떻게 되였을지 상상하기도 두렵다. 더구나 내 이름으로 작곡된 노래가 어디 있으며 오늘날 로인협회에서 내가 작곡한 곡으로 합창하고 음악 지휘까지 맡을 수 있겠는가!

남은 인생도 여전히 부모님에 대한 감사한 마음으로 피리를 불며 배운 음악 지식을 잘 활용해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선률을 더 많이 창작하고 선전하며 음악 인생을 보람있게 보내리라 다짐한다.


최훈 프로필

1953년생

연변예술학교 졸업

연변음악가협회 회원

현재 북경시 조양구 망경에 거주


编辑:안상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8063
  • 9월 20일, 송강하―장백 국가 고속도로 중점 통제성 공사인 석문호 특대교 상판 계통 공사가 모두 완공되면서 송강하―장백 고속도로의 예정된 개통에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 길림성의 ‘현마다 고속도로 련결’ 마무리 대상인 송강하―장백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장백현은 고속도로가 없던 력사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송강...
  • 2026-09-23
  • -왕호륜, <보금자리로 가는 길> 인문주제 전시 독립 기획길림성지방지박물관에서 최근 인문주제 전시 <보금자리로 가는 길>이 개막되였다. 이번 전시는 동북사범대학부속중학교 국제부 고중 3학년 학생 왕호륜이 전시 기획부터 전시물 배치까지 전 과정을 독립적으로 완성한 전시로 가족의 백년 이주사와 문화 ...
  • 2026-09-23
  • 비 오는 날, 비방울이 차창에 떨어지면 동그란 물방울들이 모여 유리창을 따라 미끄러져 내려간다. 겉보기에는 깨끗하고 무해해보이지만, 사실 이 비방울들은 유리를 스쳐 지나가며 몰래 전기를 충전하고 있다.독일 막스 플랑크 고분자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Polymer Research)의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완전히 간...
  • 2026-09-22
  • 핸드폰으로 시각장애인 길안내를 보조하는 기술이 나왔다. 야외 보행 실험에서 상용 지도 앱을 사용할 때보다 이동시간이 13% 감소하고 사용성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미국 하버드대학 슬레이드 교수팀은 실명 또는 중등도 이상 시각장애가 있는 사람의 야외 이동을 돕는 핸드폰 앱 ‘모빌리오’를 개발하고 연구결과를 일전...
  • 2026-09-22
  • 추석 명절을 맞아 북경 도향춘(北京稻香村)과 지능로보트회사가 손잡고 매장에서 전시 공연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로보트와 제과 장인이 함께 월병을 만드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았다. 100년 전통의 '로자호'는 ‘인공지능+’를 접목시켜 기술을 통해 무형문화유산을 전승하며 전통 장인 정신에 새로운 활력을...
  • 2026-09-22
  • 매일 우리의 뇌는 수만가지 정보의 폭격을 견뎌야 한다. 만약 이러한 경험과 정보를 모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뇌는 금세 쓰레기 파일로 가득 찬 컴퓨터처럼 될 것이다. 그렇다면 뇌는 어떻게 정보의 바다에서 불필요한 것을 걸러내고 가장 중요한 사항만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일가?영국 요크대학의 과학자들이 최근 이...
  • 2026-09-22
  • —도라지 문학사 창립 10주년 기념행사 현장을 가다도라지문학사(회장 김형권) 창립 10주년 기념행사가 9월 19일 길림시 화납호텔에서 열렸다. 김향화 비서장이 이날 행사를 사회했다.이날 행사에는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을 비롯해 길림시조선족중소학교, 길림시조선족로년협회, 길림시조선족녀성협회, 길림시조선족련합회...
  • 2026-09-22
  • 시민들에게 시력검사를 하고 있는 연변병원 의료진최근, 연변대학부속병원(이하 연변병원)에서는 문진청사앞 광장에서 다학제 협력 대형 혜민무료진료 행사를 벌였다. 아울러 연변병원은 공익의 행보로 연변병원 설립 80돐을 기념하고 의료업종 종사자의 초심으로 민생 건강을 수호했다.알아본 데 따르면 이번 행사는 ...
  • 2026-09-22
  • —안도현 송강진 남도촌 ‘우환 길’이 ‘편안한 길’로 탈바꿈한뜻 새로워진 남도촌의 포장도로황금빛 가을 9월에 들어서면서 가을걷이를 앞둔 안도현 송강진 남도촌에 "기반시설 건설공사가 순조롭게 완공되였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새롭게 포장된 아스팔트길이 마을과 촌민들의 집문 앞까지 이...
  • 2026-09-22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