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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112] ‘임플란트’ 다섯대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9월8일 09시56분    조회: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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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래 살아서인지 아니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좋아서인지 별 희한한 일을 다 겪어본다.

내 나이 80고개를 넘어서니 신체의 각 기관이 로화되면서 여기저기에 고장이 생겨 아프기 시작하였다. 늙어지니 자기도 모르게 허리가 구부정해지고 무기력해지며 팔다리도 무거워지고 발걸음도 더디여지며 매우 불편하다. 나는 이것을 로쇠의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하며 그저 그렇거니 생각하며 그럭저럭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제일 큰 곤난이라면 아래 어금니 량쪽이 거의 다 빠져 겨우 남아있던 오른쪽 어금니 한대로 음식물을 씹어먹는 것이다. 그것도 시간이 오래되여 견뎌내지 못하고 거덜거덜하더니 더는 씹지 못하게 되여 앞니 아래 우로 음식물을 씹으며 겨우 식사한다. 때마다 식사시간이 오래 걸리고 먹는 것이 힘들고 귀찮아졌다. 나는 이것이 내가 늙어가는 것이고 오라지 않아 인간의 종착점에 이르는 신호라고 생각하며 자연의 순리에 따라 하루하루를 버티며 그럭저럭 인생의 석양 길을 걷고 있었다.

속으로는 ‘나의 인생도 인제는 오라지 않구나, 사람은 이렇게 늙어서 죽는구나’하며 모든 것을 세월에 맡기고 불평없이, 원망도 없이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왔다. 그것도 그럴 상 싶다. 나의 고향 동갑내기들은 모두 언녕 서둘러 저세상으로 떠나가고 나만 남았으니 말이다. 그러던 지난해 12월의 어느 날 생각 밖으로 둘째딸이 휴일을 리용하여 우리 집에 놀러와 저녁을 같이 먹게 되였다. 둘째딸은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아버지, 왜서 음식물을 앞니로만 씹습니까? 치아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았습니까?” 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나더러 입을 벌리라고 하고는 입안을 들여다보더니 “아버지, 어금니가 하나도 없구만요. 어째 말하지 않았습니까? 래일 당장 ‘행복치과’로 갑시다.”고 통령을 내렸다. 나는 “사람이 늙으면 다 그렇다. 호랑이도 늙으면 이가 다 빠져 늙어죽는 다는데 사람이라고 다르겠니?” 라고 말했다. 그러자 둘째딸은 화를 버럭 내며 “짐승과 사람이 어떻게 같습니까? 시대가 좋아 이도 자기 이처럼 만드는 ‘임플란트’ 라는게 있는데 아버지는 호랑이가 담배피우던 시절 얘기만 합니다. 래일 아홉시에 치과병원으로 오십시오. 제가 거기서 기다리겠습니다.”라고 핀잔을 주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딸이 집으로 돌아간 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자기 이같은 임플란트가 있다?’ 정말 믿기 어려웠다. ‘이가 다 빠지면 끝인가 하였는데… 틀이도 아니구 새 이처럼 만든다?’ 둘째딸도 임플란트를 하였다니 거짓은 아니구나하며 가부간 래일 가보기로 작심했다. 이름도 괴상하게 ‘임플란트’ 서양 명칭 같았다. 무슨 의미인지는 몰라도 서양 기술이겠지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난날 몇번 의치를 한 적이 있었는데 몇년 지나자 다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어금니 한대도 없는 잇몸에 ‘임플란트’를 한다하니 이 세상이 발전하긴 했구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리고 또 그리 좋은 이를 한다면 비용이 대단하겠는데 하며 은근히 걱정도 되였다.

그래도 둘째딸이 래일 오전 아홉시에 치과병원에서 만나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가보려고 했다. 둘째딸은 “자기가 이미 ‘임플란트’를 했는데 대단히 좋다.”고 하니 내 마음속에는 벌써 요상한 욕심까지 생겼다. 그리고 좋은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이튿날 치과병원으로 가니 딸은 벌써 와있었다. 대기실에 좀 있으니 안내원이 우리를 데리고 3층에 올라갔다. 원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딸은 전화로 이미 련락한 것 같았다. 구강 소독과 처치, 검사를 마치고 약 20분 후에 아래 량쪽에 임플란트를 다섯대 해야 한다는 방안이 내려졌다. 한대에 인민페로 5,000원이란다. 다섯대에 2만 5천원, 딸이 원장과 상의하더니 한대에 200원씩 내려준다고 했다. 다섯대에 겨우 1,000원을 절감해주었다. 딸은 나를 데리고 ‘임플란트’ 하러 2층 진료실로 내려갔다. 내가 “그리 비싼 이를 왜 하는가?”고 달가와 하지 않자 딸은 “돈이 중요합니까? 아버지 건강이 중요합니까? 아버지 근심하지 마십시오. 우리 세딸이 알아서 하니 아버지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고 나를 진정시켰다. 딸은 임플란트를 하니 새 이처럼 단단하여 정말 좋다고 하며 재삼 내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렇게 나는 덩덩한 김에 수술실에 들어가 마취주사를 맞고 두시간 걸려 임플란트 다섯대를 했다.

‘임플란트’란 쉽게 말해 잇몸에 구멍을 뚫고 ‘못’을 심는 것이였다. 시간이 지나니 마취약도 해소되여 진통이 심했다. 하지만 그만한 고통은 감당할 수 있었다. 원장이 직접 하였는데 “아바이 잇몸이 깨끗하고 매우 튼튼해서 ‘임플란트’ 효과가 좋겠어요”라고 하는 것이였다.

이 ‘심기’가 끝나자 의사는 식사를 하려면 새로 해넣은 ‘임플란트’ 우에 림시로 의치를 씌워 그쪽으로 음식물을 씹으라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는 이틀 후에 다시 와서 검사를 받으라는 것이였다. 그날 저녁 음식을 먹고 난뒤 통증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아무런 진통도 불편함도 없었다. 자기 이처럼 단단하고 편안하여 한쪽으로 씹으라던 치과의사의 말도 다 잊어버리고 마구 씹었다. 새로 해넣은 ‘임플란트’가 참말로 좋았다. 치아를 해넣고 당날에 이렇듯 기분이 좋았던적은 처음이였다. ‘세상이 좋아지니 치아도 새 이처럼 만들 수 있구나’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틀 후 치과로 가니 간호사들이 염증도 안 생기고 효과가 좋다면서 구강 소독수를 주면서 수시로 소독하라고 했다. 그리고 두달 후에 와서 새하얀 이를 씌운다고 했다.

두달이 지나 치과에 가서 새하얀 이를 ‘임플란트’ 우에 씌우니 어금니가 반짝거렸다. 정말 좋았다. 나는 너무 좋아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 “정말 이 세상이 많이 좋아졌구나. 못하는 것이 없구나.” 라고 하며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우리 할아버지 시대에는 ‘치과’라는 이름조차 없어 이가 아프면 자기절로 흔들어서 실오리로 이를 걸어서 빼고 이가 빠지면 그런 대로 ‘호물떼기’로 음식을 대충 씹어넘기군 했다. 그래서 늙은이들은 항상 국물이 아니면 뜨거운 물에 밥을 말아 대충 넘기며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였다. 우리 어머니 시대에 와서는 이가 다 빠지면 그래도 틀이를 할 수 있었다. 기술이 높지 못하여 틀이가 이따금씩 빠지군 했는데 식사 할 때는 매우 불편했다. 나의 어머니는 치아 때문에 모진 고생을 하시다가 일찍 저 세상으로 떠나갔다.

나의 시대에 와서도 ‘임플란트’란 개혁개방후에 나타난 신생사물이라 하겠다. 그래서인지 처음에는 한대에 만여원씩 했다고 하니 생활수준이 높지 못한 백성들은 접수하기 어려운 가격이였다.

그런 ‘임플란트’ 가 지금은 5,000원에 한대란다. 그러나 이 가격도 살림살이가 어려운 집들에서는 그림의 떡이라 하겠다. 나는 딸들 신세에 다섯대를 했으니 하루세끼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살고 있으니 나의 팔자가 이만하면 괜찮은 셈이다.

일찍 돌아간 로친은 치아가 일찍 망가져 딴딴한 음식을 먹기 어려워했다. 뭉글뭉글한 음식만 골라서 대충 먹고 살다가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갔다. 지금 살아있어 ‘임플란트’를 해주었으면 얼마나 기뻐할가.

나는 지금 ‘임플란트’를 한 후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몇달전보다 살이 쪄서 체중이 올랐다.

치아가 ‘5복’에 든다고 하는데 도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니 ‘임플란트’는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구명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본다.

나는 지금 그 희열을 만긱하며 제2 인생을 즐거이 살아가고 있다.


김삼철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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