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8개월, 정확히 1357간 ‘와신상담’을 해오던 연변축구(2019년 2월 25일 연변직업축구구락부 파산 신청)가 또 한번 신주대지에 그 끈질긴 생명력을 과시했다.
지난 13일, 불굴의 연변룡정팀 용사들은 올 시즌 을급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며 갑급리그 승격이라는 값진 선물을 고향에 안겼다. 그동안 연변축구의 침체기를 함께 겪으며 한쪽 어깨가 축 처져있던 고향 축구팬들의 자긍심은 말 그대로 쭉 올라갔고 글로벌 조선족사회는 서로서로 이 희열을 나누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연변룡정팀 용사들이 그야말로 자치주 창립 70돐 헌례로 귀중한 선물을 안겨준 가운데 이 순간, 이 땅의 인민들은 큰 명절을 맞은 기분으로 들떠 있다. ‘축구의 고향’의 새로운 스토리가 다시 시작되기 위해서는 올 시즌의 과정, 래년 시즌의 과제, 새로운 청사진 마련을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을 것 같아 본지는 ‘끈질긴 생명력, 새로운 기대감’이란 컽으로 특별기획 기사를 실어 광범한 독자들과 공감대를 가져보려 한다.
◆연변룡정팀의 되돌아보는 올 한해
올 시즌 연변룡정팀의 을급리그 로정은 순탄치가 않았다. 을급리그에서 감독교체를 가장 빈번히 단행한 팀도 바로 우리 팀이다. 그만큼 갑급리그를 향한 기대가 절실했던 것이다.
7월 23일 밤, 연변룡정축구구단은 공식 사이트를 통해 왕동 감독이 한송봉 감독을 대신해 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고 선포했다. 한송봉 감독이 시즌 초반의 5껨 경기를 지휘한 성적표는 2승, 1무, 2패였으며 제남흥주팀과 치박제성팀과의 큰 점수차 패전이 경질의 도화선이였다.
왕동 감독이 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3껨 경기에서 2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팀의 ‘소생’을 이끌기도 했지만 왕동 감독을 필두로 한 새로운 감독진과 구단의 리념이 충돌하며 연변룡정축구구단은 8월 7일 새로운 감독진과의 결별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빈번한 감독교체로 팀이 가장 어수선할 때 결국 백승호 감독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는 팀을 빠르게 안정시킨 뒤 2련승을 일궈내며 연변룡정팀을 대련경기구 2위의 ‘신분’으로 승격조에 진입시켰다. 이후 휴식기를 통해 한숨 돌릴 시간을 번 연변룡정팀은 백승호, 최민, 허파, 최인 등 원 연변팀에서 뛰던 선수들로 감독진을 구성함과 아울러 왕붕 등 새로운 선수들을 영입하며 승격조 경기를 대비할 수 있게 되였다.
총적으로 올 시즌 을급리그 제1단계 마지막 몇껨 경기와 제2단계 승격조 경기에서는 우리 연변룡정팀이 운도 따라주었지만 단결, 박투의 정신을 남김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구단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승격의 기쁜 여운이 아직 가셔지지 않은 우리들에게 지금은 래년 갑급리그 대비를 위해서 발 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14일, 연변룡정축구구단 장문길 리사장이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피력한 대로 현재 구단은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못한 상황이며 다음주부터 시작해 여러가지 상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방안을 내올 것이라고 한다.
민영구단으로서의 연변룡정축구구단이 래년 갑급리그를 운영하자면 가장 큰 걸림돌이 결국은 정상적인 운영에 필요한 ‘자금줄’ 해결일 것이다. 자치주정부가 ‘갑급리그팀 보유’를 정부사업보고에도 명시했던 만큼 결국 연변 프로축구팀의 가장 확실하고 든든한 뒤심은 자치주 당위와 정부다. 물론 프로축구팀을 보유하고 리그를 운영할 수 있는 직업축구구락부의 역할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직업축구구락부 건설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큰 ‘계통공정’인 만큼 차근차근 실속있게 추진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연변룡정축구구단 앞에는 래년 시즌을 대비한 감독진과 선수단의 재정비, 동계훈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포지션별 선수 영입, 외적용병 영입, 갑급리그를 운영할 수 있는 구단으로서의 좌표 변화 등 빠른 시일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축구결책층, 청사진 마련에 고심해야
이 땅의 인민들처럼 을급리그마저 주목하고 관심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연변인민들은 축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자신의 눈동자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축구결책층이 연변축구의 향후 발전 청사진 마련에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는 ‘연변축구 개혁발전 실행 방안’에서 “우리 주 특점이 두드러지고 완벽한 유소년 훈련체계를 구축, 지역특색이 넘치는 축구문화와 팬문화를 결집해 프로축구를 선두로 하고 유소년 축구를 기반으로 만들어 사회적으로 축구운동이 조화롭게 발전하는 새 구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사회적으로 기업과 개인의 다양한 투자를 유도하고 구단 소재지 정부가 축구장, 훈련장 등 자원투자로 구단에 지분참여를 해 축구구단의 시장화 운영을 촉진할 것”이라는 대목은 우리 주에서 량호한 프로축구 구단의 발전 환경을 조성할 것을 명확히 제시한 것이라 보아진다.
우리 연변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구단운영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여러 여건을 감안해볼 때 정부나 국유기업이 대주주로 구단운영을 리드하는 방식이 합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프로축구 구단에 축구인재를 수송하는 체육운동학교가 정부의 소속이기에 구단 구조상 정부의 주도가 더욱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련의 난제들이 우리 앞에 쌓여있지만 ‘축구의 고향’의 새로운 스토리가 이제 다시 시작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리영수 리병천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