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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색관광과 ‘방공굴김치’ 그리고 하서촌의 변화
조글로미디어(ZOGLO) 2022년12월16일 07시17분    조회: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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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굴에 있는 배추김치를 살펴보고 있는 원미화사장.(사진 틱톡캡처)

조선족노래가 은은히 흘러나오는 가운데 전통복장을 입은 녀성이 전등불이 환히 밝혀주는 동굴속을 사뿐사뿐 걸어들간다. 량쪽으로 줄 지어선 김치독이 유난히 눈에 뜨이고 군침을 스르르 돌게 하는 배추김치와 여러가지 장아찌들이 그녀의 손에서 김치그릇에 하나둘 담겨진다…. ‘연변대흥구생태원(延边大兴沟生态园)’이란 닉네임이 틱톡에 올린 작품의 한 장면이다.

“위챗을 통해 홍보하다가 지난해 7월 3일부터 틱톡을 시작했어요. 덕분에 코로나19사태로 위축을 받은 생태원영업이 위챗과 틱톡의 이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추운 날씨 때문에 얼굴이 붉게 상기된 대흥구생태원 원미화(50세) 사장이 웃으면서 하는 말이다.

1998년에 남편과 함께 대련에 가서 고모가 경영하는 식당에서 각종 료리기술을 배우고 2011년부터 룡정에서 식당을 경영하던 원미화가 2017년에 고향인 왕청현 대흥구진 하서촌에 돌아오게 된 것은 80고령의 어머니의 병시중 때문이였다. 4남매중 막내였지만 큰 언니는 외국에 있고 큰 오빠는 촌서기로 사업하고 작은 오빠는 어린 자식들 뒤바라지를 하느라 몸을 뺄 수 없었단다.

“1년 동안 많이 힘들었어요. 일어나지 못해서 대소변을 받아내야 했지요. 반년 후에 기적같이 일어났지만 운신이 많이 불편해졌지요. 어머니가 제대로 걷지 못하니 제가 물도 떠드리고 약도 가져다주고 받치개도 바꾸어주다나니 두 사람의 일을 해야 했지만 어쨌든 우리를 낳아준 어머니를 곁에서 모시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지요…. 뭐니뭐니 해도 제가 고향마을에 돌아와 어머니도 모시고 영업도 할 수 있게 된 데는 당과 정부의 혜택이 많지요.”

원미화사장.

하서촌은 비록 진소재지와 가야하를 하나 사이두고 있었지만 강에 다리가 없다보니 배를 리용하여 강을 건너다녀야 했다. “그때 벽돌집을 한채 지으려면 강 저쪽보다 돈이 몇곱절이나 더 들어야 했습니다. 강 저쪽에서 차에서 부리워 배에 싣고 이쪽에 와서 다시 부리워 차에 실어야 하니 운비가 곱절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공부하기 힘들었습니다. 물이 불거나 강풍이 불면 사나흘씩 등교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서촌 촌민위원회 주임 원훈(58세, 원미화의 큰 오빠)은 그때를 회억하면서 그런 사정 때문에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소개한다.

당과 정부는 정체적 빈곤퇴치 개발정책으로 2017년에 하서촌과 진소재지를 이어주는 247메터 길이의 다리를 건설해주었다. 하서촌 태생인 량성룡렬사의 이름으로 ‘성룡대교’라 명명한 이 다리는 하서촌 사람들에게는 실로 행복의 다리가 아닐 수 없다.

“저 다리가 없다면 하서촌의 오늘이 없었을 것입니다.” 원훈은 하서촌의 향촌(홍색)관광 발전을 다그치기 위하여 각급 부문들에서는 252만원의 자금을 투입하여 하서촌에 당나귀사양기지를 건설하고 2,253만원을 투입하여 각종 기초시설을 개선하였다고 하면서 당과 정부의 배려와 지지하에 하서촌의 촌민들은 고향에서 각종 자원을 리용하여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하서촌을 찾는 관광객들은 홍색관광을 통해 력사를 배우고 아름다운 농촌마을의 거대한 변화를 통하여 당과 정부의 옳바른 정책을 료해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마침 하서촌에는 그러한 전통교육 관광자원이 풍부하다고 소개한다.

하서촌 길옆에 표신된 량성룡로와 거리.
량성룡 고향집을 소개하고 있는 원미화사장.

첫째는 량성룡렬사의 고향집이다. 1906년 3월 15일에 하서촌의 일제에 의해 살해된 한 독립운동가 가문에서 태여난 량성룡은 1930년에 맑스주의사상을 접수하고 중국공산당에 가입, 선후로 왕청항일유격대대 대대장, 중공동만특위 위원을 력임하였다. 그는 1935년 초봄에 일본침략자들의 봉쇄로 기아에 허덕이는 요영구항일유격근거지의 군민들에게 식량을 운송하던 중 계관령에서 희생되였다. 하서촌에서는 왕청현새일대관심사업위원회의 도움으로 량성룡고향집을 복원하고 량성룡사적전시관을 건설하여 관광객들을 위한 애국주의 교육활동장소를 마련하였다.

둘째는 1974년부터 1976년까지 3년간 군민이 손잡고 건설한 방공동(防空洞)이다. 현재 하서촌의 방공동굴은 왕청현의 국방교육기지로 되여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홍색관광코스로 되였다.

하서촌  국방교육기지 및 제1호 방공동.

그외에도 재배, 관광, 오락, 음식, 주숙, 건신, 양생을 일체화한 레저관광별장, 장미꽃생태체험관, 당나귀고기와 전통음식을 주메뉴로 한 대흥구생태원, 마천령등산보도, 조선족민속(배추김치)체험관, 가야하빙설관광원 등을 건설하였거나 건설하는 중인데 연길에서 한시간 거리, 왕청에서 20분 거리에 자리잡은 하서촌의 관광전망은 밝기만 하다.

“어머니병을 돌보러 왔다가 이렇게 좋은 고향의 자원을 랑비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지요. 촌의 당나귀사양기지에서 제공하는 신선한 당나귀고기와 찡하고 시원한 방공굴김치와 산나물을 주메뉴로 대흥구생태원을 개원한 것은 2018년도였습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모두들 힘들었지만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하서촌을 다녀갔습니다.”

하서촌의 홍색관광은 교통문제로 비록 좀 늦게 개발되였지만 왕청현의 풍부한 홍색관광자원에 힘입어 홍일촌혁명교육기지, 소왕청혁명근거지유적지 등 홍색관광지와 통일적인 홍색관광코스를 이루었으며 외지에서 오는 관광팀은 홍일촌 – 소왕청 - 하서촌 이런 순서로 관광을 안배하여 대흥구생태원이 접대하는 관광객이 갈수록 많아졌다는 것이다.

“연길에서 목단강으로 가는 교통요지에 자리잡은 하서촌의 우세는 마천령과 가야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고 국방교육과 혁명전통교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외 저희들이 방공굴을 리용하여 만들어내는 보기 좋고 맛갈 좋은 조선족전통음식이라고 할 수 있지요.” 생태원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는 량성룡고향집과 량성룡사적전시관을 돌아보고 하서촌 제1호 방공동에 이르자 원미화 사장이 깔깔 웃으면서 말한다.

머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입구를 지나니 2메터 높이의 커다란 동굴이 나타난다. “우리 고향에서는 옛날부터 산굴을 파고 김치를 저장하였답니다. 저는 지금 촌민들과 함께 이 방공굴을 리용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뻗은 굴에 들어서니 방공굴을 따라 량켠에 가지런히 놓여진 200여개의 김치독이 보인다. 틱톡에서 보아온 익숙한 장면이였다.

동굴 안은 추운 바깥 날씨와는 달리 포근했다. 이 동굴이 여름철에는 국방교육기지로 사람들의 발목을 사로잡고 겨울철에는 촌민들과 생태원의 김치를 저장하는 김치움으로 되는 것이다.

방공굴안의 김치독들.

“여기에 배추김치와 고추장아찌, 마늘장아찌, 오이, 깨잎절임과 같은 밑반찬 40여가지를 보관하는데 종류가 많아서 가을철부터는 눈코 뜰 사이 없지요. 촌민들과 함께 배추를 캐다가 다듬어 김치를 담그고 파란 고추를 뜯어 깨끗이 씻어 장아찌를 담그죠. 빨간 고추는 잘 말리워 김치 담글 때 쓸 고추가루를 만들지요….”

김치독 뚜껑을 열고 배추김치와 여러가지 장아찌와 밑반찬을 꺼내는 데 어찌나 잘 숙성했는지 쨍하고 얼큰한 내음이 급기야 코앞에 날아오고 저도 모르게 입안에 군침이 스르르 돈다.

겨울에 바깥날씨가 령하 20도를 넘어도 이 동굴안은 상온 3도를 유지한다고 한다. 동굴입구 천정에 두툼하게 붙어있는 하얀 성에를 보면 그럴법도 하다. 일년사시절 불변하는 방공굴안의 상온하에서 발효하여 숙성하는 김치는 톡톡 쏘는 그 맛으로 유명하단다. 불편한 교통 때문에 하서촌의 김치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일단 하서촌의 방공굴김치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그 독특한 맛을 영원히 잊지 못한다고 한다.

“표준어로 방공동이라고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옛날부터 방공굴이라고 불렀지요. 그래서 방공동김치라고 하지 않고 방공굴김치라고 부른답니다. 호호호. 거기에 오염되지 않은 시내물로 관개하고 재배한 입쌀과 남새는 그 맛이 확연히 틀립니다. 여름이면 록음이 우거진 저 마천령에 수백가지 산나물과 버섯과 약재가 나는데 이런 것들도 다른 곳에 없는 진귀한 음식자원이지요.”

하서촌 대흥구생태원.

동그란 얼굴에 아직도 천진란만한 애티가 남실남실 웃고 있는 원미화 사장은 교통이 불편한 하서촌에서 태여나 시집을 간 후에도 부모를 만나러 일년에 가야하 배를 두세번씩 타야 했던 지난날을 가끔 회억한다.

“배가 없으면 무슨 일이나 하기 힘들었던 하서촌이 오늘처럼 살기 좋은 곳으로 된 것은 모두 당과 정부의 은혜이지요. 우리가 이곳에서 자기의 두손으로 열심히 일하여 행복하게 사는 것이 바로 이런 은혜에 보답하는 실제적인 행동이 아닐가요?” 의미심장한 말이다.

마을과 함께 여전히 살아 숨쉬는 자랑스러운 혁명력사를 학습하고 선렬들의 애국정신을 이어가며 전 세대의 국방의지를 되새기는 동시에 이러한 홍색관광우세와 풍부한 자연자원을 리용하여 자기의 두발로 치부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원미화를 비롯한 하서촌 촌민들의 모습이 한결 돋보는 리유다.

/길림신문 김태국, 김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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