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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를 말하다](23) 오늘 립춘(立春), 봄아씨가 걸어온다
조글로미디어(ZOGLO) 2023년2월4일 08시38분    조회:8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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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덕

립춘은 24절기중 첫번째 절기이다. ‘립(立)’은 시작이라는 뜻이고 ‘춘(春)’은 봄이라는 뜻인바 그래서 립춘은 봄이 시작되였음을 말한다. 립춘은 보통 양력으로 2월 4일경에 든다. 대지에 봄이 찾아온다. 봄아씨가 사뿐사뿐 걸어온다.

기록에 따르면 춘추전국시기에 립춘이 되면 천자가 신하들을 거느리고 동쪽 근교로 나가서 봄맞이를 하고 봄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의식을 하면서 풍년을 빌었다고 한다. 립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아름다운 봄날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념원을 표현한 것이다.

‘봄’이라는 말만 들어도 우리들의 머리속에는 화창한 날씨와 아름다운 꽃들이 떠오르고 뾰족뾰족 돋아나는 새싹과 농민들이 파종하는 싱그러운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현상이나 모습들이 봄의 정경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에서는 립춘 절기에 이런 현상이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중국은 국토가 광활하기에 각 지방의 양상이 다양하다. 남방에는 이미 영춘화가 만개했지만 우리 동북에는 아직도 눈이 쌓여있고 땅이 땅땅 얼어있다. 하기에 절기는 립춘이지만 현실은 아직도 겨울이라 해빙기와 해동기는 아직 이르다. 우리 이곳에는 진정한 립춘이 한달 뒤에야 찾아온다.

립춘은 봄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음력으로는 대체로 정월에 해당되여 새해를 상징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대문이나 현관에 ‘립춘대길(立春大吉)’이나 ‘건양다경(建阳多庆)’이라는 상서로운 글귀를 붙여놓았다. 심지어 기둥, 대들보, 천정에까지 붙여놓았고 농가에서는 곡식창고에도 붙였었다. 지금은 이런 풍습을 웬간해서는 볼 수가 없다.

립춘이 되여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오면 대지의 기온이 올라가고 꽁꽁 얼었던 강물도 풀리기 시작한다. 동면하던 동물들도 대지의 온기를 느끼고 꿈틀꿈틀 몸을 움직이며 겨울잠에서 깨여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절기엔 물속의 물고기들도 봄날의 따뜻함을 느끼고 강바닥으로부터 얼음 바로 밑으로 헤염쳐 올라온다.

춘병(春饼) 먹기는 립춘 풍속 가운데의 하나이다. 립춘이 되면 사람들은 춘병을 먹는다. 절인 고기를 익히고 시금치, 부추, 콩나물, 당면, 계란 등을 넣어 밀가루로 얇게 부쳐 먹는다. 우리 나라의 일부 지방에서는 립춘에 ‘춘권’(春卷)을 먹기도 한다.

“일일지계는 아침에 있고 일년지계는 봄에 있다.”는 말이 있다. 활력이 넘치는 봄철을 맞아 한해의 행복을 위해 참답게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아주 좋은 일이리라. 이미 립춘을 맞았으니 백화가 다투어 피여날 아름다운 봄날도 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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