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총리 "阿인근 유럽 바다는 무덤으로 변해…버림받은 느낌" 토로
"EU차원 공동 노력·이민법 개정 필요" 촉구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이탈리아와 몰타 간 지중해 수역이 '난민들의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이달 3일(현지시간) 소말리아와 에리트레아인 500여 명을 태운 난민선이 이 해역에서 침몰해 350명 가까이 목숨을 잃은 데 이어 11일(현지시간)에도 다른 난민선이 전복해 최소 34명이 물속으로 수장됐다.
몰타와 이탈리아 당국은 11일 사고가 나자 현장에 구조대를 급파해 인명 살리기에 나섰지만 물에 빠진 이들이 많아 사망자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난파사건 외에도 이 수역을 통해 불법 이민을 감행하는 난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끊이질 않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11일만해도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부근 바다에서 여러 대의 배에 나눠탄 난민 500명이 해안 경비당국에 발견됐고, 같은 날 이집트 알렉산드리아항 인근에서는 난민선이 침몰해 최소 12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 당국은 사고 현장에서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국적의 난민 116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인근 해상에서 반복되는 사고에 지중해 섬나라 몰타 당국은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몰타 정부는 난민선에 몸을 실은 불법 이민자들이 더는 죽어나가지 않게 하려면 유럽연합(EU) 차원의 이민법 개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셉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아프리카와 가까운 유럽 영해가 무덤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몰타와 이탈리아가 (사고 후) 신속히 대처하면서 인명을 구조했지만 유럽 쪽에서는 공허한 얘기만 들리고 있다면서 "나머지 유럽 국가들에 의해 버림받은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바로 정치인들이 이민법을 개정하거나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 처지에서 물에 있는 사람들이 주요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정부도 3일 사고가 난 뒤로 지중해를 통해 자국 해안으로 건너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에 EU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하지만 몰타나 이탈리아의 요청처럼 EU가 지중해를 통해 유럽으로 오려는 불법 이민자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법 이민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과 곤궁에 처한 불법 이민자들의 손을 잡아줘야 한다는 인도주의적 목소리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EU 외곽 국경치안을 담당하는 기관인 'Frontex'의 예산은 2011년 1억1천800만 유로(한화 1천715억원 상당)에서 올해 8천500만 유로(1천235억원)로 오히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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