캅카스 출신 러' 청년 살해에 항의해 500여명 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남부 서(西)비률료보 지역에서 13일(현지시간) 민족 갈등에 따른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이 지역에 사는 러시아 청년이 남부 캅카스 지역 출신으로 추정되는 청년의 칼에 찔려 살해된 사건에 항의하는 러시아 주민들이 캅카스 출신들이 운영하는 현지 상가 건물에 난입해 유리창을 부수고 물건을 약탈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러시아 민족주의자들과 프로 축구 클럽 회원 등이 이끄는 약 500명의 시위대가 서비률료보 지역에 있는 상가 건물 '비류자' 인근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지난 10일 새벽 25세의 비률료보 지역 거주 러시아 청년 예고르 쉐르바코프가 여자친구와 함께 귀가하던 도중 시비를 거는 캅카스 지역 출신 이주 청년과 승강이 끝에 그가 휘두른 칼에 가슴을 찔려 숨진 사건과 관련 경찰의 조속한 범인 검거와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경찰이 범인 검거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캅카스 지역 출신 주민들이 운영하는 상가 '비류자'를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유리창과 출입문을 부수고 상가 건물 안으로 난입해 안에 있던 캅카스 지역 출신 주민들을 폭행하고 물건을 약탈하는 등의 소란을 피웠다. 시위대는 캅카스 지역 이주민들은 모스크바를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모스크바 시당국은 즉각 경찰과 대(對) 테러 부대 '오몬' 요원들을 현장에 파견해 시위대 해산에 나서는 한편 주동자들을 체포해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진압부대원들 간에 충돌이 벌어져 오몬 요원 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살인자 검거 및 처벌 약속과 해산 종용에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쓰레기 컨테이너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