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정치ㆍ경제 권력에 '여인천하' 시대가 도래하면서 '여왕의 남자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 재닛 옐런과 최근 3선 연임에 성공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검색하기">국제통화기금(IMF)의 첫 여성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그리고 2016년 미국 대선의 강력한 후보로 지목되는 힐러리 클린턴 등 글로벌 여풍(女風) 주역들의 파트너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이른바 '퀸 메이커'로 불리며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메르켈 '은둔형'=유럽 1위 경제대국의 사령탑으로 유럽 재정위기 해법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남편 요아힘 자우어 박사(55)는 '오페라의 유령'으로 통한다. 그 만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의미다.
자우어 박사는 평소 "나는 메르켈의 정치활동과 무관한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메르켈의 해외 순방은 물론 선거운동에도 따라다니는 법이 없다.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곳은 바그너 음악축제. 이 축제에서 만큼은 두 사람이 화려하게 차려 입고 다정하게 입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우어가 메르켈 외조에 무관심한 반면, 메르켈은 해외출장을 앞두고도 남편 아침식사를 꼭 챙기는 살뜰한 주부로 알려졌다.
베를린 검색하기">훔볼트 대학 물리 및 이론 화학 교수로 재직 중인 자우어 박사는 메르켈의 두번째 남편이다. 메르켈은 1977년 물리학자인 울리히 메르켈과 결혼했으나 1982년 이혼했다. 메르켈은 1998년 자우어와 재혼한 후에도 전 남편의 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메르켈에게 자식은 없다.
▶라가르드 '자유형'=세계 경제를 호령하는 IMF의 라가르드 총재에게는 '그림자 외조'를 펼치는 재력가 동거남이 있다. 마르세이유 기업가인 크자비에 지오캉티다.
지오캉티는 라가르드가 IMF 총재에 선출되자 "그녀는 분명 인류의 미래"라고 극찬하면서 일말의 질투심이나 불안감 없이 기쁜 마음으로 라가르드를 워싱턴으로 보냈다. 프랑스 언론 갈라프랑스는 "지오캉티가 라가르드에게 최상의 그림자 외조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라가르드는 평소 지오캉티를 언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IMF 총재에 선출된 이후 한 인터뷰에서 "그가 한 달에 한 번 만나러 올 것을 약속했다"며 "나는 매우 바쁘다. 다른 사람을 걱정하면서 저녁식사는 어떻게 할지, 쓰레기는 누가 버릴지 씨름할 필요가 없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첫 만남은 30년 전 검색하기">낭테르 대학 법학 수업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연인 관계로 발전한 것은 2006년부터다. 이들은 2007년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라가르드가 프랑스 재무장관에 임명되고 곧바로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결혼식을 미루게 됐다. 라가르드는 두 번 이혼하고 첫번째 결혼에서 두 아들을 뒀다.
▶옐런 '동지형'=내년 1월부터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전세계 돈 줄을 좌지우지하게 된 옐런은 강력한 우군을 갖고 있다. 바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남편 조지 애커로프 검색하기">캘리포니아대 교수다.
애커로프는 노벨상 수상 당시 소감문에 "우리는 성격 뿐 아니라 거시경제에 대한 생각도 완벽하게 일치한다"며 아내와의 특별한 교감을 과시했다. 이들은 실업 원인 등 수많은 논문과 저서를 공동으로 집필해왔다.
애커로프는 소문난 공처가다. 옐런이 요직을 맡을 때마다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 다시 캘리포니아로 거처를 옮기면서 아내 곁을 지켰다. 애커로프가 런던정경대학(LSE)에 교수로 영입됐을 때도 '부부 패키지 교수'를 제안해 옐런에 교수 자리를 마련했다.
Fed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됐다. 1977년 Fed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던 옐런은 구내식당에서 애커로프와 만나 1년 만에 결혼했다. 슬하에는 영국 워릭대학에서 경제학 교수로 재직중인 아들 로버트 애커로프가 있다.
▶힐러리 '지지형'=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 힐러리의 전폭적인 후원자다. 힐러리가 2007년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민주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를 때도 선거자금 모금행사는 물론 각종 콘퍼런스 콜과 인터넷 기금 모금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클린턴은 오바마 정부에서 힐러리가 국무장관직을 맡는 것과 관련해 "우리 부부는 오바마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힐러리가 국무장관이 된다면 정말 잘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천거했다.
2016년 힐러리 대선을 위해서는 자신이 설립한 '클린턴재단'을 선거 캠페인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에는 클린턴이 차기 대통령감으로 아내보다 외동딸인 첼시가 낫다는 견해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천예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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