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이란에서 마약 밀수죄로 교수형에 처해진 죄수가 하루 뒤 다시 살아나자 이란 사법부가 다시 사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알리레자라는 37세의 남성은 10월 초 마약 밀수죄로 북부 호라산 주의 한 감옥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교도관이 그의 목에 올가미를 걸고 12분 후 의사는 죽음을 확인한 뒤 ‘시신’을 시체안치소로 보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하기 위해 시체안치소에 들렀던 직원이 알리레자를 감싼 비닐에 수증기가 차 있는 것을 발견하고 풀어보니 그는 살아 있었다. 알리레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아 현재까지 건강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 사형 집행 후 죄수가 살아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란 사법부는 그가 ‘교수형’이 아닌 ‘사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에 다시 형을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란 법에 따르면 사형에 처해지는 죄수는 의식과 몸 상태가 건강해야 하며 임신부나 혼수상태인 죄수의 사형 집행은 연기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사형이 재집행된다면 그 시기는 그가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권단체들은 “이란은 세계에서 사형 집행이 빈번한 5대 국가에 들 정도로 사형을 남발하고 있다”며 사형 재집행에 반대하고 있다. 국제사면위원회에 따르면 이란은 2012년에 적어도 314명의 사형을 집행했다. 올해 8월 인권 개선을 약속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125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이란 법에는 간통죄 등으로 ‘투석 사형’을 선고받은 죄인이 형 집행 후에도 살아남으면 용서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사형 재집행을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