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0대 여성 출산 실태
“제가 열네 살 때 아버지는 파티가 열릴 예정이니 가장 좋은 옷을 입으라고 하셨어요. 그날이 저의 결혼일이었어요. 42세 연상 남편과 결혼했죠. 당연히 학업은 중단됐죠. 열 달 후 아이를 낳은 뒤 도망쳤어요. 학교에 다시 다니게 해주는 조건으로 돌아왔어요.”
아프리카 중북부 차드공화국의 세 아이 엄마 클라리스(17)의 기구한 사연이다. 본인 뜻과 상관 없는 조혼(早婚), 출산, 학업중단…. 유엔인구기금(UNFPA)은 30일 '엄마가 된 아이들' 보고서에서 10대 소녀들의 출산 실상을 고발했다. 매년 730만 명의 10대 소녀들이 아이를 낳는다. 하루에 2만 명 꼴이다. 애를 낳다 연간 7만 명이 임신·출산 합병증으로 숨진다. 하루 192명꼴이다. 임신·출산 합병증은 10대 후반 사망의 주요한 원인이다. 10대 출산 730만 명 중 15세 미만 엄마가 200만 명에 달한다. 유엔인구기금은 15세 미만 출산이 매년 증가하고 있어 2030년에는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초경 이후 2년 내에 임신하거나 자궁이 자라는 사이에 임신하면 합병증 발병 위험이 크다.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한 10대 소녀들은 낙태에 기대기 십상이다. 그런데 감염관리 등이 소홀한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연간 320만 건의 낙태가 이뤄진다. UNFPA는 “청소년 임신은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뿐만 아니라 교육받을 기회를 없애고 자율적으로 판단할 권리를 박탈한다”고 우려했다.
10대 출산의 95%가 개도국에서 발생한다. 또 개도국 젊은 여성의 19%가 10대 임신을 경험한다. 20~24세 여성 중 18세 미만에 출산한 경험이 있는 비율이 20%를 넘는 데가 40개국에 달한다. 주로 아프리카·중남미·아시아 국가들이다. 아프리카 니제르가 51%로 가장 높고 차드(48%), 말리(46%)가 뒤를 이었다. 조혼(18세 이전 결혼)이 10대 출산의 주요 원인이 된다. 매일 3만9000명의 소녀가 조혼을 한다. 니제르의 조혼율이 7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0대 출산율(2008년)은 스위스가 가장 낮고 일본·이탈리아·슬로베이나·네덜란드에 이어 한국은 여섯째로 낮다.
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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