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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태국의 반정부 시위대들이 오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86번째 생일에 앞서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AFP=News1 |
5일 태국 국왕 생일 맞아 반정시위 '휴전'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태국 국왕의 생일을 맞아 '임시 휴전'에 돌입한 반정부 시위대가 4일(현지시간) 생일 기념행사가 열릴 방콕 중심지 청소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전날까지 서로 대치했던 공무원, 경찰들과 함께 민주주의 기념비 인근을 청소했다.
주요 정부 청사들이 인접해 있는 민주주의 기념비 일대는 지난달 시위가 시작되면서부터 1개월 이상 수만명의 시위자들이 운집해 있던 장소이자 국왕의 생일행사가 열리는 주요 장소 중 한 곳이다.
지난 주말 무력 충돌을 통해 최소 4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부상당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시위대와 경찰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 방콕 중심지를 청소했다.
이들은 그간 사용했던 돌과 최루탄, 고무총탄, 물대포 대신에 빗자루를 손에 들고 이 일대의 쓰레기를 치웠다.
극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오는 5일로 다가온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의 생일이다.
푸미폰 국왕을 신적인 존재로 여기는 태국 국민들은 국왕의 생일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매우 불경한 행동으로 여긴다.
올해 86번째 생일을 맞이한 푸미폰 국왕은 고령으로 인해 다양한 질병을 앓고 있으며 지난 8월부터는 수년간 머무르며 치료받던 방콕 병원을 떠나 왕비와 함께 후아힌에 머무르고 있다.
시위대와 경찰은 이에 지난 3일 휴전에 합의했다. 시위대는 경찰에게 꽃을 건넸고 경찰은 무력 진압을 중단하고 정부 청사에 설치했던 바리케이드를 풀었다.
국왕의 생일을 맞아 중단됐던 시위는 기념행사 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 일원으로 이날 민주주의 기념비 일대 청소에 참여한 팔리타 누초에이씨(37)는 "국왕의 생일이 다가왔기 때문에 청소를 돕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승리하기 못했기 때문에 시위는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는 잉락 친나왓 총리가 친오빠인 탁신 전 총리의 사면을 위한 법안을 마련한 일이 도화선이 돼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시위대는 총리의 퇴진과 국민의회의 설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친나왓 총리는 "평화적인 해법 마련을 위해 모든 문을 열어놓겠다"면서도 총리직 사퇴와 국민의회 설립은 수용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다.
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수텝 타욱수반 전 부총리는 "국왕의 생일이 지나고 나면 우리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 다시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며 "태국은 탁신 정권을 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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