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넘버2로 알려진 장성택의 축출이 TV를 통해 공개적으로 확인되면서 중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임스는 10일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멘토인 장성택이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보안원 두 명에게 끌려가는 장면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 중국에게 불안감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핵실험 등으로 골치를 썩히고 있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나이어린 김정은보다 ‘신뢰할 수 있는’ 장성택 때문이라는 것이다.
베이징대 주펑 국제학과 교수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장성택은 북한의 경제 개혁과 혁신의 상징적 인물이다. 장성택의 돌연한 몰락은 대단히 불길한 신호”라고 말했다.
장성택의 공개 축출은 그가 권력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지난 60년 간 김씨 일가가 통치한 북한에서 내부의 권력 투쟁이 비밀스럽게 유지된 전통을 깼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중국 지도자들과 비슷한 연배인 장성택은 북한이 중국식 개방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 인물이다. 타임스는 “서른살의 김정은은 아직 중국에 가본 적이 없고 미스테리에 싸여 있다. 북한의 몇 안 되는 대화 창구의 숙청은 중국 지도부를 불안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성택은 지난해 8월 중국 방문에서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났다. 또한 14개의 새로운 특별경제구역도 지정됐다. 주펑 교수는 “이 경제구역들은 장성택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꼽았다.
중국 미디어들은 장성택의 수십 가지 죄목 중 자원을 값싸게 팔았다고 비난받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철광석 등 북한의 자원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희토류와 석탄 등 지하자원을 더 높은 값에 팔 것을 요구한 것이 널리 알려지면서 일부 중국 파트너들이 북한과의 비즈니스를 포기하기도 했다.
장성택의 실각으로 북한의 불안정성이 증대하는 것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최근 일본과 한국과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붕괴로 미국과 밀착한 남한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될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중국은 장성택의 실각으로 이 같은 기류가 촉발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틸러스연구소의 북한전문가 로저 카바조스는 “중국의 또다른 걱정거리는 김정은이 새로운 핵실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핵실험으로 미국에 공개적인 도전을 하지 말 것을 촉구했지만 북한이 지난 2월 3차 핵실험으로 중국에 대한 공개적인 반항을 했다는 것이다.
미군 정보분석관 출신인 카바조스는 “내가 만난 모든 중국인들은 김정은이 곧 핵실험을 할 것을 걱정하고 있다. 핵실험은 중국을 더욱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소형 핵탄두 개발에 다가설수록 미국이 동북아의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하이 푸단대 한국학센터의 카이젠 부소장은 “북한 군부에 더 힘이 실리고 강경파들은 더욱 강경 노선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바조스도 이에 동의하면서 “군부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입증하려 할 것이고 김정은 또한 군부에 대한 충성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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