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르부아(Au revoir·안녕), 발레리.”
여배우와의 염문설에 휩싸였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결국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헤어졌다.
올랑드 대통령은 25일 AF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리에르바일레르와 파트너로 함께 공유해온 삶을 이제 정리했음을 알린다”고 결별을 공식화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날 결별 선언은 10일 연예주간지 클로저가 올랑드 대통령이 여배우 쥘리 가예와 사귀고 있다고 폭로한 지 약 2주 만에 나왔다. 올랑드 대통령은 2007년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전 사회당 대표와 헤어진 뒤 트리에르바일레르와 7년간 함께 살아왔다.
트리에르바일레르도 이날 오후 그동안 머물러온 베르사유 인근 대통령 별장인 ‘라 랑테른’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또 트위터를 통해 엘리제궁 직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엘리제궁을 떠나는 순간에 그동안 내게 보여준 헌신과 감정적 위로는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작별인사를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염문설 보도 이후에도 트리에르바일레르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머뭇거려왔다. 그런 올랑드 대통령이 서둘러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트리에르바일레르가 프랑스 원조단체로부터 대통령 부인 자격으로 초청을 받아 27, 28일 이틀 동안 인도에서 열리는 자선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스스로 밝혔기 때문이다. 트리에르바일레르에게 매달 2만 유로(약 2950만 원)가 넘는 예산이 지원되는 데다 대통령 부인 자격으로 해외 방문 사실까지 공식 발표하자 프랑스 전역에서는 “대통령은 빨리 결단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두 사람은 23일 결국 점심식사를 함께하면서 결별에 대한 최종 담판을 지었다고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트리에르바일레르가 ‘대통령 부인’이 아닌 ‘일반인’으로 인도를 방문하며 귀국한 뒤 엘리제궁에 짐을 풀지 않는 데 합의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2012년 대선 전에 올랑드 대통령과 함께 살았던 파리 15구의 아파트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
올랑드 대통령은 25일 미국의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사생활보다는 프랑스의 경제개혁 이슈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생활 논란을 정리하고 침체에 빠진 경제 활성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날 대통령의 결별 선언에 프랑스 여야도 “이제 다른 주제를 논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언론의 관심은 빠르게 다음 퍼스트레이디로 이동하고 있다. 일간 르피가로는 “정계가 이번엔 ‘올랑드-가예’ 연재소설의 페이지를 빨리 넘겨보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올랑드 대통령이 최근 “미래에는 엘리제궁에 ‘퍼스트레이디’가 없었으면 한다”고 밝혀 올랑드의 새 연인인 여배우 가예가 당장 대통령 부인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동아일보 파리=전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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