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공구역 선포이후… 러시아 核폭격기 2대, 독도주변 상공 첫 침범
지난 28일… 韓-日전투기 대응출격
러시아의 전략 핵 폭격기가 지난달 28일 사전통보 없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해 독도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12월 8일 이어도와 마라도를 포함하는 새 KADIZ를 선포한 후 러시아 전투기가 KADIZ를 침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U-95는 순항 핵미사일 AS-15를 16기 탑재할 수 있다.
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TU-95 2대가 지난달 28일 오후 4시경 일본 영공을 거쳐 독도 주변 상공까지 들어왔다.
TU-95가 일본 서북쪽 영공을 침입하자 일본은 항공 자위대 소속 F-15 전투기 2대를 대응 출격시켰다. 이후 TU-95는 독도 상공에 진입해 한 바퀴 선회비행했고 우리 공군도 F-15K 2대와 KF-16 2대를 긴급 출격시켰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영토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선제적 방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있어 ‘준(準)영공’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0월에도 예고 없이 KADIZ를 침범했던 러시아는 지난해 18차례, 최근 5년간 64차례 KADIZ를 무단으로 침범했다. 러시아의 상습적인 방공식별구역 침범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 군의 관리능력도 도마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11월 중국의 일방적인 방공식별구역 선포 이후 한국과 일본이 영토분쟁에 대비한 군사력 증강에 나서면서 러시아도 군사력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러시아는 핵잠수함과 미사일 순양함 등 함정 40척을 새로 도입해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현재 러시아는 2020년까지 6400억 달러(약 693조원)을 들여 무기를 현대화하기로 하고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인 1130억 달러를 해군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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