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시리아 내 기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한 것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23일(현지시각)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공습 개시 발표 직후 푸틴 대통령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 회담에서 “IS 격멸 노력을 국제사회가 공유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승낙 없이 시리아 내 IS 근거지에 대해 공습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러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주재한 국가안보회의에서도 IS에 대한 공습이 국제법의 틀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 격퇴 범위를 이라크에서 시리아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외무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가 없이 이뤄진 미국의 이같은 행보는 도발 행위이자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개입하는 것을 비난하는 미국이 시리아의 승인 없이 시리아 영토에 대한 공습을 강행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에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우크라이나 평화협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은 22일 오후 8시 30분 일부 아랍권 동맹국들과 함께 시리아 북부 IS 거점지역인 라카(Raqqa)에 공습을 시작했다. 시리아 정부의 사전 승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정부는 당초 IS 퇴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협력하겠다는 뜻은 강조했지만, 자국 정부의 승인 없이 미국이 군사 행동에 나서는 것은 공격 행위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시리아 외무부는 미국의 공습 개시 발표 이후 “미국이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를 통해 시리아 내 IS 공습 개시 계획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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