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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 세계 인구 절반은 아프리카인?
조글로미디어(ZOGLO) 2014년9월24일 15시20분    조회: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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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베이즈 통계학 동원한 예측…현재 10억의 4배 이상 예상

2050년에 세계 인구 정체될 거란 기존 분석 뒤집는 연구


2100년이라 하면 먼 훗날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수명 연장 추세를 보면, 지금의 초등생들 상당수는 살아서 2100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그 2100년에 세계 인구 지형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그때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인구 전망 결과가 나왔다. 유엔과 워싱턴대 연구진이 최근 공동으로 내놓은 인구 전망 보고서 내용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번 세기 말이 되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아프리카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2050년대를 전후해 세계 인구 증가세가 멈출 것이라는 이전의 전망과 달리, 21세기 말까지 인구 증가가 멈추지 않고 최고 123억명까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저개발국들의 빈곤, 질병 등의 상황 악화를 우려하는 유엔에 묵직한 경고 사이렌이 울린 셈이다. 아프리카 인구 급증에 따른 국제 이주 문제, 다문화 사회 대책 등도 유엔 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의 인구 전망 보고서는 향후 세계 인구 지형이 극적인 변화를 겪는 근거로, 아프리카에서 높은 출산율이 계속되고 에이즈 퇴치 노력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종전의 연구들은 그동안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에서 보여준 출산율 패턴이 아프리카에서도 재현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진은 그러나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인구 1억6천만명으로 아프리카 최대 인구국인 나이지리아는 지난 15년간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평균 6명의 아이를 낳는다. 이런 흐름은 나이지리아의 인구가 2100년 5억3200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90%의 신뢰도를 부여한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워싱턴대 통계사회학 교수 애드리안 래프터리(Adrian Raftery)는 아프리카 전체 인구가 현재 10억에서 2100년 최소 35억명에서 최대 51억명으로 급증할 확률을 80%로 예상했다. 앞으로 늘어나는 인구는 대부분 아프리카인이 될 것이란 추정이다.

반면 현재 약 44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인구는 소폭 증가세를 이어가다 2050년 50억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은 이미 인구 감소 단계에 들어섰고, 한국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인 1.2명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가정 1자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출산율도 인구유지 수준(2.1명)을 훨씬 밑도는 1.5명 안팎이다. 제2의 인구 대국인 인도 역시 1990년대까지 3~4명이던 출산율이 현재 2.5명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논문 속의 그래프를 보면, 이르면 2070년대 후반께부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인구 수가 역전될 가능성도 있다. 북아메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지역, 유럽의 인구는 각각 10억명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의 또 하나 핵심은 세계 인구 증가가 21세기말까지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구진은 현재 72억에 이르는 세계 인구가 2050년 90억~123억명 사이에 있을 확률을 80%라고 전망했다. 래프터리 교수는 “학계에선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가 90억명까지 늘어난 뒤 정체하거나 감소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우리는 이번 세기에 인구가 안정 증가가 멈추지 않을 확률을 70%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래프터리 교수는 유엔 추정치는 역사적으로 정확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인구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에 따르면 1950년대에 작성된 인구전망보고서는 2000년 세계 인구가 62억에 이르고, 지금 시점에서는 70억 가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 이 두 전망치는 실제와 근접한 수치이다. 세계 인구가 60억을 돌파한 때는 1999년, 70억을 넘어선 때는 2011년이었다.


시나리오 아닌 통계적 기법 활용한 첫 전망치

인구 전망치만 놓고 보면 이번에 나온 전망치도 2013년의 유엔 전망치와 비슷하다. 하지만 논문 제1저자인 유엔의 인구학자 패트릭 겔랑(Patrick Gerland)은 “이전 전망은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었다. 그래서 불확실성의 여지를 두지 않았다. 이번 작업은 좀더 통계학적인 추정 기법을 활용했다. 그래서 전망을 수치화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신뢰도 구간을 만들어줌으로써 미래 계획을 수립하는 데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 인구 전망은 주로 두 가지 사항을 토대로 이뤄진다. 첫째는 미래 기대수명과 출산율이다. 이전의 기법들은 주로 이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존했다. 새로운 예측은 대신 통계적 방법을 이용해 사망률, 출산율, 국제이주와 같은 것들에 대한 정부 데이터와 전문가 예측을 결합한다. ‘베이즈 통계학’(Bayesian statistics)으로 불리는 이 기법은 이번에 처음 적용됐다. 또 이전 연구들은 여성들이 전문가 예측보다 0.5명의 아이를 더 낳거나 덜 낳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불확실성을 대신했다. 하지만 이 방법을 사용하면 예측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래프터리 교수는 “특정 연도와 나라에서 출산율이 0.5명 더 높을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고 말한다. 새로운 방법은 통계적 방법을 이용해 80%의 확률 구간을 찾아냄으로써 예측 범위를 좁혔다고 한다. 이번 연구에는 지난 7년간의 연구 결과들과 지난 7월 발표된 최신 유엔 인구 통계를 활용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는 중요한 몇가지 사항들이 빠져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우선 농업과 물 공급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의 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다. 뉴욕에 기반을 둔 싱크탱크인 인구위원회(Population Council)의 존 본가츠 부대표는 인구 증가가 식량 부족, 전쟁, 질병 같은 재앙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세기에 인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해온 비엔나인구연구소의 볼프강 루츠 소장은 “우리가 예측하는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는 현재 유엔의 전망보다 조금 낮다”며 자신의 최신 분석으로는 세계 인구 상황은 그렇게까지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세계 인구는 2070년쯤 94억으로 정점을 찍고 이번 세기말까지 90억 수준으로 조금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과 루츠, 두 전망의 차이점은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 루츠 소장은 각국의 미래 출생 및 사망률과 관련한 방법론과 추정이 다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유엔 인구전망 보고서가 인구 억제를 위해 제시하는 대응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여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피임약을 더 널리 보급하는 것이다. 과연 이것으로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9월18일치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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